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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차기 리더는]조직쇄신 중심에 선 임종룡 회장…행장 인선 영향은사퇴 가능성 일축, 조병규 행장과 거취 연동될 듯…연임 가능성 감안, 후보군 비공개 전환

최필우 기자공개 2024-10-21 13:05:02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7일 07:36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사진)이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자리를 빌려 사퇴 가능성을 일축하면서 우리은행장 인선에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경영진 교체보다 조직 쇄신에 방점을 찍은 만큼 조병규 우리은행장에게 힘이 실릴 가능성이 생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 행장 임기가 1년 연장되면 임 회장과 임기 만료 시점이 같아진다.

우리은행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CEO 후보군을 비공개 전환한 것도 조 행장 연임 가능성을 고려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임 회장은 지난해 은행장 선정 프로그램을 도입하면서 후보군과 평가 절차를 투명하게 공개하기로 했으나 올해는 비공개로 진행 중이다. 조 행장 연임 도전이 공식화되면 인선 과정에 영향이 있다는 점을 감안했다.

◇"내부통제 강화·기업문화 혁신 추진할 때"

임 회장의 국회 정무위 국감 증인 출석으로 우리금융 경영진의 스탠스가 명확해졌다. 정무위 소속 의원 다수는 임 회장에게 사퇴 의사를 물었으나 임 회장은 "책임져야 할 일이 있으면 책임을 지겠다"면서도 "지금은 조직 안정과 내부통제 강화에 힘쓰고 기업문화 혁신을 추진할 때"라고 밝혔다. 사실상 사퇴 가능성을 일축했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좌), 조병규 우리은행장(우)

임 회장의 발언은 검사 결과 법적 문제가 있으면 책임을 지겠지만 자체적으로 판단하기에 사퇴할 정도의 사안은 아니라는 자신감의 표현으로 읽힌다. 임 회장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경영진 비판이 우리금융에 대한 인사 개입이 아니라고 강조하면서도 전임 회장 친인척 부정 대출 사태를 은폐·축소하려는 시도는 없었다고 거듭 밝혔다.

임 회장이 자리를 지키면 조 행장도 입지를 공고히 할 수 있다. 임 회장은 자추위원장 자격으로 선임한 조 행장과 우리은행 경영에 연대 책임을 지고 있다. 이번 사태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뒤 조 행장만 책임을 지게 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 임 회장은 국감에서 현 우리금융 내부통제 라인에 대한 신뢰도 표명했다.

올해 100억원 규모의 횡령 사태, 350억원 규모의 부정 대출 사건을 제외하면 조 행장이 준수한 경영 성과를 냈다는 점도 참작될 것으로 보인다. 조 행장의 영업력 강화 노력에 힘입어 우리은행은 올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또 쇄신 인사를 통해 성과주의 조직 문화를 도입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임 회장은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꼽히는 분파적 조직 문화도 감안해야 한다. 그룹이 위기에 봉착한 상황에서 조 행장이 연임하지 않고 신임 행장 선임 쪽으로 가닥을 잡으면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간 계파 갈등이 다시 촉발될 수 있다. 임 회장-조 행장 체제에서 지속해 온 조직 문화 개선 작업을 이어가는 게 그룹에 안정감을 줄 수 있다.

◇롱리스트 비공개, 후보군 공개 시점 저울질

지난달 말 개시된 은행장 선정 프로그램이 비공개로 전환된 것도 조 행장의 연임 가능성을 염두에 둔 조치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임 회장은 지난해 은행장 선정 프로그램을 도입하면서 절차 개시와 함께 4명의 후보군을 공개했다. 이번엔 후보군을 외부에 알리지 않는 방식으로 후퇴했다. 후보군에 조 행장을 포함시키는 게 공식화되면 국감과 금감원 정기검사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을 고려했다.

후보군 공개 시점은 임 회장의 판단에 달려 있다. 임 회장은 자추위원장으로 우리금융 계열사 CEO 선임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금감원 정기검사가 다음달 중순께 마무리되고 이 원장이 우리금융에 대한 입장을 재차 밝히면 전반적인 상황을 감안해 후보군과 선정 사유 등을 공개하는 수순이 점쳐진다.

금감원이 지배구조 모범관행을 통해 CEO 선정 과정을 투명하게 운영해달라고 당부한 만큼 숏리스트 선정 단계에서는 후보군 면면을 공개할 필요가 있다. 숏리스트 공개 없이 조 행장 연임 또는 신임 행장 선임이 결정되면 또 다시 금감원의 비판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임 회장이 자추위를 주관하면서 공개 시점을 저울질해야 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은행장 선정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지만 후보군을 언제 공개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투명한 운영이 바람직하겠지만 현 상황을 고려하면 원활한 인선을 위해 외부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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