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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인더스트리의 변신]첫 '폐전지 재활용' 공장 착공…'테스트 베드' 구축①알디솔루션 지분 투자 1년 만에…코오롱글로텍 천안 부지에 설립

박완준 기자공개 2024-05-10 11:03:55

[편집자주]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이차전지 사업에 첫 발을 뗐다. 폐전지 재활용 스타트업 알디솔루션에 지분을 투자한 지 1년 1개월 만이다. 코오롱인더는 폐전지 재활용 기술의 시제품 검증과 양산을 위해 코오롱글로텍의 천안 부지를 거점으로 삼았다. 시제품 검증 이후 계획한 설비 투자까지 차근차근 밟을 계획이다. 더벨은 코오롱인더의 이차전지 사업 방향성에 대해 톺아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08일 14: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오롱인더스트리가 폐전지 리사이클링(재활용)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한계사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천명한 데 이어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이차전지 사업 발굴에 속도를 내기 위한 취지로 보인다. 앞으로 신사업 위주로 드라이브를 걸며 체질개선을 하는 데 경영 방점이 찍힐 것으로 전망된다.

코오롱인더는 이같은 전략에 따라 폐전지 리사이클링(재활용) 공장 착공에 돌입했다. 지난달 29일 자회사인 코오롱글로텍이 보유한 천안 부지에서 폐전지 재활용 설비를 구축하는 착공식을 진행했다. 해당 공장은 연내 준공을 목표한다.

코오롱인더는 폐전지 재활용 스타트업인 알디솔루션과 함께 시제품 기술 검증을 진행한다. 이후 본격적인 양산 단계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목표에 도달할 시 코오롱인더는 알디솔루션의 지분을 추가로 확보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단계적 투자 결정…2026년까지 2만톤 처리 목표

코오롱인더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보수적인 투자 전략을 내세웠다. 대규모 투자 대신 매년 단계적으로 투자액을 늘려 2026년까지 연간 이차전지 처리 능력을 최대 2만톤까지 확보할 계획이다. 전기차 시장의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현상)'이 길어지면서 업계의 수익성이 낮아진 탓이다.

조항집 코오롱인더 최고전략책임자(CSO) 전무는 "알디솔루션과 함께 폐전지 재활용 양산 기술 개발 및 사업 확대와 관련해 지속적으로 논의를 해왔다"며 "양사 간 전략적 협력관계를 더욱 공고히 해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신규 시장을 선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착공식은 코오롱인더가 알디솔루션에 지분 투자 이후 1년 만에 사업의 첫 단추를 끼웠다는 평가다. 앞서 코오롱인더는 지난해 4월 알디솔루션에 45억원을 투자해 2대주주로 올라선 바 있다. 코오롱인더의 생산고도화 노하우와 폐전지 재활용 공정을 접목해 양산 체제를 함께 구축하는 것을 목표했다.

알디솔루션은 지난 2020년 설립된 폐전지 재활용 스타트업이다. 폐전지에서 리튬·니켈·코발트 등 고순도의 유가금속을 선택적으로 회수하는 고효율, 친환경 건식 공정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알디솔루션의 폐배터리 재활용 방식.
알디솔루션은 1450도 이상의 초고온 건식 공정을 사용하는 다른 폐전지 재활용 기업과 달리 1100도 이하의 중저온 건식 분리 기술을 국내에서 유일하게 보유하고 있다. 중저온 건식 분리 기술로 온실가스를 기존 대비 40% 이상 감축한다.

특히 파쇄·분쇄 전처리 과정이 없어 안전할 뿐만 아니라 폐수·폐산·폐액 등의 환경 오염 물질이 없는 무폐액 공정 방식을 활용해 환경친화적이다. 폐전지에서 리튬, 니켈 등 유가금속을 90% 이상 선택적으로 회수할 수 있는 장점을 가졌다.

폐전지 재활용 의무화 속도가 전세계적으로 빨라지고 있는 부분도 투자에 큰 영향을 미쳤다. 최근 유럽은 2031년부터 신품 이차전지에 재활용 원료를 일정 비율 이상 사용해야 하는 법을 시행하기로 했다. 원재료 재활용 최소 비율을 코발트 16%, 리튬 6%, 납 85%, 니켈 6% 등으로 설정하는 내용이 골자다. 재활용 없이는 이차전지를 팔 수 없는 시장이 열리는 셈이다.

코오롱인더 관계자는 "이차전지 재활용 원재료 사용 비율을 의무화한 유럽 규제가 시행될 예정으로 폐전지 재활용 기술 확보가 시장의 중요한 척도가 될 것"이라며 "기존 사업 강화에 집중하며 투자로 미래를 위한 준비도 놓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건전한 재무에 '투자 여력' 충분…이차전지 투자 지속

코오롱인더는 전기차 캐즘에 대비해 신중한 투자 기조를 이어갈 계획이다. 제조 인력이나 기술, 설비 등을 점차 확대해 나가겠다는 복안이다. 다만 폐전지 재활용 사업에 진출해 내연기관차에서 친환경차로 자동차 시장의 패러다임은 변하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다.

코오롱인더의 투자 여력은 충분하다. 신사업 투자를 위해 2020년부터 부채부담을 줄여왔기 때문이다. 실제 코오롱인더는 2019년 148.9%에 달하던 부채비율을 지난해 104.9% 수준까지 낮췄다. 상환을 통해 차입부담을 낮추며 재무안정성을 강화한 것이다. 같은 기간 차입금의존도는 42.3%에서 37.2%로 개선됐다.

현금창출력이 크게 개선된 부분도 긍정적인 요소 중 하나다. 코오롱인더는 지난해 영업활동현금흐름에서 영업 설비등에 투자한 금액을 빼고 남은 금액인 잉여현금흐름(FCF)이 350억원을 기록해, 전년(-2857억원) 대비 크게 늘어났다.

선제적으로 체질개선에 나선 부분이 재무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의 저가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고부가가치 제품 위주로 사업을 재편하기 위해서다. 특히 코오롱인더는 지난해 10월 원사·원단 사업 전반을 다루던 코오롱머티리얼 주식을 유상감자해 182억원 규모의 자본을 회수한 바 있다.

코오롱인더 관계자는 "기존 사업 동력인 스페셜티 수지와 아라미드 등의 업황 회복이 진행됨에 따라 올해는 전년보다 개선된 실적이 예상된다"며 "양호한 재무건전성을 앞세워 이차전지 분야 투자를 꾸준히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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