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interview]혹한기 견디는 엠디헬스케어 생존법 '화장품·메디컬푸드'김윤근 대표 "락토바실러스 EV' 활용 신사업, 파킨슨 1상 도전 마중물"
임정요 기자공개 2024-08-16 09:15:50
이 기사는 2024년 08월 14일 08: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마이크로바이옴으로 중추신경계질환(CNS) 신약을 만든다면. 어려운 도전에 나섰던 엠디헬스케어가 새로운 활로 개척에 나섰다. 바이오 시장 자금난에 시리즈 C 조달이 어려워지자 매출원 확보가 필요하다고 봤다. 화장품 및 건강기능식품 사업으로 임상 1상 자금을 직접 창출한다는 계획이다.김윤근 엠디헬스케어 대표(사진)는 신약 기술력을 접목시킨 제품을 아이디어로 '돈 버는 바이오'를 목표하고 있다. 본업인 R&D에 투자하는 선순환을 이루기 위한 전략적 판단이다.
◇비용절감 위해 구조조정 단행, 자체 매출원 확보 안간힘
엠디헬스케어는 2014년 김 대표가 공동창업으로 만든 마이크로바이옴 신약개발 기업이다. 그는 서울대 의과대 내과학 석사, 동대학 임상면역학 박사를 졸업한 내과 전공의다. 서울대 의학연구원, 미국 예일대 의대 방문조교수, 서울대 의과대 교수, 포스텍 의과대 교수를 지냈다.
교수생활을 하며 연구한 '락토바실러스 미생물이 분비하는 세포외소포(EV)'의 치료효능을 기반으로 반창일 포스텍 화학과 교수, 지영구 단국대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와 공동창업했다. 파킨슨병, 알츠하이머성 치매, 자폐증 등 CNS 영역에서 신약을 개발 중이다.
김 대표는 "기존에 없던 모달리티인 락토바실러스 EV를 연구하는데 오랜 기간이 소요됐고 마침내 비임상을 마쳤다"며 "다만 투자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아 자체 매출 창출로 임상비용을 마련하는 전략을 택했다"이라고 말했다.
엠디헬스케어가 설립 후 받은 누적 펀딩 금액은 320억원이다. 설립 초기인 2017년 프리 A 라운드에서 20억원을 모았고 이듬해 2018년 시리즈 A로 100억원을 조달했다. 이후 2021년 시리즈 B에서 200억원을 추가로 펀딩 받았다. LB인베스트먼트, 안다자산운용, 에스엠시노기술투자, LS증권, 제이엑스파트너스, 코스닥 상장사 제노포커스 등이 투자자로 나섰다.
마지막 시장조달인 시리즈 B 조달금은 R&D와 시설자금으로 소진했다. 마이크로바이옴 EV라는 신규 모달리티를 연구하는데 따라 자체 생산설비 구축이 필요했다. 경기도 김포시에 연구개발용 시료 및 향후 상업용 물질을 대량생산하기 위한 cGMP 시스템을 갖춘 상태다.
이로 인해 지출이 확대되면서 올해 3월 말 기준 잔존 현금은 4억원에 불과하다. 작년 주력 파이프라인인 'MDH-014'의 비임상을 마무리하고 임상 1상 자금을 마련키 위해 시리즈 C 조달을 추진했다. 그러나 신약개발사에 우호적이지 못한 시장 상황에 펀딩이 쉽지 않았다.
비용 절감 차원에서 두차례의 구조조정을 단행했고 50명 가까이 되던 인력을 10명으로 줄였다. 상암동에 차렸던 사무실도 정리하고 공장이 있는 김포로 본사를 옮겼다.
앞으로 핵심인력을 최대한 활용하며 결과물을 도출한다는 계획이다. 자체 생산시설이 자산이 돼 줄 것이란 기대다.
'MDH-014'의 안전성을 확인할 임상 1상은 16명을 대상으로 한다. 최대 2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후 파킨슨병 적응증을 대상으로 진행할 임상 2상의 경우 30~50명 대상으로 50억~100억원을 소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 대표는 "자체 cGMP 시설에서 완제까지 생산할 수 있어 임상 비용을 아낄 수 있다"며 "임상 자금 마련을 위해 작년 상반기부터 식품과 화장품 사업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기평 고배 배경 '임상', 매출 기반 마련 후 신약 재투자
엠디헬스케어가 긴축정책 그리고 구조조정과 함께 진행한 게 신사업이다. 건기식과 화장품 사업을 낙점했다. 특히 화장품 사업과 관련해서는 아모레퍼시픽, 차바이오텍 등에서 관련 마케팅 이력을 오랫동안 쌓은 인재를 영입했다. 홈쇼핑 및 중국 진출에 탁월한 인물이라는 설명이다.
엠디헬스케어는 올해 6월 국내에 노화질환 예방 목적의 건강기능식품 '락토베시클'을 출시했다. 이달 고함량 제품 '락토베시클 프리미엄'을 출시할 계획이다. 화장품의 경우 세럼 제품 출시를 시작으로 9월 앰플 제품을 론칭한다.
김 대표는 "올해 화장품 매출로 30억원을 목표로 세웠고 내년부터는 건기식 등 식품 매출이 가세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연 200억원 매출을 달성하는게 목표다"고 말했다.
식품의 경우 질환 치료효과를 보이는 '메디컬푸드'를 통해 해외시장 진출을 꿈꾼다. 관련 규제가 없는 국내서는 건기품에 머무르지만 해외시장에선 의사가 환자에 처방하는 의료식품으로 마케팅이 가능하다. 임상데이터를 축적해 2026년 미국, 2027년 유럽에 출시할 계획이다.
특히 자폐아동 및 당뇨, 심혈관, 암, 치매, 근감소증과 같은 노화 관련 질환을 가진 환자들에게 효능을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관련 매출은 신약 개발에 재투자한다.
엠디헬스케어는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고 상장에 재도전할 계획이다. 작년 주관사를 하나증권에서 삼성증권으로 교체했다. 2021년 상장을 위한 기술성평가를 진행했지만 BBB·BBB 성적으로 무산됐다. 코스닥 기술특례 상장을 위한 기술성평가는 A·BBB가 최소요건이다.
김 대표는 "주력 파이프라인이 비임상 단계였던 것이 기술성평가에 있어 발목을 잡았다"며 "작년 비임상을 끝내 개발단계는 진척됐지만 자금 문제 때문에 임상이 지연되고 있어 이를 해결하고 내년 또는 내후년 기술성평가에 재도전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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