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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 리뷰]'블루칩 찾아라' 출범 1년 반 성적표는[총론] 11곳 신규편입, 9곳 퇴출…코스피 이전상장 이탈 '난제'

서하나 기자공개 2024-07-04 08:50:20

[편집자주]

한국거래소가 야심차게 선보인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가 출범한지 2년째를 바라보고 있다. 소속부간 구별이 무의미해진지 오래된 상황에서 '글로벌 세그먼트'라는 최상위 그룹 만큼은 차별화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코스피 이전상장이 이뤄지는 상황 속에서도 '블루칩'의 존재감은 남다르다. 더벨이 '글로벌 세그먼트' 신규 편입된 상장사를 중심으로 경쟁력과 가능성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27일 16: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가 출범한지 1년 반이 지났다. 명실상부 코스닥 소속부상 최상위 그룹으로 편입된 기업은 시장 평가와 실적 측면에서 확고한 위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의 시총 합계는 약 78조원으로 코스닥 전체 시총의 약 23%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우여 곡절도 겪었다. 한국거래소(이하 거래소)는 코스닥 기업들이 지배구조 우수등급 취득에 어려움을 겪자 편출 조건을 낮춰주며 기준을 완화했다. 단기간 지배구조 개선이 쉽지않은 코스닥 시장에서 현실적인 선택이었지만, 제도 취지가 훼손될 수 있다는 지적에선 자유로울 수 없었다. 코스피 이전상장이 수시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도 난제로 꼽힌다.

◇코스닥 전체 시총 23% 차지, 초우량 지위 '진입·이탈' 빈번

거래소는 지난 14일 코스닥 시장에서 우수한 재무실적과 시장평가, 지배구조를 갖춘 11곳을 추가로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에 편입했다. 이번 신규편입 산업군은 반도체와 2차전지, 서비스·콘텐츠, 의료·바이오 내에서 다양하게 선발했다.

반도체와 2차전지 산업에서 더블유씨피, 두산테스나, 심텍, 에이치피에스피, 에코프로에이치엔 등이 이름을 올렸다. 서비스·콘텐츠 산업에선 컴투스, 스튜디오드래곤, 와이지엔엔터테인먼트가 꼽혔다. 의료·바이오 분야에서 제이시스메티칼과 포스코엠텍(철강), 숲(정보통신업) 등도 새롭게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에 편입된 기업들이다.

이탈 기업도 생겼다. 기존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 기업이었던 천보, 하나마이크론, 고영, 유진테크, 인탑스, 티에스이, 테스, 에코마케팅, 매일유업 등 9개사는 지정이 취소됐다. 이로서 편입 기업의 수는 지난해 47곳보다 2곳 늘어난 총 49개사로 집계됐다.

거래소는 2022년 11월 코스닥 시장의 블루칩 기업을 선별해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를 정식 출범했다. 이후 연 1회마다 재무실적, 시장평가(일반기업 기총 5000억원 또는 상위 7% 이내, 바이오 기업 시총 1조원 혹은 상위 2.5% 이내), 기업지배구조(편입 조건 B등급 이상, 유지조건 C등급 이상) 등을 재고해 정기 지정하고 있다.


◇유지조건 대폭 완화, 현실 반영 vs 취지 훼손 '갑론을박'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 제도가 도마에 오른 건 출범 1년째인 지난해 11월이다. 거래소는 당시 코스닥 기업들이 지배구조 우수등급 취득에 어려움을 겪자 유지 조건을 기존 B등급에서 C등급 이상으로 낮췄다. 최초 편입 조건은 그대로 B등급을 유지했다.

문제는 C등급이 지배구조가 우수하다고 보기 어려운 평가란 점이다. 한국ESG기준원(KCGS)은 지배구조 등급을 S, A+, A, B+, B, C, D 등 총 7단계로 나눈다. 여기서 S~B+까지는 양호군, B등급 이하는 취약군으로 분류한다. 기존에도 이미 취약군에 속했던 유지 기준을 C등급까지 대폭 낮춘 셈이다.

거래소는 이에 대해 현실을 반영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설명한다. 만약 거래소가 지난해 11월 지배구조 등급을 대폭 낮추지 않았다면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 편입 기업 50곳 중 18곳이 퇴출됐을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이 중에는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 알테오젠 등 시총 상위기업이 속해 있어 자칫 코스닥 글로벌 시총의 30%가 사라질 위기였다.

거래소는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 출범 1년 만에 본래의 취지를 훼손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우량 기업 기업들을 선발해 코스닥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고 코스닥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겠다는 취지와 달리 지배구조가 취약한 기업들도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에 편입되는 결과를 낳았다.

◇줄잇는 이전상장, 거래소 "최상위 기업 지원 힘쓸 것"

매년 이어지는 코스피 이전상장 러시도 아직 풀지 못한 숙제다. 최근 코스닥 시장에선 파라다이스가 코스피로 둥지를 옮겼다. 파라다이스는 지난 거래일 기준 코스피 시장에서 시총 약 1조2885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코스닥 시총 1위 기업인 에코프로비엠도 자회사 에코프로글로벌과 합병을 마치고 코스피 이전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에코프로비엠 시총은 무려 17조4184억원에 이른다. 시총 약 8854억원의 코스메카코리아도 이전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대표 사례다.

특히 지난해는 코스피로 떠난 기업들이 가장 많은 해로 기록됐다. 지난해와 올해에 거쳐 이전상장을 마친 기업들로는 포스코DX, NICE평가정보, 비에이치, LX세미콘, PI첨단소재, 엠씨넥스, 더블유게임즈, 셀트리온 등이 꼽힌다.

코스닥을 떠나는 주된 이유로 기업들은 기관과 외국인 투자유치가 어려운 점을 꼽는다. 코스피 시장의 경우 기관과 외국인 투자금 확보가 상대적으로 용이하다는 판단을 내린 셈이다.


거래소는 코스닥 글로벌 제도를 지원하기 위해 IR 활동을 지원한다. 지난 5월 30일 28곳 기업을 대상으로 IR 활동을 펼쳤다. 또한 지난해 홍콩과 싱가폴에서 해외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해 글로벌 IR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이밖에 △영문공시 지원 △브랜드 인지도 제고를 위한 지하철 광고 △ETF 연계상품 출시 △전용 홈페이지 운영 등도 지원한다.

거래소 관계자는 "코스닥에서 어느 정도 몸집이 커지면 코스피로 이전상장하려는 니즈가 생기는 건 당연한 것"이라며 "코스닥 글로벌 제도는 무려 1700여곳에 이르는 상장사 중 약 4%에 해당하는 최상위 기업들에 차별적 메리트를 부여하고자 도입한 제도"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해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 유지조건 중 지배구조 요건을 완화한 것"이라며 "(제도 활성화를 위해) 기존엔 한국ESG기준원 한 곳만 평가기관으로 활용해 편입, 퇴출 부담이 컸는데 이를 한국ESG연구소, 서스핀베스트 등 3곳 중 2곳에서만 B등급 이상을 받아도 신규 편입될 수 있도록 해 기업 우호적인 환경을 마련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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