닻 올린 성장사다리펀드2, 시들해진 인기 '이유는' 정책자금 매칭 불가로 자금 확보 어려움…출자비율 낮아 매력 떨어진다 반응도
이기정 기자공개 2024-11-29 07:50:51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8일 13: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성장금융이 진행하는 성장사다리펀드2 출자사업이 다소 불안한 출발을 알렸다. 북적였던 출자사업 설명회가 무색하게 실제 하우스들의 지원은 많지 않았다. 다른 정책자금과 매칭을 금지한게 낮은 경쟁률을 기록한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성장금융이 공개한 성장사다리2 출자사업 딥테크 분야 접수 현황에 따르면 총 10곳의 하우스가 도전장을 냈다. 이번 출자사업은 △딥테크(자율제안, 기술금융, 창업기업) △기후대응 △세컨더리(앵커, 매칭) △매칭(혁신성장, 핀테크) 등 8개 분야로 나눠 진행된다. 이중 딥테크 분야 위탁운용사(GP)를 다음달 내 먼저 선정하고 다른 분야는 내년 1월 뽑을 예정이다.
딥테크 분야 경쟁률은 총 1.25대 1로 집계됐다. 8곳을 뽑는데 10곳이 지원서를 냈다. 세부 분야별로 보면 4곳을 뽑는 자율제안 부문에서 7곳이 도전해 내 가장 지원사가 가장 많았다. 또 2곳의 GP를 선정하는 창업기업 부문에서 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기술금융 부문은 2곳을 뽑는데 단 한곳만 지원했다.
2013년 결성된 성장사다리펀드는 성장금융을 대표하는 모펀드다. 2016년 공식 출범한 성장금융의 모태가 정책금융공사(현재 산업은행) 내 성장사다리펀드 사무국이다. 주요 출자자(LP)는 산업은행과 IBK기업은행, 은행권청년창업재단(디캠프) 등으로 규모는 약 1조8500억원이다.
성장사다리펀드는 2013년부터 약 9년 동안 자펀드 출자를 진행했다. 모펀드 규모가 2조원에 육박하는만큼 국내 벤처캐피탈(VC) 대부분이 성장사다리펀드 출자를 받은 경험이 있다. 다른 정책 자금과 매칭이 가능한 구조로 자금 확보가 용이해 중소형사부터 대형사까지 GP도 다양한 편이다.
성장사다리펀드는 상대적으로 인기가 많은 출자사업이었다. 실제 그간 출자사업 경쟁률은 대부분 5대 1 이상이었다. 대표적으로 2017년 진행된 '초기기업 Follow-on' 출자사업의 경우 3곳의 GP를 선정하는데 25곳이 지원서를 내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 때문에 성장사다리펀드2 출자사업에도 업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실제 지난 13일 진행된 출자사업 설명회에 50곳 이상의 하우스가 방문하면서 역대급 경쟁률을 기록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다만 접수 현황 결과는 예상을 크게 빗겨갔다. 예상보다 출자사업 매력도가 크지 않았던게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대표적으로 1호 성장사다리펀드는 모태펀드와 산업은행 등 다른 정책자금과 출자사업 매칭이 가능했지만 이번에는 원칙적으로 매칭을 금지했다.
이는 정책자금간 중복 출자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성장금융 관계자는 "성장사다리펀드 1호에서는 일부 분야에서 다른 정책자금과 매칭이 가능했다"며 "다만 이번 출자사업부터는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성장금융 자체 출자비율도 높지 않아 VC들이 지원 의사를 접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 딥테크 분야 성장금융 출자비율은 40~50% 수준이다. 지원사는 나머지 자금은 오직 민간에서 확보해야 한다.
한 VC 대표는 "펀드 결성 규모가 최소 200억원으로 작지 않은데 100억원 이상의 자금을 민간에서 구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현실적으로 펀드 결성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며 "출자사업 설명회를 방문한 VC 대부분이 이같은 반응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출자사업 공고 시점이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있다. 또 다른 VC 임원은 "성장사다리펀드2 출자 공고와 유사한 시점에서 출자비율이 최대 75%에 달하는 IBK혁신펀드 출자사업이 나왔다"며 "당연하게 성장사다리 출자사업 매력도는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쟁률이 저조했던 기술금융과 창업기업 분야는 투자 난도도 절대 낮지 않다"며 "특히 창업기업 부문의 경우 디캠프 연관 기업에 약정총액 절반 이상을 투자해야 해서 투자 대상이 매우 한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성장금융은 지난해 12월 산업은행 출자사업에 선정됐다. 모펀드 운용 기간은 오는 2028년까지로 주요 출자 분야는 △딥테크 △에너지 △기후테크 △세컨더리 △매칭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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