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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량신약 뚝심 한국유나이티드제약]창업주 정신 계승하는 오너 2세, 신약으로 이어진 뚝심④창업주 강덕영 회장이 다진 생산시설 및 R&D 투자, 아들 강원호 대표 확장 임무

정새임 기자공개 2024-09-24 09:15:38

[편집자주]

국내 제약사 26위권 중견 제약사인 한국유나이티드는 수익성으로만 따지면 상위사로 정평이 나 있다. 20%에 달하는 영업이익률을 자랑하며 알짜 제약사로 이름을 떨친다. 전략은 개량신약. 지난 15년 호시우보와 같이 묵묵히 한길을 팠다. 오로지 개량신약만으로 승부해 외형을 2배 이상 성장시켰다. 매출 3000억원 달성을 눈앞에 둔 지금은 신약으로의 도약도 꿈꾼다. 개량신약에서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이 걸어온 길과 앞으로의 여정을 더벨이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20일 12: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이 개량신약 길을 걸어온 길을 살펴보면 우직한 소와 같다. 오직 '한 우물만 파겠다'는 다짐을 10년 넘게 지키고 있다. 모든 투자활동은 개량신약을 더 잘 만들기 위한 설비투자, 연구개발에 집중됐다. '허튼 곳에 돈을 쓰지 않는다'는 창업주 강덕영 대표의 경영철학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개량신약으로 2배 성장을 이룬 지금, 중장기 비전으로 신약을 준비한다. 이 역할은 창업주의 뒤를 이을 오너 2세 강원호 대표에게 주어졌다. 신약으로의 도약을 꾀하는 많은 제약사들이 바이오텍과의 오픈이노베이션을 앞세우지만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자신만의 길을 걷는다. '남의 기술'에 기대지 않고 오로지 '나의 기술'로 승부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제약업에 충실한 투자활동, 선제적 생산시설 확충

80년, 100년 전통을 지닌 제약사가 즐비한 국내 제약업계에서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비교적 길지 않은 업력을 지닌다. 이는 창업주 강덕영 대표이사 회장의 이력에서 비롯된다.

강 회장은 1971년 동화약품 영업사원으로 입사하면서 제약업에 들어섰다. 이후 직접 제약사업에 뛰어들었고 1987년 부도가 난 락희제약을 인수하며 지금의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을 일궜다.

타 제약사에 비해 업력이 짧은 대신 내실을 다지는데 역량을 집중했다. '제약(製藥)'이라는 단어에 담긴 의미처럼 약을 '만들고' '개발하는'데 과감한 투자가 이어졌다.

설립 후 굵직한 투자들은 모두 생산설비 구축에 쓰였다. 덕분에 바이알, 정제부터 주사제 전용공장, 항암제·흡입제공장까지 갖췄다. 2만6299㎡(7970평) 규모의 세종1공장, 7630㎡(2312평) 규모의 세종2공장이 차례로 마련됐다. 일찍이 스마트공장 시설도 갖췄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생산시설

항암제 전용공장을 갖고있는 국내 제약사는 광동제약, 신풍제약, 한미약품 등 5~6곳에 불과하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의 포트폴리오는 주로 만성질환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강 회장이 동화약품 재직 시절 항암제 영업을 했던 경험이 항암제 전용 공장 신설로 이어졌다. 항암제에 대한 애정으로 선제적으로 글로벌 진출을 위한 선진 GMP 시설을 마련했다.

올해도 1502억원에 달하는 현금성자산을 생산시설 증축에 사용할 만큼 제약사 본연의 기능에 충실했다. 5년간 490억원을 투입해 1공장과 비슷한 규모로 지을 예정이다.

신공장은 개량신약 생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임직원 수가 크게 늘면서 논현 본사를 이동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생산시설을 우선 확충하자는데 의견이 모아졌다.

◇대를 이은 연구개발, 부친 애정한 항암신약 도전

의약품 도매업에서 제네릭 생산, 개량신약 연구개발(R&D)로 제약사 성장 루트를 차근히 밟아온 강 회장의 다음 스텝은 단연 '신약'이다. 처음부터 제약사가 경쟁력을 갖추려면 신약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 개량신약은 신약을 만들 기술력과 체급을 다지기 위한 과정이다.
강원호 한국유나이티드제약 대표이사
신약은 개발기간이 최소 10년 이상 걸리는 장기전이다. 자연스레 오너 2세인 아들 강원호 대표가 선봉에 섰다. 현재 강 회장과 강 대표는 공동 대표이사 체제로 경영하고 있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신약 기술력을 쌓기 위해 서울대기술지주와 합작해 유엔에스바이오라는 연구소기업을 설립했다. 유엔에스바이오는 오너일가 지분이 70.4%로 절대적이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이 부자의 공동 경영이라면 유엔에스바이오는 오롯이 강 대표가 이끌어간다.

강 대표는 한양대학교와 연세대학교 경영대학원을 졸업하고 아주대학교 약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에 입사한 건 2004년이다. 도중에 다국적 제약사 사노피 아벤티스에서 일하며 글로벌 제약 경험도 쌓았다.

강 대표가 본격적으로 경영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014년 사내이사로 선임되면서다. 부장 직급이었던 그는 이사회 진입과 함께 단숨에 부친과 공동 대표이사에 올랐다.

제약업계 오너 2·3세들이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투자나 신사업을 꾀하는 사례가 많은 반면 강 대표는 부친의 제약업 정신을 이어받아 개량신약과 신약 개발에 확고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 주목된다.

그는 개량신약에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내놓고 기술을 실현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액상에 고형정제를 넣어 복합제로 만들자는 콤비젤 아이디어를 낸 것도 강 대표로 전해진다. 기계를 다루는 데에도 능숙해 시중에 없는 기계를 직접 개발해 생산에 활용하기도 한다.

이제는 부친이 특히 애정했던 항암제 영역에서 신약 개발을 시도한다. 그가 점찍은 모달리티는 글로벌에서 각광받는 모달리티 '항체약물접합제(ADC)'다. 유엔에스바이오에서 초기 물질을 만들어낸 후 한국유나이티드제약에서 체이로드와 생산을 담당하는 방식이다.

◇"외부투자 없이 자체 기술력으로" 신약개발 외길

신약 개발에서도 한국유나이티드제약만의 독특한 '우직함'이 엿보인다. 신약 개발에 뛰어든 제약사들은 대개 유망 기술을 가진 바이오텍을 인수하거나 외부에서 핵심 물질을 사들인다. 오픈이노베이션을 위해 바이오텍에 전략적투자자(SI)로 나서기도 한다.

내부적으로 신약 기술력이 갖춰져있지 않은 상태에서 개발 속도와 가능성을 높이기 위함이다. 글로벌 빅파마들도 새로운 기술을 빠르게 확보하기 위해 흔하게 채택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하지만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신약 개발에 있어 '남의 기술'을 들이지 않는다. 유엔에스바이오가 와이바이오로직스와 협업을 꾀하고 있지만 이는 ADC의 구성요소 중 하나인 항체를 들이기 위한 것에 불과하다. ADC의 핵심기술이라고 볼 수 있는 링커·페이로드 등 개발은 유엔에스바이오와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이 직접 맡는다.

타법인 출자는 2012년이 마지막이다. 계열사도 해외법인을 포함해 4곳 정도로 단순한 편이다. 바이오텍의 협업이나 투자요청이 다수 들어왔지만 실제 투자를 집행한 사례는 단 한 번도 없었다는 후문이다.

핵심기술은 오롯이 나의 것이어야 한다는 신념 때문이다. 강덕영 대표는 외부에서 기술을 도입하는 건 '전세살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자체 기술을 중시한다. 하물며 건물마저도 임대는 하지 않는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바이오텍에 투자하는 대신 내부 R&D 강화에 공을 들였다. 올해 상반기 기준 R&D 비용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1%로 매년 11~12% 정도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가장 높은 효율을 내는 투자는 자체 R&D 역량 강화라는 인식에서 비롯된 결과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R&D 역량을 강화하면서 투입비용 대비 좋은 성과를 냈다는 점이 가장 큰 강점"이라며 "외부 투자보다는 우리 기술을 쌓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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