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MZ도 아이폰 쓴다' 위기의 삼성 스마트폰 프리미엄은 애플, 중저가는 중국…반격 카드 폴더블마저 흔들
김도현 기자공개 2024-10-22 07:32:38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8일 14: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 모바일 사업이 흔들리고 있다. 미국과 중국 경쟁사 사이에서 애매한 포지션으로 굳어지면서다. 성장세가 주춤한 스마트폰 시장에 폴더블폰을 통해 새 바람을 일으키고자 했지만 기대 이하다. 오히려 중국발 돌풍이 거세다.더욱 문제는 앞으로다. 한국은 물론 동남아 등 삼성전자가 공략하려는 국가의 'MZ 세대'의 아이폰 선호도가 높아지면서다. 가성비를 따지는 고객층은 샤오미, 오포, 비보 제품을 선택하는 분위기다. 현재보다 미래에 대한 우려가 더 큰 배경이다.
18일 시장조사기관 카날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애플이 올 3분기 스마트폰 시장에서 각각 18%의 점유율은 차지했다. 근소한 차이로 삼성전자가 앞섰으나 격차 크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IDC 등 다른 기관 수치도 유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양사가 21%와 17%였던 것과 비교하면 삼성전자가 추격을 허용했다. 물론 애플이 '아이폰16' 시리즈를 전작보다 이른 시점에 내놓긴 했지만 '갤럭시Z6' 시리즈를 조기 출시한 건 삼성전자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는 매년 상반기(갤럭시S)와 하반기(갤럭시Z)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공개하고 중간중간 중저가 신제품을 내놓는다. 반면 애플은 하반기에만 신작을 출시하고 무작위로 SE 버전을 선보인다. 라인업이 풍부한 삼성전자가 출하량 측면에서 앞서온 이유다. 대신 수익성은 프리미엄에 올인하는 애플이 우세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러한 공식도 깨지려는 흐름이다. 애플이 강세인 4분기에는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지고 삼성전자 우위인 다른 분기에는 간격이 좁아지고 있다. 내년에는 연간 점유율에서 애플이 앞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삼성전자의 또 다른 공략 무대인 아프리카, 남미 등에서는 중국 공세가 거세다. 아프리카에서는 트랜션이 삼성전자를 밀어낸 지 오래다. 남미에서는 삼성전자 점유율이 30%대 초반으로 떨어진 대신 샤오미, 아너 등이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갤럭시 생산기지인 베트남과 인도에서도 삼성전자 영향력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중국이 여러 중저가폰을 제시하면서 소비자의 선택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지역 중산층 및 젊은층의 애플 관심도가 꾸준히 높아지는 추세다. 베트남에서 근무 중인 전자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어린 친구들이 아이폰을 쓰는 모습이 많이 보인다"며 "수개월치 월급을 모아서라도 아이폰을 산다. 과거 갤럭시를 쓰던 이들이 아이폰으로 갈아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스마트폰 성능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브랜드 이미지 또는 가성비가 최우선 구매 요소로 꼽히는데 삼성전자는 각각 애플과 중국에 밀리는 모양새다. 디자인과 감성을 앞세운 애플, 가격과 다양성을 내세운 중국이 삼성전자 자리를 빼앗고 있다는 의미다.
삼성전자가 선점한 폴더블폰 분야에서도 중국이 만만치 않은 기세로 추격 중이다. 더 얇고, 더 많이 접히는 제품을 연이어 출격시키면서 삼성전자를 긴장케 했다. 1~2년 전만 해도 품질 차이가 컸지만 최근 들어서는 상당 부분 좁혀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애플까지 가세하면 갤럭시Z 시리즈의 입지는 더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반도체 부문의 지원사격이 약해진 점도 부정적이다.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와 파운드리사업부의 합작품인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엑시노스' 시리즈가 기대 이하의 완성도로 갤럭시S에 재차 배제된 것이 대표적이다.
이에 따라 퀄컴 AP가 전량 탑재되는 데 이는 갤럭시S 판매가를 높이는 데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내년 초 공개되는 '갤럭시S25' 시리즈는 전작 대비 두 자릿수 이상 비싸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 7월 출시한 6세대 폴더블폰이 높은 가격으로 발목을 잡힌 바 있다.
삼성전자는 이달과 내달 각각 '갤럭시Z폴드 SE', '갤럭시S24 FE' 출시를 앞두고 있다. Z폴드 SE는 Z폴드6보다 두께를 줄인 것이 특징이다. 이미 고가인데 더 비싸지는데다 물량이 많지 않아 실적에 큰 도움을 주기는 어렵다. S24 FE는 가성비 있는 프리미엄폰인 셈인데 출하량 규모가 크지 않아 의미 있는 매출이 나오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협력사 임원은 "갤럭시 충성 고객이 현격하게 줄어들고 있는 부분이 제일 무서운 부분"이라며 "삼성전자에서 원가절감 차원에서 국내 협력사에 무리한 단가 인하를 요구하거나 중화권 부품을 사용하는 빈도가 늘고 있는데, 이렇게 되면 국내 모바일 생태계 전반이 무너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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