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1월 23일 07시0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회사에 전달은 하겠지만 답변이 올지는 모르겠습니다. 최대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얼마 전 더본코리아 지역개발사업에 관해 취재할 때의 일이다. 관련 사업으로 거둔 매출액이 100억원을 넘는다는 보도를 접하고 여러 경로를 통해 회사에 연락을 취했다. 과장된 부분이 있기에 다른 각도로 다룰 가치가 있다고 봤다.
반드시 회사 코멘트가 필요한 것은 아니었다. 증권신고서와 투자설명회(IR) 자료만 봐도 사실에 어긋난 숫자임을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최대한 입장을 반영하고 싶었기에 연락을 시도했다. 마지막엔 언론 문의를 대행하는 곳과 소통했지만 "답변이 어려울 것 같다"라는 답만 돌아왔다.
취재 도중 공식 입장이 나왔다. 백종원 대표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영상을 통해서다. 지역축제 관련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는 설명, "상상으로 회사에 대한 분석을 안 했으면 좋겠다"는 입장이 담겼다. 앞으론 유튜브 신규 콘텐츠인 '더본 뉴스'로 소식을 전하겠다는 내용도 있었다. 기사는 마무리했지만 찜찜함이 남았다.
누구와 어떤 방식으로 소통하는가는 전적으로 경영진의 판단에 달려 있다. 언론 접촉에 응대하지 않는 상장사는 더본코리아 이외에도 많다. 이 회사가 특이한 부분은 대표 개인 유튜브 채널 활용에는 매우 적극적이라는 점이다. 십년 이상 이런 저런 방송 활동을 이어오며 형성된 팬들이 주된 소통 대상이다.
이런 행보를 보면 백 대표가 상장 이후에도 여전히 '팬덤'에만 머물러 있다는 생각이 든다. 주식시장에서 소통이란 기본적으로 검증을 의미한다. 투자자들은 탐방이나 IR, 언론 보도를 통해 공유된 정보를 기반으로 매수와 매도를 결정한다. 검증이 누적되면 기업의 합리적 가격(Fair Market Value)이 형성된다.
주주의 언어와 팬덤의 언어는 다르다. 유튜브로만 전하는 소식은 일방적 소통에 가깝다. 반면 자본시장에선 늘 질문과 대답이 오간다. 때론 팬덤 같은 주주 집단이 등장하는 일도 있다. 그러나 이 역시 인플루언서를 향한 '선망'과는 차이가 있다. 팬심의 크고 작음이 아닌 가격의 높고 낮음을 따지기 때문이다.
백 대표는 뛰어난 최고경영자(CEO)이자 인플루언서다. 만나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자면 사업에 대한 열정 역시 누구보다 크다. 과장을 좀 보태 '천재'라고 표현한 이도 있었다. 적어도 대중적 영향력을 국내에서 가장 잘 활용하는 CEO임은 틀림없다. 그런 영민함이 자본시장의 언어와 융화되는 게 회사에도, 주주에게도 올바른 방향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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