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d & Blue]'상장 1주년' HB인베, 주주환원 힘입어 상승세 탈까첫 배당 시가배당률 12% 초과…황유선 대표 "시장 신뢰 쌓을 것"
최윤신 기자공개 2025-02-13 09:04:46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11일 07시4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지난해 1월 25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벤처캐피탈(VC) HB인베스트먼트가 상장 1년을 넘겼습니다. 지난해 코스닥시장 전반의 부진이 심화하고 VC 섹터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줄어들며 HB인베스트먼트는 상장 이후 주가가 우하향 흐름을 보여왔는데요. 상장 1주년을 계기로 배당주로서 자리매김해 주가 반등이 이뤄질 지 이목이 모입니다.
HB인베스트먼트는 지난 7일 장 마감후 2024년 잠정실적을 공시하고 상장 후 첫 결산배당 금액을 공개했습니다. 배당금은 주당 200원으로 파격적인 수준으로 평가됩니다. 7일 종가(1557원)을 기준으로 계산한 시가배당률이 12.85%에 달하기 때문이죠. 주주명부 폐쇄일인 지난해 12월 16일을 기준으로 2거래일 전부터 과거 1주일간의 최종가격 산술평균(1649원)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12.13%입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시가배당률이 10%를 넘는 기업은 찾아보기 쉽지 않습니다. 두자릿수의 시가배당률은 주가가 시장에서 저평가됐고, 기업이 적극적인 배당 의지를 보인다는 점을 방증하는 것으로 평가됩니다. 이번 배당에서 HB인베스트먼트의 배당성향은 92.4%에 이릅니다. 지난해 HB인베스트먼트의 당기순이익은 58억6586만원으로 잠정집계됐는데 이 중 54억2140만원을 배당하기로 했습니다. 지난해 벌어들인 돈의 대부분을 주주들에게 돌려주는 통 큰 결정입니다.
이같은 배당의지를 토대로 HB인베스트먼트의 주가가 제자리를 찾아갈 지 관심이 모입니다. 실제 HB인베스트먼트의 주가는 다음 거래일인 10일 4.69% 올랐습니다. 상장 이후 눈에 띄는 주가 상승 흐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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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인베스트먼트는 지난 2024년 1월 상장 당시 공모가격 3400원으로 증시에 입성하며 226억원의 공모자금을 모았습니다. 증권신고서에서는 2400~2800원의 밴드를 제시했는데,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의 큰 흥행으로 당초 기대보다 높은 몸값을 인정받았습니다.
2024년 초는 IPO 제도변화 등으로 인한 공모주 광풍이 불던 시기였습니다. 당시 상장한 대부분의 기업이 그랬듯 HB인베스트먼트도 상장 직후 극심한 주가 변동을 경험했습니다. 상장 첫날 주가는 1만1400원까지 치솟았다가 공모가격의 두배 수준인 6700원에 마감했습니다. 상장 직후 차익 거래를 위한 수요에 의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상장 직후의 주가 급등은 장기적인 주가 흐름에 긍정적이지 않았습니다. 공모주에 반짝 관심이 끝나자 시장의 관심은 빠르게 옮겨갔습니다. 상장일인 2024년 1월 25일 거래량은 1억1583만주에 달했는데, 10번째 거래일인 2월 7일에는 100만주 미만의 거래가 이뤄졌습니다. 거래량 침체는 지속됐고 지난 9월 13일에는 1만주 미만의 거래가 이뤄지기도 했습니다.
HB인베스트먼트는 지속적인 투자성과를 기록하며 좋은 흐름을 이어갔지만 주가는 지속 우하향하는 흐름을 보였습니다. 상장 이후 1년이 지난 시점에서 주가는 공모가격의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HB인베스트먼트는 매분기 기업설명회를 여는 등 적극적으로 주주소통에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시장의 관심을 되돌리진 못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뤄진 HB인베스트먼트의 파격적인 배당은 주주가치를 크게 높인 것이라 주목받습니다. 황유선 HB인베스트먼트는 상장 당시 IR에서 현금성이익의 20%가량을 배당하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요. 첫 배당에서 이를 훌쩍 넘어서는 주주환원을 결정하며 앞으로의 행보에 기대를 모으게 했습니다.
◇Industry & Event
펀드레이징과 회수가 쉽지 않은 상황이 이어지며 국내 VC업계의 어려움은 큰 상황입니다. 투자재원이 되는 펀드레이징이 어려운 상황이다보니 투자에도 소극적일 수밖에 없죠. VC업계의 어려움이 큰 상황에서 HB인베스트먼트는 업황을 이겨내는 펀더멘털을 보이고 있습니다.
잠정집계된 2024년 실적은 2023년 대비 감소하긴 했습니다. HB인베스트먼트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51억원, 65억원으로 전년 대비 26.2%, 38.9% 각각 감소했습니다. 이는 지난 2023년 역대급 실적을 달성한 데 따른 기저효과의 영향이 큽니다. 지난 2023년 HB인베스트먼트는 성과보수만 95억원이 발생하는 등 역대급 실적을 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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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반해 지난해는 1~3분기 기준 성과보수가 24억원가량 유입됐습니다. 전년 동기 76억원 대비 큰 폭으로 줄어든 수치입니다. 다만 4분기만 놓고 보면 지난해보다 좋은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4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67% 증가한 47억원을 기록했고 같은기간 순이익도 전년 동기대비 늘어난 1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HB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지난해 실적과 관련해 "VC 업종 특성상 각 포트폴리오의 회수, 청산 시점이 다르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볼 필요가 있으며, 2025년 청산 예정인 투자 조합의 실적이 이미 성과보수 구간에 있고, 신규 조합 결성에 따른 관리보수가 증가하기 때문에 성장성은 지속 유지될 전망”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제 회수실적들은 가시화하고 있습니다. HB인베스트먼트는 올해 초 케이웨더의 회수를 완료하면서 투자원금(20억원)의 2배 가량인 41억원을 회수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최근 코스피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통과하고 증권신고서 제출을 앞두고 있는 달바글로벌에서도 수백억원대 회수를 기대중입니다. 이밖에 항체약물접합체(ADC) 신약개발사인 노벨티노빌리티도 예비심사를 청구하며 상장 가시권에 들어온 상태입니다.
지난해 VC업계는 펀드레이징이 가장 어려운 한 해로 꼽혔는데요. HB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VC업계의 펀드레이징이 어려운 상황이었음에도 상장 첫 해 4개의 펀드를 결성하며 1336억원 규모의 펀드레이징 실적을 쌓았습니다. 지난해 말 출자사업에서 확보한 350억원을 더하면 실질적으로 모은 금액은 총 1686억원에 달하죠. 이에 따라 관리보수 유입규모가 늘어나고 지속적인 성장 기회를 얻을 전망입니다.
◇Market View
HB인베스트먼트와 관련한 증권사의 리포트는 많지는 않습니다. NH투자증권의 윤유동 연구원이 두번의 리포트를 낸 적이 있는데요. 지난해 12월 17일 발간한 리포트가 가장 최근입니다. 투자의견을 제시하진 않았습니다.
윤 연구원은 '분산된 포트폴리오가 돋보이는 구간'이라는 제목의 리포트를 통해 "멀티섹터 투자 기조를 바탕으로 타사 대비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 중"이라며 "2023년 HPSP를 성공적으로 엑시트하며 투자역량을 증명했고 이를기반으로 지속적인 정책자금 조달 및 AI와 반도체 투자사이클을 지속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 리포트는 또 VC업계의 업황이 바닥을 통과하는 상황에서 양호한 펀드레이징 성적을 거두고 있는 것에 주목했습니다.
NH투자증권이 지난해 6월 낸 '투자자산 회수가 담보하는 실적 안정성' 리포트에서도 인상깊게 볼 부분이 있습니다. 윤 연구원은 "상장 이후 펀드에 GP가 10% 이상 출자하며 책임감을 높이는 모습"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실제 HB인베스트먼트는 상장을 통해 마련한 자금을 바탕으로 GP 커밋 비중을 높이고 있습니다. LP들의 부담을 낮추는 것은 물론 책임경영을 통해 신뢰를 높일 수 있는 방식입니다. GP커밋 비중이 높은만큼 펀드에서 배분이익이 나오면 하우스의 재무에도 큰 보탬이 될 수 있습니다.
◇Keyman & Comments
HB인베스트먼트의 키맨은 황유선 대표이사입니다. 2000년 삼성벤처투자를 시작으로 25년간 VC업계에서 일하고 있는 베테랑 심사역입니다. 2021년 HB인베스트먼트에 합류해 성장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IPO를 추진할 당시에도 모든 절차를 전면에서 이끌었습니다.
황 대표는 더벨과의 통화에서 높은 배당을 결정한 이유에 대해 "IPO 당시 현금성 이익의 20% 이상을 배당한다는 약속했고, 이를 지키기 위해 높은 수준의 주주환원을 결정했다"며 "올해 캐시플로우를 고려할 때 계획중인 펀드레이징과 하우스 운영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수준"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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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어 "코스닥 상장사로서 시장에서 신뢰받는 회사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지난 1년간 시장과 신뢰를 쌓아가는 기간이었다고 생각하며 지속적으로 적극적인 주주환원을 실시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황 대표는 올해 사모펀드 운용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는 데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는 "올해 VC부문은 안정적으로 운용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PE부문을 설립하고 펀딩에도 나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가져갈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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