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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그룹은 지금]'물적분할 재정비' 이랜드리테일, 팜앤푸드 역할 '눈길'②황성윤 신규 대표 체제 시동, 계열사 시너지 확보에 주안점

김혜중 기자공개 2024-10-15 07:45:54

[편집자주]

이랜드그룹은 매출 규모 5조원, 자산 규모는 10조원을 넘어서는 국내 굴지의 기업이다. 패션을 바탕으로 유통시장 전반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고 호텔 및 리조트 사업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가고 있다. 다만 확장 과정에서의 진통도 존재했고 2010년대에는 유동성 위기에 봉착하기도 했다. 최근에도 신사업을 위해 계열사 간 자금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더벨은 이랜드그룹의 주요 사업을 분석하고 향후 그룹의 방향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07일 15: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랜드리테일은 이랜드그룹 핵심 계열사 중 하나로 백화점 및 아울렛 등의 유통사업을 맡고 있다. 그동안 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수행해 왔지만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을 피하지 못했고 이랜드리테일은 반등을 위해 주요 사업부를 물적분할해 자회사로 배치했다.

최근에는 계열사 간 시너지 확대를 통한 수익성 제고 목적으로 황성윤 대표이사를 신규 선임했다. 황 대표는 기존 이랜드이츠와 이랜드킴스클럽 대표를 겸임하면서 유통·외식 사업간 시너지를 모색해 왔다. 이에 식자재 유통 및 간편식 사업을 통해 유통 부문 주력 계열사를 지원하고 있는 종속회사 이랜드팜앤푸드의 역할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M&A 통한 영토 확장, '유동성 위기→코로나19' 겹악재 맞이

이랜드그룹은 국내 최초의 도심형 아울렛인 ‘2001 아울렛’을 오픈하면서 본격적으로 유통 사업에 발을 들였다. 외형이 커지기 시작한 건 2004년 ‘뉴코아’를 인수하면서부터다. IMF로 인해 법정관리에 들어선 뉴코아를 이랜드월드가 인수했고, 2009년 이랜드월드의 유통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하며 지금의 이랜드리테일이 출범했다.

이후 이랜드리테일은 공격적으로 점포를 확장했고 2010년에는 동아백화점까지 인수하면서 빠르게 몸집을 키웠다. 2009년 2조524억원이던 매출액은 1년 만에 3조2488억원으로 늘었다. EBITDA도 1322억원에서 1983억원으로 50% 증가하면서 그룹의 캐시카우로 자리 잡았다.


다만 2010년대 들어서 이랜드그룹이 유동성 위기에 봉착했고 이랜드리테일도 군살 빼기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우선 2017년 주요 사업 중 하나인 ‘모던하우스’를 MBK파트너스에 매각해 7130억원을 확보했다.

여기에 기업공개까지 추진하면서 추가 자금 조달을 노렸다. 2017년 반기말까지 IPO를 성사시키는 것이 목적이었지만 기대한 기업가치를 책정받지 못했고 이랜드파크 미지급 임금 이슈 등이 겹치면서 잠정 연기됐다. 이에 동아백화점 본점을 포함한 5개 점포를 매각하는 작업도 이어졌다.

매각을 통해 유동성 위기가 일단락된 후에는 코로나19라는 변수를 맞이했다. 백화점과 아울렛이라는 오프라인 채널 중심의 사업 구조를 구축한 이랜드리테일도 타격을 피해 가지 못했다. 2019년 2조1067억원이던 매출액은 2020년 1조7562억원으로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2126억원에서 16억원으로 급감했다.

코로나19 시기 이랜드리테일은 내실 다지기에 들어섰다. 패션브랜드 사업부문과 하이퍼마켓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이랜드글로벌과 이랜드킴스클럽을 신설했다. 지주사로부터 이랜드건설 지분을 사들여 자회사로 편입시키고 신선식품 전문 유통업체 이랜드팜앤푸드를 설립했다. 외식과 패션, 식자재 유통 등 유관 사업부서를 독립시켜 기민하게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내실 다지기 완료, 황성윤 체제 출범 '팜앤푸드' 중심 시너지 모색

이랜드그룹은 최근 창립 44주년을 맞이해 경영진 인사를 단행했고 이랜드리테일 대표로 황성윤 대표(사진)를 선임했다. 애슐리 현장 매니저와 점장으로 이력을 시작한 황 대표는 2021년 이랜드이츠 대표이사로 발탁됐고 코로나19 시기 애슐리퀸즈 중심의 체질 개선으로 이랜드이츠의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지난해부터는 이랜드킴스클럽 대표도 겸임하기 시작했다. 애슐리퀸즈 메뉴를 활용한 즉석조리식품을 선보이면서 계열사 간 시너지 활용법을 제시했다. 이번 인사를 통해서 채널과 외식 부문 전반의 시너지 확대가 기대되는 이유다.

향후 황 대표는 '이랜드팜앤푸드'를 중심으로 계열사간 시너지를 모색할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코로나19 시기 진행된 물적분할로 이랜드리테일은 유통사업부문을 총괄하는 중간지주사 겸 백화점·아울렛 채널을 전개하는 법인으로 자리했다. 100% 자회사로 이랜드킴스클럽, 이랜드글로벌을 두고 있으며 호텔 및 리조트 사업을 영위하는 이랜드파크 지분도 49% 보유하고 있다. 이랜드파크는 외식사업을 전개하는 이랜드이츠의 모회사이기도 하다.

이러한 지배구조 속 이랜드팜앤푸드는 이랜드킴스클럽의 자회사로 신선식품 등 식자재 유통을 전개하고 있다. 외부업체가 아닌 계열사를 통해 하이퍼마켓 사업을 펼치고 있는 이랜드킴스클럽과 외식사업 이랜드 이츠 등에 식자재를 소싱한다. 중간 단계를 없애고 ‘농가-유통업체-고객’이라는 유통 구조를 확립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외식 사업과 하이퍼마켓 사업 수익성 확보의 기반은 이랜드팜앤푸드에 있는 셈이다.


이와 별개로 최근엔 간편식 사업에도 힘을 쏟고 있다. 2024년 1월에는 연구개발을 위한 전담 부서도 신설했다. 계열사 외부 채널 입점 및 매출 다각화를 통해 올해 전체 매출액에서 간편식 매출 비중이 30%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물적분할로 외부 입점이 더욱 자유로워진 덕분에 매출액에서 외부 채널이 차지하는 비중도 40% 수준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2023년 1378억원이던 매출액도 2024년에는 세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랜드팜앤푸드가 유통 부문에서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랜드리테일 관계자는 “코로나19 기간은 물적분할을 통해 계열사들이 기민하게 시장에 대응할 수 있도록 기반을 다졌다”며 “이랜드팜앤푸드를 통해 오프라인 채널 및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외부 매출 확대도 기대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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