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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외이사 추천인의 무게 thebell note

김슬기 기자공개 2024-10-07 08:19:11

이 기사는 2024년 10월 02일 07:06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어떻게 사외이사가 되셨나요?"

최근 국내 금융회사 사외이사 A씨를 만날 기회가 생겨서 어떤 경로로 선임되었는지를 물어봤다. 그는 당시 임기가 만료되는 사외이사의 추천을 받았다고 했다. 지인 추천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자격이 부족한 것은 아니다. A씨는 국제금융 분야에서 탁월한 경력을 보유하고 있는 데다가 국내 투자기관의 기관장으로도 재직했다.

기업 사업보고서에서 이사회 관련 공시를 보다 보면 가장 먼저 궁금해지는 부분이 바로 '이들은 어떻게 사외이사가 됐을까'였다. 사외이사는 이사회에서 지배주주에 휘둘리지 않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고 사내이사에 대해 견제와 감시가 필수적인 만큼 어떤 이가 어떤 경로로 선임됐는지가 중요하다.

하지만 실제 사외이사의 선임경로를 알 길은 많지 않다. 그나마 금융사들은 금융회사지배구조 모범규준이 사외이사 후보군 관리와 추천경로를 공개하고 있다. KB금융지주나 신한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의 경우 후보 제안자를 외부 전문기관, 주주 추천 등으로 기재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의 경우 아예 추천인명을 기재하고 있다. 이 외에도 몇몇 금융회사들이 추천인까지 공개하고 있다.

실제 A씨는 금융회사의 사외이사인만큼 추천인 경로가 모두 공개되고 있고 정책상 아예 실명으로 최초 추천인이 명시되어 있다. 그는 외부에 추천인이 공개된만큼 책임감도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나만 아는 추천인이 아니라 공시를 볼 수 있는 모든 사람들도 추천인을 아는만큼 열심히 해야 한다는 의지가 생긴다는 말이었다.

하지만 일반 기업은 다르다. 사외이사 추천경로에 대해 불명확하게 기재한 경우가 다수인 데다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추천했다'로 끝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이마저도 없는 경우도 많다. 문의해도 공시 의무가 없다거나 외부에 공개할 수 없는 사항이라는 답이 돌아오기 일쑤다.

금융회사는 특정한 지배주주가 없지만 권한과 책임이 크다는 이유로 엄격하게 이사회 공시 기준을 부여받고 있다. 물론 이렇게 공시한다고 해도 여전히 사외이사들의 이사회 견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늘 의심받는다. 하물며 일반기업의 이사회 투명성에 대해서는 늘 의문부호가 따라붙기 마련이다.

소액 주주 입장에서는 사외이사 추천인 명시는 오너가 있는 상장기업에 더 필요한 제도일 수 있다. 외부에서 사외이사 출신이나 이력 등을 보고 지배주주 일가와 학연·지연 등으로 얽혀있다고 해석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추천인이 명시되어 있다면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사외이사의 책임감도 부여할 수 있지 않을까. 물론 추천하는 이의 안목까지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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