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any Watch]'신규 공급계약' 디아이티, 기업가치 반등하나SK하이닉스향 130억 계약 체결, 5세대 HBM 라인
조영갑 기자공개 2024-09-30 09:28:55
이 기사는 2024년 09월 27일 14: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HBM(고대역폭메모리) 점유율 1위 제조사인 SK하이닉스가 5세대 HBM(HBM3E)의 양산에 속도를 내면서 HBM 양산라인에 레이저 어닐링 장비를 공급하는 디아이티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5세대 HBM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린 만큼 레이저 어닐링 수요도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디아이티의 기업가치도 반등할 수 있을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디아이티는 25일 SK하이닉스와 129억원 가량의 반도체 제조 장비 공급계약을 맺고, 관련 장비를 입고한다. 계약 기간은 25일부터 오는 12월 14일까지다. 양산 일정에 따라 공급계약 기간은 변경될 수 있다. 디아이티는 고객사(SK하이닉스)와의 NDA(비밀유지협약)를 의식한 듯 장비의 구체적인 이름을 밝히지 않았다.
디아이티는 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 HBM 양산라인(M16)에 순차적으로 레이저 어닐링 장비를 입고하고, 해당 매출을 올해 실적으로 일부 산입할 전망이다. 반도체 장비의 경우 통상 입고가 완료된 이후 매출액으로 산입되기 때문에 일부가 올해 회계연도 재무제표에 반영되고, 나머지는 내년 상반기 반영될 전망이다. 메인터넌스를 비롯한 ASP(공급단가)를 고려하면 약 2~3기가 공급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의 말을 종합하면 이번 디아이티가 공급하는 레이저 어닐링 솔루션은 SK하이닉스의 5세대 HBM 신규 양산라인에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최근 최대 고객사인 엔비디아에 HBM3E 12단 제품의 양산 공급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5세대 HBM인 HBM3E은 3GB(기가바이트) D램 단품 칩 12개를 수직 적층한 36GB 용량이다. 기존 4세대 HBM3의 용량은 24GB다. 칩의 두께는 동일하되 집적도를 높였다.
SK하이닉스와 약 4년 간 레이저 어닐링 장비를 개발한 디아이티는 지난해 솔루션 관련 퀄을 획득하고, 정식으로 HBM 양산라인에 장비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레이저 어닐링은 웨이퍼 이온주입 과정에서 규소와 타 원소가 잘 섞이게 정렬하는 역할을 한다. 기존 텅스텐 할로겐 램프를 활용한 RTA 방식의 뒤틀림, 단층 등의 단점이 있는데 레이저 조사 방식은 이런 디펙(defect)으로부터 자유롭다. HBM이 칩의 적층 구조이고, 기본적으로 단가가 높기 때문에 치명적인 수율 실패 문제를 잡는 데 중용된다.
최대 고객사인 SK하이닉스가 4세대 HBM 시장의 50% 이상을 점유하고 있고, 5세대 시장에서도 공급망을 선제 확보한 상황이기 때문에 캐파가 늘어날 수록 디아이티의 레이저 어닐링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도 지난 7월 내년 HBM 캐파를 올해 대비 2배 이상 늘리겠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본격 양산구간에 진입하면 약 10k 당 1대 수준의 레이저 어닐링 장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데, SK하이닉스가 70k~100k 수준의 캐파를 확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약 7대에서 10대 가량의 레이저 어닐링 장비가 추가 입고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 경우 레이저 어닐링의 마진율이 높기 때문에 높은 영업이익률이 기대된다.
이번 공급계약을 통해 디아이티는 약 600억원 이상의 수주잔고를 확보하게 됐다. 이는 레이저 솔루션과 기존 AOI 검사장비를 포함한 수치다. 다만 해당 수주잔고가 매출액으로 전량 산입되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IB업계에서는 디아이티의 기업가치 변동성에 주목하고 있다. 디아이티는 지난해 코스닥 반도체 섹터 내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상승률을 과시하면서 투자업계의 이목을 모았다. 지난해 1월 5000원대에 불과하던 주가가 레이저 어닐링 개발 이슈를 타고 점진적으로 상승해 11월 2만5000원 수준으로 5배 상승했다. 올 4월에는 역대 최고점인 3만20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이렇다할 트랙레코드를 보여주지 못하면서 가파르게 떨어져 최근 최고점 대비 절반 수준인 1만5000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HBM 밸류체인 내에서 가장 주목 받는 종목 중 하나였으나 그만큼 반도체 고점론의 역풍도 강하게 맞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디아이티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 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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