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d & Blue]조선업 슈퍼사이클 올라탄 성광벤드, 상승 랠리 지속신년 52주 최고가 경신, 수주 물량 증가 기대감
김지원 기자공개 2025-01-14 11:24:45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03일 10:3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성광벤드의 주가가 상승랠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최근 1년 주가 추이를 놓고 보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서서히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습니다. 상반기 내내 1만원대 초반에서 횡보하다 7월 중순 한 차례 급등한 뒤 다시 10월 말까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였습니다.
11월 초부터 주가가 치솟더니 한 달 만에 주가가 2배 오르며 단숨에 2만원을 돌파했습니다. 올해 첫 거래일이던 지난 2일에는 장중 2만5500원을 기록해 52주 최고가를 갈아치웠습니다. 시계열을 최근 10년으로 넓혀봐도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2015년 이후 주가가 2만원을 터치한 적은 한 번도 없었죠.
길었던 횡보기간이 끝나고 연일 주가 상승세가 지속되며 거래량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일일 거래량이 100만주를 넘은 날은 20일 중 7일이나 됩니다. 24일, 27일, 30일을 제외한 모든 거래일에 50만주 이상 거래됐습니다.
◇Industry & Event
성광벤드는 관이음쇠 제조업을 영위하는 기업입니다. 1980년 설립돼 2001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습니다. 성광벤드가 생산하는 관이음쇠는 석유·화학 플랜트, 조선·해양플랜트, 발전 플랜트 등에서 증기, 물, 기름, 공기 등의 배관에 사용되는 배관재입니다.
국가기간산업인 조선업, 석유·화학 플랜트 산업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업을 영위하는 만큼 국내외 설비산업의 경기변동에 따라 매출 규모 변동이 큰 편입니다. 지난해 3분기 연결 누적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695억원, 381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1.4%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1.1% 증가했습니다.
최근의 주가 상승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후보의 당선 소식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의 에너지 비용을 최저 수준으로 낮추기 위해 LNG 사용을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죠. 그가 한국 조선업계에도 협력을 제안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성광벤드를 비롯한 국내 조선주들의 주가는 일제히 급등했습니다.
조선업계가 오랜 기간 이어졌던 불황에서 벗어나 슈퍼사이클에 본격적으로 진입한 만큼 당분간 관련 기업들의 주가 상승세도 이어질 거란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특히 환경규제에 따라 친환경 선박인 LNG운반선 수요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LNG용 피팅을 공급하는 성광벤드의 실적 개선 기대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대왕고래 프로젝트'로 불리는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사업 진행 소식까지 더해졌는데요. 시추 작업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면 가스관, 송유관 등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해당 사업을 영위하는 성광벤드도 수혜를 볼 거란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Market View
주가가 빠르게 오르며 시장에서도 성광벤드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가장 최근 발간된 증권사 리포트는 하나증권의 '실적 추이 및 전망'이라는 제목의 리포트입니다.
위경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LNG 운반선과 LNG 액화 플랜트 모든 분야에 피팅 공급 가능하다는 점에서 LNG 시대에 따른 수혜가 가장 큰 업종 중 하나"라며 "특히 LNG 부문 수주 비중이 높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해당 리포트에서 밝혔습니다.
이어 "수출 내 미국 비중이 높다는 점, 미국이 LNG 액화플랜트 증설에 공격적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Keyman & Comment
성광벤드의 키맨은 안재일 대표이사입니다. 1962년생으로 부산동성고와 동국대학교를 졸업한 이후 설립자인 부친 안갑원 회장의 뒤를 이어 2003년부터 성광벤드의 대표이사로 취임했습니다. 이사회 의장도 겸하고 있습니다.
더벨은 최근 주가흐름에 대해 질문하기 위해 성광벤드에 직접 연락했습니다. IR 업무를 담당하는 신상기 이사로부터 답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신 이사는 "미국 LNG 터미널에 납품을 많이 하고 있는데 트럼프 당선인 취임 이후 수주 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와의 연관성도 부인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는 "시추만 이뤄진다면 당사의 제품이 활용될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올해 업황도 긍정적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는 "LNG 플랜트 외에 원자력 플랜트 사업도 진행 중인데 상반기 중 신한울 3·4호기 발주가 시작되면 입찰에 나설 예정으로 이에 따른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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