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피플&오피니언

[thebell note]'스페셜리스트'로의 고민

전기룡 기자공개 2024-09-05 07:47:01

이 기사는 2024년 09월 04일 06: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디벨로퍼 포럼'이 한 달여 뒤로 다가온 가운데 취재원들에게 최근 관심사를 묻는 빈도가 늘고 있다. 포럼 주제를 확정하기에 앞서 업계 종사자들의 의견을 자유롭게 들어보기 위함이다. 놓치고 있던 개발 트렌드를 파악하기 위한 목적도 일부 존재한다. 출입처들로부터 다양한 의견을 듣는 게 가능했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답변이 있다. '스페셜리스트'로 살아남기 위한 고민을 이어가고 있다는 말이다. 시장의 유행을 좇기보다는 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가지고 싶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관심을 가지고 있는 개발사업의 유형이나 발주처, 지역에 대한 답변이 주를 이뤘기에 스페셜리스트라는 단어는 보다 신선하게 다가왔다.

이 취재원은 '물류창고'를 대표적인 사례로 언급했다. 물류창고는 한때 디벨로퍼들에게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맞물린 3자물류(3PL) 시장의 성장 덕에 낮은 개발 난이도에도 고수익을 얻는 게 가능했다. 실제로도 물류창고로 소위 대박을 쳤다는 디벨로퍼들의 이야기가 빈번하게 들려왔다.

그랬던 물류창고지만 현재는 애물단지로 전락한 상태다. 개발만 하면 수익으로 이어진다는 그릇된 판단 때문에 물류창고의 과공급이 이뤄졌다. 이로 인해 사용승인을 득하고도 임차인을 찾지 못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물류창고에 성급히 뛰어들었던 디벨로퍼의 파산 소식은 이제 흔한 일이다.

비단 물류창고만이 아니다. '하이엔드 주택'과 '하이퍼 주택' 모두 디벨로퍼들이 유행처럼 참여 의사를 내비쳤던 개발영역이다. 흔히 도산대로라 불리는 청담동 일대에 하이엔드·하이퍼엔드 주택을 준비하는 디벨로퍼들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났다. 한때는 견본주택 오픈과 함께 빠르게 물량을 소진하는 모습도 보였다.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 아이러니하게도 최근 사업장이 금융 문제를 겪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면 대부분이 하이엔드 주택이나 하이퍼 주택에 해당한다. 어려움 끝에 준공에 이르렀으나 막바지 잔금 납입 과정에서 분쟁이 발생하기도 한다. 일부 디벨로퍼들은 예비 입주자들을 상대로 소송전도 벌이고 있다.

단순히 개발 유행을 좇은 '제너럴리스트'들 위주로 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는 걸 방증하는 사례들이다. 취재원은 지난 만남에서 몇 번이고 "제너럴리스트가 아닌 스페셜리스트로서 생존전략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다른 디벨로퍼들도 악화된 업황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스페셜리스트로의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