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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사 공익법인 점검]이랜드그룹, '순이익 10% 기부' 재단운영 '맞손'계열사 기부금 의존도 커, 이랜드재단은 메디컬클리닉 수익 '쏠쏠'

변세영 기자공개 2024-09-20 07:35:14

[편집자주]

기업이 사회에 환원하는 방식은 다양하다. 기부금이나 물품 기부 등 직접적인 활동 외에도 공익재단을 만들어 사회적 효용을 높이는 방식으로 안팎에 기여하기도 한다. 특히 ESG가 사회적 트렌드로 자리 잡은 만큼 기업 오너일가가 직접 손을 걷어붙이며 공익활동 범위를 점차 확대하는 추세기도 하다. 더벨은 국내 유통기업들이 어떤 비영리법인을 두고 있는지 살펴보고 수익 구조와 공익 활동 내역 등을 다각도로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11일 10: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랜드그룹은 1980년 9월 이화여대 앞 작은 보세 옷가게로 시작해 자산규모 10조원에 달하는 대기업 집단으로 성장한 곳이다. 제1경영이념은 ‘나눔’이다. 나눔을 통한 사회적 가치 실현을 강조하고 있다.

공익법인 활동도 연장선상에서 이뤄진다. 이랜드그룹은 내부에 3개의 재단을 두고 체계적으로 나눔을 펼친다. 그룹 계열사들은 매년 순이익의 10%를 기부하는 방식으로 공익재단을 운영하는 데 힘을 보태고 있다.

◇공익법인 3곳 존재, 모두 전문경영인이 맡아 운영

이랜드그룹에는 총 3개의 공익법인이 존재한다. 각각 이랜드재단, 이랜드복지재단, 이랜드문화재단이다. 박성수 이랜드 회장은 1991년 이랜드재단(옛 한세제단)을 세우며 장학사업을 비롯한 사회공헌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1996년 이랜드복지재단, 2005년에는 이랜드문화재단을 추가로 각각 설립했다.

이랜드는 문화사업을 전개하는 곳은 아니다. 다만 문화재단이 설립된 데는 ‘박 회장’의 의지가 컸다. 그는 전시품 콜렉터라는 별명을 갖고 있을 만큼 평소 미술품을 비롯해 희소성 있는 물건을 수집하는 게 취미라고 한다. 박 회장의 문화예술에 대한 열정이 문화재단으로 연결된 것으로 볼 수 있다.

3개의 공익재단의 역할은 다소 상이하다. 이랜드재단은 젊은 학생들이나 청년 등을 대상으로 취업지원과 같은 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해 인재양성에 초점을 맞춘다. 이랜드복지재단은 지자체와 협업해 지역 위기가정을 돕는 활동이 주를 이룬다. 문화재단은 젊은 신진 예술 작가들을 발굴해 전시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조력자 역할을 수행한다.


이랜드그룹 공익법인을 이끄는 키맨은 장광규 이사장이다. 박 회장은 3개의 공익재단에 직접 자본을 출자했지만 현재 재단 운영에는 참여하지 않는다. 그룹 경영을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하고 경영에 손을 떼면서 공익법인도 전문경영인에게 일임한 상황이다.

장광규 이사장은 이랜드재단과 이랜드복지재단 이사장을 동시에 역임하고 있다. 장광규 이사장은 이랜드 CKO(최고지식경영자)와 CIO(최고정보경영자), 이랜드이노플(옛 이랜드시스템즈) 대표이사를 지낸 인물이다.

이랜드문화재단은 박병률 이사장이 이끌고 있다. 박병률 이사장은 이랜드그룹에서 부동산이나 미술품 등 자산 관리를 담당해온 인물이다. 자산관리 경력을 살려 문화재단 사회공헌 활동을 맡긴 케이스다.

◇계열사 기부금 상당, 이랜드클리닉 운영하며 기타수익도 ‘쏠쏠’

이랜드그룹은 경영이념에 따라 계열사별로 매년 순이익의 10%를 사회에 환원하는 게 일종의 기업문화다. 이는 공익재단의 수입구조만 봐도 알 수 있다. 이랜드복지재단은 2023년 총사업수입이 30억원으로 집계됐다. 기부금수익은 29억원으로 전체 96%에 달했다. 구체적으로 이랜드월드 17억5200만원, 이랜드건설 3억9000만원, 이랜드월드 패션사업부 7800만원, 뷰티풀휴먼에서 3000만원을 각각 현금으로 출연 받았다.

이랜드클리닉 전경

의류를 비롯한 기타 물품 기부도 상당하다. 이랜드월드 1억7000만원, 이랜드월드 패션사업부 3억1700만원, 이랜드리테일 8600만원, 템프업에서는 3000만원 상당의 물품을 기부 받았다.

이랜드재단은 총사업수입이 85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랜드재단의 경우 재단 차원에서 진행하는 자체 사업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동시에 기부금을 통해 운영비를 마련한다. 2023년 기부금 수익은 35억원, 기타매출액은 48억원을 각각 올렸다.

기타매출의 정체는 바로 그룹 내 '메디컬 클리닉’이다. 이랜드클리닉은 이랜드그룹 임직원, 국내외 선교사 및 사역자와 의료 취약계층의 복지를 위해 설립됐다. 이랜드그룹 임직원과 국내외 선교사 및 사역자를 대상으로 일부 할인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클리닉을 운영한다. 일반인도 검진·진료를 받을 수 있다.

이랜드문화재단은 총사업수입이 2억원으로 집계됐다. 3개 공익법인 중 가장 작은 규모다. 문화재단 역시 기부금 수익이 가장 컸다. 2023년 이랜드건설로부터 현금 1억3000만원을 출연 받아 운영비에 보탰다. 이밖에 이자로 6100만원 부가 수익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그룹 창업 이념 자체가 사회공헌에 뜻이 깊다보니 꾸준하게 공익법인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면서 “계열사의 순이익 10%를 사회공헌활동으로 기부하는 일종의 룰을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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