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nction Radar]미 태양광 시장서 중국 제재 움직임…한화·OCI 기회 잡나미 우회수출 막히고 IRA 혜택 배제 가능성…국내 기업들 현지 투자 박차
정명섭 기자공개 2025-02-18 08:04:52
이 기사는 2025년 02월 13일 16시1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국이 '비중국 태양광 밸류체인 구축'에 나서면서 한화솔루션, OCI홀딩스 등 국내 기업들의 수혜가 예상된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출범으로 중국 태양광 기업들이 동남아를 통해 미국으로 우회 수출하는 길이 사실상 막힌 데다 미 인플레이션감축법(IRA)상 혜택에서도 중국 기업들이 배제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미 태양광 모듈 수입량 급감, 배경엔 중국 우회수출 물량 감소
13일 에너지 및 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미국의 태양광 모듈 수입량은 1.85GW였다. 이는 전월 대비 36% 감소, 전년 동기 대비로는 61% 감소한 수치다. 태양광 모듈 수입량이 피크를 기록한 작년 5월(5.88GW)과 비교하면 69%나 줄었다.
미국 태양광 모듈 유입량이 지난해 우하향한 건 캄보디아와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4개국으로부터 수입량이 줄어든 탓이다. 미국이 작년 6월 이들 국가로부터 생산된 태양광 패널에 대한 한시적 관세 면제를 종료한 영향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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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상무부는 중국 태양광 기업들이 관세를 피하기 위해 동남아 4개국을 통해 우회 수출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중국에서 생산된 웨이퍼와 셀을 동남아 생산기지로 들여와 모듈로 만든 후 미국으로 수출하는 식이었다. 웨이퍼는 태양전지 제조에 사용되는 결정질 실리콘 조각으로 중국 기업이 글로벌 시장 점유율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미국은 해당 기업들이 동남아시아산으로 둔갑한 태양광 패널에 대해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작년 5월에 미국 태양광 모듈 유입량이 정점에 오른 건 관세 부과 전에 재고를 전부 소진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는 태양광 모듈 공급 과잉, 가격 하락을 불러 OCI홀딩스와 한화솔루션 등 국내 태양광 기업들에 타격을 줬다.
국내 태양광 업계는 작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중국 태양광 밸류체인에 대한 미국의 제재가 본격화했다고 본다. 에너지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몇 달간 중국 기업들의 미국 우회 수출이 거의 자취를 감췄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미국 내 중국 태양광 모듈 업체에 대한 IRA 보조금 지원 중단이다. 하나증권 분석에 따르면 미국 내 태양광 모듈 생산량의 40~50GW 중 21GW가 중국 기업 소유다. 론지와 트리나솔라, 진코솔라, JA 솔라 등이 대표적이다.
IRA 도입 취지가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는 데 있고, 트럼프 2기 행정부 또한 중국 업체에 대한 보조금 지급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어 중국 기업이 IRA 혜택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에 일부 중국 기업은 미국에서 사업을 축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트리나솔라는 작년 11월 5GW 규모의 태양광 모듈 공장을 노르웨이 배터리 회사인 프레이어에 매각했다.
◇OCI홀딩스 미국서 JV 설립 준비...한화솔루션 밸류체인 구축 성과 주목
국내 기업들은 미국발 '비중국 태양광 공급망 구축'을 기회로 보고 현지에서 사업을 확장할 채비에 나섰다. OCI홀딩스는 한 글로벌 파트너사와 태양광 셀 합작사(JV) 설립을 준비 중이다. 말레이시아 소재 계열사인 OCI테라서스가 폴리실리콘 공급을 책임질 예정이다. 중장기적으로 웨이퍼와 셀, 모듈로 이어지는 미국 태양광 밸류체인 수직계열화 체계 구축하는 게 목표다.
2023년부터 미국 조지아주에 태양광 통합 생산단지를 구축해온 한화솔루션도 투자업계의 기대를 받고 있는 기업 중 하나다. 한화솔루션은 현지에 '폴리실리콘-잉곳-웨이퍼-셀-모듈'로 구성된 태양광 밸류체인 5단계 중 폴리실리콘을 제외한 4개 제품에 대한 생산시설을 짓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총투자금액은 2조9000억원 수준이다.
한화솔루션은 올해 자본적지출(CAPEX) 2조원 중 1조6000억원을 태양광 밸류체인 구축에 투입할 예정이다. 올해 중순경 투자를 마무리하고 하반기에 관련 설비들을 가동하는 게 회사의 목표다. 한화솔루션은 이에 따른 IRA상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혜택이 1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솔루션의 신재생에너지 부문(태양광 등)은 지난해 257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전년 대비 적자 전환해 실적 반등이 절실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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