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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CB 프리즘]우리기술, 폐플라스틱 재생유 양산 100억 투입'저온분해유 테크' 도시유전 JV 구축, 내년 1분기 생산 목표

조영갑 기자공개 2024-09-02 08:17:07

[편집자주]

전환사채(CB)는 야누스와 같다. 주식과 채권의 특징을 모두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의 지배구조와 재무구조에 동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CB 발행 기업들이 시장에서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는 이유다. 주가가 급변하는 상황에서는 더 큰 경영 변수가 된다. 롤러코스터 장세 속에서 변화에 직면한 기업들을 살펴보고, 그 파급 효과와 후폭풍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8일 13: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원전 계측제어설비(MMIS)·SOC(사회간접자본) 사업에서 재생 에너지 부문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우리기술'이 100억원을 조달해 폐플라스틱 재생 저온분해유화사업에 투자한다. 우리기술은 미래 유망 기술로 꼽히는 재생유 사업 부문에서 이 섹터 선도기업인 도시유전과 전략적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투자로 도시유전의 저온분해유 양산이 가시화됐다는 분석이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우리기술은 15회차 CB를 발행, 100억원의 유동성을 조달한다. 이전 발행된 CB는 모두 보통주로 소화됐고, 남아 있는 기발행 14회차 CB 100억원 물량은 올 12월 초 보통주 전환 기간에 돌입한다. 이번 CB가 보통주로 전환될 경우 총 440만주로, 유통주식수 대비 2.72% 비중이다. 출회돼도 부담이 되는 수준은 아니다. 전환청구기간은 2026년 2월 28일부터 2029년 7월 29일까지다. 전환가액은 2252원이다.

이번 CB의 조건은 발행사(우리기술) 측에 유리하게 설정됐다. 올 반기 기준 우리기술의 현금성자산은 84억원 수준이다. 현금 곳간이 넉넉하다고 보기는 힘들지만, 신용등급 등을 고려하면 대주주 지분이 희석되는 메자닌 발행보다 금융권 차입이 유리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CB를 택한 까닭은 이자 부담을 낮추고, 만기전 매입 후 재매각 등 투자적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15회차 CB의 만기이자율은 5%로 다소 높은 편이지만, 콜옵션 조항을 눈여겨 봐야한다. 우리기술은 콜옵션 100%를 설정해 향후 전량 매입을 시사했다. 매입 가능한 제 3자는 미정이지만, 회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기술 관계자는 "향후 CB를 전량 매입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놓은 조항"이라고 설명했다.

우리기술은 조달한 투자금의 용도를 운영자금(저온분해유화사업)에 투입한다고 밝혔다. 올해 60억원을 투입하고, 2025년 30억원, 2026년 10억원을 배정했다. 지분 양수는 아니지만, 사실상 타법인 출자 투자금 목적으로 보는 게 정확하다는 분석이다.


우리기술이 운영자금을 투입한다고 밝힌 저온분해유화사업은 미래 유망 산업으로 꼽히는 대표적인 리싸이클(재생) 에너지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수거된 폐플라스틱을 세라믹 촉매 방식으로 분해해 나프타(납사)와 정제유를 생산하는 기술이다. 이 중심에는 국내 유일의 세라믹 촉매 저온분해유 개발, 생산기술을 보유한 '도시유전'이 있다.

도시유전의 세라믹 촉매 기술은 파동에너지를 활용해 폐플라스틱을 분해한다. 세라믹 촉매 분해 기술이 적용된 독자 개발 설비 RGO(Regenerated Green Oil) 설비의 정제유 전환율은 최대 70%에 이른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1톤의 폐플라스틱을 넣으면 700kg의 정제유를 뽑아낼 수 있다는 이야기다. 고온 열분해 방식이 아니라 저온분해 방식이라 분해 과정에서 다이옥신 등 환경호르몬이 발생하지 않고, 온실가스 발생도 대폭 줄일 수 있는 친환경 리싸이클 기술이다.

우리기술과 도시유전은 조인트벤처(JV) 방식으로 전북 정읍 소재 '웨이브정읍'에 공동 출자하고, 설비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도시유전이 RGO 플랜트를 책임지고, 우리기술이 강점을 갖고 있는 자동화 모듈 제어 기술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자본과 기술을 공동 출연했다. 웨이브정읍은 올 반기 기준 자본금 22억원, 자산총액은 110억원, 부채총액은 88억원 가량의 법인이다. 아직 매출은 없으며 반기순손익으로 1억4000만원 가량이 잡혀 있다.

우리기술이 웨이브정읍의 지분 51%를 보유한 최대주주인데, 이번 투자금 조달을 통해 지분율을 70% 선까지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운영자금 투입을 통해 올해 말까지 일일 24t(톤) 가량의 캐파를 구축하고, 내년 1분기 시험가동 후 본격 재생유 양산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전북, 정읍 지역에서 발생하는 농업용 폐비닐을 수거해 기름을 뽑아내는 방식이라 원재료 조달에 전혀 문제가 없고, 리싸이클 트렌드에도 부합한다는 평가다.

현재 고온 열분해 방식으로 재생유를 생산하는 기업은 있으나 저온분해 방식으로 양산에 성공한다면 웨이브정읍이 최초의 사례가 된다. 리싸이클 에너지 모범국인 핀란드와 협력계약을 맺은 상황이며, 베트남, 중국 등과 협력을 구체화하고 있다. 국내 다수의 정유사들과 공급 협의 역시 진행되고 있다. 친환경 정제원료를 석유정제 공정에 투입할 수 있다는 내용의 '석유사업법'이 올해 초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만큼 향후 재생유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우리기술 관계자는 "모든 정유사들이 재생유를 정제 공정에 투입하려는 채비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 향후 폭넓은 판로를 확보할 수 있다"면서 "이번 투자를 통해 연말 설비를 구축하고, 내년 1분기 저온분해유 양산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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