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 지킨 주주환원책, 티메프 사태에도 '이상 무' 올해 발표 예정 새 정책, 기존 큰틀 유지 전망…현금배당 기대도
최현서 기자공개 2024-09-23 07:23:40
[편집자주]
NHN은 2013년 8월 네이버로부터 게임 사업을 인적분할해 탄생한 곳이다. 얼마 뒤인 2014년 1월 수장을 맡은 정우진 대표이사가 지금껏 NHN을 이끌고 있다. 그 사이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실적으로 보면 5000억원대였던 매출을 10년만에 2조원대로 불렸다. 게임 외 클라우드, 페이, 웹툰 등 다양한 사업을 성장 엔진으로 달았다. 다만 최근 들어 부침도 겪고 있는 모양새다. NHN은 계열사 다수를 정리하는 '다이어트'를 선언한 상태다. 이 역시 정 대표가 풀어야 할 과제다. 정 대표가 10년동안 이룬 성과와 숙제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20일 07: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N은 2022년 창사 이래 첫 중·장기 주주환원정책을 발표했다. 이를 이끈 건 정우진 대표이사다. 올해까지 적용된 계획의 핵심은 별도기준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의 30% 이상을 자사주 취득과 소각, 현금 배당에 쓰겠다는 것이다.순이익보다 변동성이 낮은 EBITDA를 기준으로 설정하며 주주에게 이익으로 돌려줄 재원을 보다 안정적으로 확보했다. 연결 대신 별도 실적을 기준점으로 잡은 것도 동일한 의도가 담겨 있다. 모회사만의 실적을 토대로 해 안정화를 더했다.
NHN은 연내 새로 적용할 이익 환원 프로그램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해 일시적으로 줄었던 이익잉여금이 올해 상반기 2022년 수준으로 회복된 만큼 밸류업에 쓸 현금은 충분해 보인다. 일각에선 티메프 정산 지연 사태에 따른 우려도 있지만 NHN은 기존 주주환원 방향을 지키겠다는 생각이다.
◇EBITDA 기준 최소 30% 이상 주주 몫으로
정 대표는 2022년 2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했다. △직전 사업연도 별도 EBITDA 기준 최소 30%를 주주환원 재원으로 설정 △자사주 취득, 발행 주식 수 10%(375만1792주) 소각, 배당금 지급으로 주주환원 진행 △3년마다 주주환원책 재검토가 핵심이다.
우선 별도 재무제표 EBITDA 기준 30%에 달하는 금액을 주주환원에 쓰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2022년 두 차례에 걸쳐 자사주를 확보했다. 규모는 433억원으로, 총 148만주를 확보했다. NHN의 2021년 별도 EBITDA(613억원)의 70.6%에 달한다. 지난해에는 총 72만주의 자사주를 취득했다. 203억원 규모다. 2022년 별도 EBITDA(1060억원)의 28.8%로 목표치보다 약간 낮은 수준이다. 다만 올 1분기 중 지난해 EBITDA 1060억원의 35.8%(379억원)를 주주환원에 사용하며 '30% 약속'을 연초에 달성했다.
특히 올 2월 NHN 창사 이래 처음으로 주당 500원, 총 169억원의 현금 배당을 실시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같은 날 117만주의 자사주를 추가 소각하면서 2022년부터 올해까지 소각한 주식이 375만1792주를 기록했다. 이를 통해 '발행 주식의 10% 소각' 약속도 지켰다.
아울러 지난달 5일에는 이사회를 통해 52만4000주의 자사주를 추가 확보하겠다는 공시를 발표했다. 취득 예정액은 100억원으로, 계획대로 자사주를 확보하면 지난해 EBITDA 대비 45.2%를 주주환원에 쓰게 된다.
◇'티메프 정산 지연' 영향 우려에 "환원 의지 변함 없어"
NHN이 EBITDA를 주주환원 기준점으로 삼은 건 안정성을 보다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다. 기업은 각자 상황에 따라 EBITDA나 당기순이익을 주주환원 재원으로 쓴다. EBITDA는 영업이익에 유·무형 감가상각비를 더한 수치로 기업의 실질적인 현금 창출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NHN 경우 외부 요인에 취약한 '결제 및 광고'가 NHN의 주요 수익원 중 하나다. 따라서 당기순이익보다 EBITDA를 기준으로 삼는 것이 배당을 받는 주주 입장에서는 보다 유리할 수 있다.
'별도 기준' EBITDA만을 배당 재원으로 삼은 건 유·무형 자산이 많아 감가상각이 큰 NHN 자회사를 배제하기 위한 목적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NHN의 상황에서 연결 EBITDA를 주주환원 기준으로 쓰면 자회사들의 감가상각비로 인해 실제 주주에게 돌아갈 수 있는 배당폭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철저하게 주주 입장에서 환원책을 꾸린 셈이다.
일례로 자회사 NHN클라우드의 경우 감가상각 주기가 빠르다. '광주 국가 AI데이터센터'가 대표적이다. 데이터센터는 건립할 때 대규모 투자금이 투입되지만 24시간 내내 가동되는 특성상 장비 마모가 심하다. 또 보안 강화와 서비스 품질 향상을 위한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로 인해 무형 감가상각비가 증가할 수 있다.
NHN은 이에 발맞춘 새 주주환원책을 연내 발표할 전망이다. 변수는 올해 7월 발생한 '티메프 사태'가 거론된다. 티몬, 위메프 등의 정산 지연 사태로 인해 NHN은 올 2분기(6월 말)까지 대손상각비 102억원으로 반영했다. 다만 그 비용은 더욱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여름휴가가 몰리는 7월부터 페이코를 통한 거래가 집중돼 있어 대손상각비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다만 티메프 사태와 별개로 기본적인 주주환원 방향은 유지할 것이란 입장이다. NHN 관계자는 "장기적이고 지속가능한 주주환원정책의 실행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며 "주주환원 재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주주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다양한 정책을 고민하고 실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티메프 사태를 안정적으로 벗어난다면 올해 결산을 기준으로 한 내년 현금배당도 실시될 것으로 보인다. 이익잉여금이 늘어나고 있는 덕분이다. 정 대표가 주주환원책을 발표한 해인 2022년 말 NHN이 보유한 별도 기준 이익잉여금은 5670억원이었다. 이익잉여금이 지난해 말 5496억원으로 소폭 줄었지만 올해 반기 말 기준 2022년과 비슷한 수준인 5657억원까지 회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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