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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desk]콘테크 스타트업과 건설업 혁신

이효범 건설부동산부장공개 2024-07-10 07:54:54

이 기사는 2024년 07월 09일 06: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국내외 콘테크(Con-tech) 시장 동향을 분석한 짤막한 보고서를 내놨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7월 기준으로 국내 콘테크 스타트업 투자 규모는 2500억원 수준에 그친다. 프롭테크 투자가 6조원을 바라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채 5%에도 미치지 못하는 셈이다. 또 글로벌 시장과 비교하면 한참 뒤떨어진 수준이다.

통계적인 수치 뿐만 아니라 체감 상으로도 국내 벤처캐피탈(VC)의 관심도가 높지 않은 섹터다. 지난해 VC업계를 취재하며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접했다. 플랫폼, 바이오, 콘텐츠, AI(인공지능), 반도체, 자율주행 등 그 분야는 넓었지만 콘테크에 투자한 사례를 찾기는 쉽지 않았다.

전방산업인 건설업 불황을 원인으로 보기엔 석연치 않은 구석도 있다. 예컨데 신라젠 사태 이후 수년간의 바이오 침체기에도 VC는 투자를 포기하지 않았다. 오히려 바이오텍의 기업가치가 떨어진 만큼 투자 적기라고 출자자(LP)를 설득했다. 정부가 정책적으로 바이오 산업을 육성하겠다고 힘을 실은 것도 주효했다. 바이오 섹터와 달리 콘테크 시장에 대해서는 기대감도 크지 않다.

최근 만난 콘테크 스타트업 창업자 역시 이같은 현실을 뼈저리게 느끼며 고군분투하고 있다. 건설 관련 데이터 플랫폼을 운영하는 스타트업으로 지금까지 프리A 시리즈 투자를 유치했다. 의아한 대목은 투자금을 단 한푼도 쓰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앞으로도 되도록 투자금을 쓰지 않을 계획이라고 했다.

투자 할 곳이 없기 때문이 아니다. 콘테크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투자 유치가 그만큼 어렵다는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자금 유출을 최소화하겠다는 의미다. 투자자의 자금을 소중히 여긴다고 볼 수도 있는 반면 투자와 성장의 선순환 보다는 당장 눈앞의 생존이 시급한 과제라는 방증이다. 성장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스타트업 성장에는 마중물이 필요하다. 정부의 전략적 산업 육성 일환으로 모태펀드가 존재하는 이유다. 정책자금을 기반으로 비지니스를 구체화한 스타트업들이 또다시 민간 자금을 통해 성장기회를 잡고 기업공개(IPO)나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중소기업으로 발돋움한다. 이를 기반으로 전방산업은 더욱 견고해진다.

건설업은 국가 기간산업이다. 그동안 정책에 따라 침체되기도, 부흥하기도 했다. 핵심 변수 중 하나는 주택 분양시장과 연관성이 깊은 부동산 정책이었다. 또 사회기반시설(SOC) 구축을 위한 정부의 투자 규모도 한몫했다. 결국 '혁신'보다는 '정책'이 건설사 생존을 결정하는 우선순위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정책적으로 건설업 혁신을 이끌 순 없을까. 콘테크 스타트업 활성화가 그 물꼬를 틀지도 모른다. 건설업계에서는 이미 콘테크 스타트업을 통한 혁신을 내심 기대하고 있다. VC를 계열사 혹은 관계사로 두는 것도 내부혁신만으로는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는 판단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들 사이에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정부의 정책적 실험이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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