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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고려아연 '제련기술' 국가핵심기술 지정될까'지정 요건 부족' 지적에 고려아연 "전략적 중요성 큰 공정, 보호 필요"

이영호 기자/ 이호준 기자공개 2025-02-12 09:01:41

이 기사는 2025년 02월 12일 07시4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고려아연의 제련기술이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될지가 이번 경영권 분쟁의 또 다른 승부처로 주목된다. 고려아연의 건의를 정부가 받아들여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할 경우 현재 진행 중인 경영권 분쟁은 물론 향후 MBK파트너스(이하 MBK)의 엑시트 전략에 있어서도 유의미한 변수가 될 수 있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이 지난해 11월 말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에 국가핵심기술 지정을 건의한 제련기술은 헤마타이트 공정과 안티모니 제조 기술 두 가지다.

먼저 고려아연의 헤마타이트 공정은 ‘가입 침출 기술을 활용한 황산아연 용액 중 적철석 제조 기술’을 뜻한다. 아연을 제련하는 과정에서 불순물을 어떻게 제거할지가 핵심 요소로 지목된다.

또 안티모니 제조 기술은 ‘격막 전해 기술을 활용한 안티모니 메탈 제조 기술’을 말한다. 고려아연은 습식 제련 기술을 토대로 안티모니를 채취한다는 설명이다. 금속 제련 중 특정 성분을 추출하기 위해 격막 전해 기술이 활용된다.

업계에서는 양측의 또 다른 승부처로 제련기술의 국가핵심기술 지정 여부를 주목하고 있다. 고려아연의 행보에 논란도 따라다닌다. 업계 일각에서는 고려아연이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자사 기술을 핵심기술로 과대평가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제련업 관계자들은 "고려아연이 신청한 헤마타이트, 안티모니 기술은 이미 상용화된 제련기술을 고려아연 공정에 맞게 최적화·개량화한 것"이라며 "새 수요를 창출하거나 국가 산업 경쟁력을 크게 좌우할 수준의 기술로 규정하는 건 논쟁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고려아연이 앞세운 헤마타이트 제조 기술의 경우 이미 헤마타이트 공정 자체가 독일 루어징크(Ruhr Zink), 일본 아키타 세이렌(AKITA SEIREN) 등에서 1970년도부터 사용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를 고려아연이 기존 공정을 자사 공정에 맞게 온도와 압력 조건을 개량한 수준이라는 평가도 있다. 격막을 활용한 안티모니 제조 기술도 이미 1940년 공개됐다는 후문이다.

고려아연에선 두 제련기술이 갖는 전략성은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안티모니 기술과 헤마타이트 공법은 기존 국가핵심기술 지정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핵심기술로 인정받으려면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점은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안티모니는 방위산업의 핵심 소재로 중국이 지난해 9월 수출 통제 1순위로 지정한 만큼 전략적 중요성이 크다"며 "헤마타이트 공법도 전략 기술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관련 기술과 공법의 보호 필요성은 상당하다"고 답했다.

산업부의 국가핵심기술 지정 여부는 향후 경영권 분쟁에서 변수가 될 수 있다. 국가핵심기술은 국내외 시장에서 차지하는 기술적·경제적 가치가 높고 성장 잠재력을 가진 기술을 정부 차원에서 보호하겠다는 취지에서 운영되고 있다. 산업기술 해외 유출 방지가 목적이다.

고려아연은 제련기술 국가핵심기술 지정을 이끌어 내 금번 분쟁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구상이다. 만약 산업부가 건의를 받아들인다면 고려아연 측이 경영권을 지킬 명분이 추가되는 셈이다.

앞서 고려아연은 의결권 경쟁에서의 열위를 상쇄하고자 집중투표제 카드를 들고 나왔다. 결국 지난달 임시주총에서 집중투표제 안건이 통과됐지만, 이 과정에서 법적 논란거리도 초래했다. 영풍-MBK가 임시주총 결의 가처분을 신청하면서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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