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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시스템 ESS 글로벌 톱티어 전략]전동규 대표의 '베트남 승부수'①2.5조 캐파 구축, 중국 대비 가격경쟁력↑…글로벌 제조사 러브콜

조영갑 기자공개 2024-05-07 08:55:24

[편집자주]

알루미늄 금형 회사로 출발한 서진시스템이 전환기를 맞고 있다. EV 모빌리티, 대체에너지 순류를 타고 에너지저장장치(ESS) 글로벌 톱티어 제조사로 거듭나고 있다. 연내 매출 1조원 달성도 목전에 두고 있다. 더벨은 퀀텀점프를 준비하고 있는 서진시스템의 행보를 사업, 재무, 투자 관점에서 다각도로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02일 14: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동규 대표는 현장에서 몸을 부딪혀가며 사업을 익힌 인물인데, 천성적인 부지런함에 시장을 읽는 동물적인 감각이 더해져 지금의 서진시스템을 만들어 냈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의 평가다. 전 대표는 서진시스템의 창업주다. 1997년 서진테크(현 서진시스템)를 개업하고, 알루미늄 기반 금형, 다이캐스팅 제작업을 시작한 전 대표는 약 30년 만에 서진시스템을 국내 굴지의 알루미늄 소재 기반 첨단 소재부품 제조사로 키워냈다.

전 대표는 투자업계의 평가대로 시장을 읽는 동물적인 감각을 타고난 인물로 평가된다. 투자를 체계적으로 공부하지 않았지만, 테크니션으로서 시장과 오래 호흡하며 체득한 뚝심과 '인사이트'가 있다는 얘기다. 대표적인 사례가 베트남 캐파(capa) 투자다.

◇2010년 종잣돈 들고 베트남에 둥지 '토탈 밸류체인 구축'

전 대표의 사업 철학은 뿌리산업, 즉 제조업 부문에서 중국에 뺏긴 지위를 되찾자는 게 골자다. 핵심은 원가 경쟁이다. 중국이 규모의 경제로 원가를 낮춰 국내 제조업을 잠식할 때 전 대표는 베트남에 둥지를 틀었다. 2010년 경 금형 사업으로 번 사재 200억원을 쏟아부었다. 삼성을 비롯한 국내외 글로벌 대기업들이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선회한 시기와 일치한다. 서진시스템은 생산은 베트남, QC(품질관리)는 국내서 하는 방식으로 중국 제품 대비 원가를 대폭 낮췄다.

2011년 SEOJIN SYSTEM VINA(통신 중계기 함체)를 시작으로, 2014년 SEOJIN VINA(휴대폰 메탈케이스, 부품 어셈블 등), 2016년 SEOJIN AUTO(전기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 등), 2019년 등 SEOJIN VIETNAM(통신, 무선, 자동차부품, 기타 제품) 등 지속적으로 외형을 확장했다. 베트남 소재 법인들의 합산 자산은 1조5300억원 수준이다. 알루미늄 합금에서부터 주조-MCT(금형)가공-도금도장-판금-조립까지 일괄 제조가 가능하다.

2015년부터 변곡점마다 서진시스템에 투자금을 대며 캐파업을 도운 크레센도에쿼티파트너스(크레센도PE) 관계자는 "전 대표는 뿌리산업(제조업) 부흥에 대한 철학이 확고하다"고 전했다. 베트남에 토탈 밸류체인을 깔고, 국내에서 컨트롤 하면 가격 경쟁력 있는 'PRODUCT BY KOREA' 제품으로 글로벌 고객사를 끌어올 수 있다는 논리다.

실제 이 전략은 먹혔다. 서진시스템은 지난해 글로벌 불황의 늪에서도 매출액 7787억원, 영업이익 490억원(연결기준)을 기록하는 저력을 뽐냈다. 글로벌 고객사들의 러브콜이 이어진 덕분이다.

비교적 신사업으로 분류되는 ESS(에너지저장장치) 매출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35.2%까지 치솟았다. 이런 모멘텀을 기반으로 올해는 '매출 1조' 돌파를 기대하고 있다. 서진시스템은 지속적으로 베트남 설비 투자를 확대, 현재 82만6446㎡(25만평) 규모의 부지와 생산 수직계열화를 구축하고 있다. 약 2조~2조5000억원 수준(매출액 기준)의 캐파를 확보한 상황이다.


◇유럽·북미 구매주문 순항, 글로벌 신규 고객사 확보 기대감

서진시스템 성장의 축으로 부상한 ESS(에너지저장장치) 사업 캐파 투자 역시 전 대표의 구상이다. EV 시장의 폭발적 확대가 이어지고, 글로벌 친환경 대체에너지 붐이 일면서 서진시스템의 주무기(알루미늄 금형, 다이캐스팅)를 재빠르게 '시프트'했다는 평가다. 5년 전부터 주목하기 시작했다.

원래 서진시스템은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 등에 통신장비 함체를 공급하면서 사세를 확장한 회사다. 2017년 상장 당시 50%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면서 과점 사업자의 지위를 누렸다. 하지만 이후 5G 전방투자 지연으로 네트워크 사업의 비중이 차츰 줄어드는 대신 모바일(메탈케이스), 반도체(장비OEM) 등으로 비중을 빠르게 옮기면서 대처했다. 소형 모바일부터 중형 통신함체, 대형 ESS, 컨테이너 제작까지 발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생산 수직계열화 구축이 속도의 비결이다.

시장 상황도 우호적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SNE 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LIB ESS 시장규모는 지난해 대비 27% 성장한 235GWh 수준으로 추산된다. 한화로 약 53조원 시장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역시 올해 실적발표에서 "수년 간 ESS 사업이 EV보다 훨씬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ESS 시장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출처=산업통상자원부)

서진시스템이 ESS 관련 배터리 랙, BCP(Battery Control Panel) 등의 일괄 생산, 공급 체계를 갖추고 있고 EV 관련 팩하우징, 베터리 모듈, 인버터 및 컨버터 부품을 생산 공급하고 있기 때문에 ESS와 EV 양 시장에서 PO(구매주문)이 몰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잇딴 캐파 확장으로 생산능력도 60% 대로 여유가 있는 편이다.

지난해 서진시스템은 유럽, 북미 고객사(엔드유저 기준) 관련 PO를 대거 확보하면서 수주잔고를 쌓았다. ESS 및 특수컨테이너 제조사 에이스엔지니어링에 1차로 납품하는 형태다. 3월 1291억원(유럽향), 5월 486억원(미국향), 8월 550억원(미국향), 9월 1286억원(미국향), 12월 400억원(미국, 유럽향) 등이다. 엔드유저는 ESS 메이커 플루언스에너지(Fluence Energy)와 포윈에너지(Powin Energy) 등이다. 올 1분기 역시 1000억원 가량의 PO를 쌓았다.

올해 여기에 글로벌 톱티어 신규 고객사(G사)가 추가될 전망이다. G사가 ESS 관련 투자를 공식화하면서 아시아 SCM(공급망관리) 거점을 베트남으로 설정했는데, 이미 업력을 다지고 있는 서진시스템과 구체적인 협의를 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2분기부터 관련 신규 매출이 산입되기 시작해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진시스템 관계자는 "신규 고객사가 글로벌 ESS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제조 파트너를 물색하고 있는 만큼 베트남에 대형 제조 설비를 구축하고 있는 서진시스템에게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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