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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역대 최대' 순익 이끈 조병규 행장 용퇴 영업력 회복해 '기업금융 명가 재건' 초석…줄곧 강조한 쇄신 의지 담아 거취 결정

최필우 기자공개 2024-11-26 16:08:40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6일 14: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병규 우리은행장(사진)이 용퇴를 결정했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역대 최대 순이익을 기록하는 등 '기업금융 명가 재건' 초석을 놓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강조한 영업력 불씨를 살리고 차기 행장에게 배턴을 넘기게 됐다.

조 행장은 조직 쇄신에 힘을 싣는 차원에서 용퇴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우리은행이 전임 회장 친인척 부정대출 사건으로 흔들리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새로운 리더십을 세우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조 행장이 재임 기간 줄곧 강조해 온 쇄신 의지를 담아 본인의 거취를 결정했다.

◇재임 중 기업대출 '30조' 성장, 영업통 진면목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조 행장은 조직 쇄신을 위해 연임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이사회에 전달했다. 또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 자신을 롱리스트 후보군에서 배제하고 인선을 진행해달라고 요청했다.

조 행장은 임 회장 취임 후 진행된 은행장 승계 프로그램에서 1위를 차지하며 지난해 7월 행장 자리에 올랐다. 당시 임 회장은 영업력을 기준으로 행장 후보군을 평가했다고 밝혔다. 임 회장의 성과주의 조직문화 도입과 계열사 영업력 회복 선봉에 설 인물로 조 행장이 낙점된 것이다.

조 행장의 영업력은 행장이 되기 전부터 정평이 나 있었다. 그는 2012년 대기업심사부장, 2017년 강북영업본부장, 2022년 기업그룹장을 역임했다. 상일동지점장 시절 지점을 전국 1위 점포로 만들었고 기업영업본부 재직 시절엔 2013년 KPI 전국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행내에서 영업력 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임 회장 취임 후 조 행장의 진면목이 발휘됐다. 그가 취임하기 전인 2023년 2분기 161조원이었던 기업대출 잔액은 지난 3분기 기준 191조원까지 증가했다. 재임 기간 기업대출 잔액이 30조원(18.6%) 증가한 셈이다. 전국 주요 산업단지에 거점 점포를 신설하고 직접 영업 일선에 나서면서 성과를 냈다.

대출잔액이 늘면서 실적도 개선됐다. 우리은행은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 2조531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에 비해 10.1% 늘어났다. 우리은행을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 2조531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에 비해 10.1% 늘어난 금액이다. 우리은행의 약진에 힘입어 우리금융은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역대 최대 순이익을 기록하기도 했다.

◇임기 중 파격 인사로 쇄신 주도…조직 위해 결단

조 행장은 재임 기간 잇따른 파격 인사로 조직 쇄신에 앞장섰다. 정기 인사가 끝난 지 3개월 만인 올해 4월 글로벌그룹장을 전격 교체하면서 조직에 긴장감을 돌게 했다. 정기 인사와 하반기 인사에서 성과가 부진한 본부장, 지점장을 후선 배치하고 우수한 실적을 낸 인력에게 근무지 선택권을 주며 책임과 보상을 명확히했다.

이후 전임 회장 친인척 부정 대출 사건이 불거지면서 조 행장 스스로 거취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본인이 직접적으로 부정 대출 사건에 개입돼 있진 않으나 검찰 압수수색과 금융감독원 정기검사가 이어지면서 조직을 위해 결단을 내릴 필요가 있었다. 용퇴를 통해 CEO 리스크를 차단하고 차기 행장을 인선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조 행장이 자리를 비켜주면서 우리은행은 차기 행장 인선 작업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자추위는 조 행장을 제외한 롱리스트를 꾸리고 막바지 후보 평가에 한창이다. 변수가 발생하지 않으면 이번주 차기 우리은행장 최종 후보가 공개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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