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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스윙보터' 국민연금, 중립노선 택하나7.83% 지분 보유, 분쟁 참여 실익 적어…관망 속 엑시트 저울질 관측

이영호 기자공개 2024-09-21 12:03:23

이 기사는 2024년 09월 20일 10: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민연금공단은 고려아연의 주요 기관투자자다. 금번 경영권 분쟁에서 국민연금 지분율은 승부를 좌우할 수 있다. 다만 국민연금이 특정 진영에 힘을 실어줄지 불투명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연금은 분쟁에 참여하기 보단 분쟁을 관망하며 엑시트 플랜을 모색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고려아연 지분 7.83%를 확보했다. 지분율 싸움을 벌이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MBK파트너스·영풍 측으로선 무시할 수 없는 지분 규모다. 국민연금이 어느 진영에 힘을 싣느냐에 따라 분쟁 향방이 바뀔 수 있다.

업계에선 국민연금이 경영권 분쟁에 참여할지 불확실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선거에서 부동층을 뜻하는 '스윙보터'에 가깝다는 관측이다. 스윙보터는 예측이 어려운 유권자층을 뜻한다. 실제 국민연금은 금번 사태를 두고 아직까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국민연금은 주요 주주로 올라있는 투자처에서 목소리를 높이는 경우가 늘고 있다. 2022년 KT 대표이사 선임과정에서 구현모 당시 KT 대표 연임에 반대를 표명했다. '외압'이라는 비판에도 불구 대표 선임에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3월 고려아연 주주총회에서 국민연금은 영풍이 아닌 고려아연 손을 들어줬다. 양 진영 지분율이 비등한 상황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톡톡히 했다. 주총에서는 대주주인 영풍은 배당금을 1만원으로 상향하라고 요구했고, 고려아연 측은 5000원 배당금을 지급하겠다고 맞섰다. 국민연금이 고려아연 측에 서면서 배당금은 5000원으로 확정됐다.

다만 경영권 분쟁은 앞선 사례들과는 무게감이 다르다는 분석이다. 양측 입장이 첨예한데다 사법 리스크까지 거론되고 있다. 양 진영의 진흙탕 싸움이 예상되는 형국에서 국민연금이 분쟁에 휘말렸다간 자칫 구설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이다.

과거 국민연금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표를 던졌던 게 '국정농단 이슈'에 휘말린 적이 있다. 이 여파로 2016년 말 문형표 당시 국민연금 이사장이 구속됐다. 복지부 장관 시절 국민연금에 합병 찬성을 지시했다는 혐의를 받으면서다. 이러한 전례가 있는 국민연금으로선 선택이 쉽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국민연금은 사태를 지켜보며 보유 지분 엑시트 시나리오를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MBK는 전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관투자자 평균 취득가가 45만원 안팎인 점을 고려해 공개매수가를 설정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놨다. 50%에 육박하는 프리미엄을 제공해 기관투자자 주주들에게 투자수익을 회수하라는 '무언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국민연금을 포함한 기관투자자 진영은 전황을 지켜볼 것으로 예상된다. 최 회장 측에서도 대항 공개매수에 나서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수익률 확보를 최우선으로 막판까지 엑시트 시나리오를 저울질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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