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정밀, 중국산 에폭시 반덤핑관세 '반사이익' 1Q ECH 수출비중 40% '역대 최대'…가격경쟁력 회복 미 에폭시기업에 공급 추정
정명섭 기자공개 2025-05-08 16:47:37
이 기사는 2025년 05월 07일 15시0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국과 유럽이 아시아 주요국 에폭시 수지 기업에 반덤핑·상계 관세를 부과하면서 롯데정밀화학이 반사 이익을 얻게 됐다. 롯데정밀화학은 에폭시 수지 원재료인 에피클로로히드린(ECH)을 생산하는 화학사다. 미국·유럽 등이 반덤핑 관세를 부과한 이후 현지 에폭시 수지 업체들이 자체 생산을 늘리면서 두 지역에 대한 롯데정밀화학의 ECH 수출이 크게 확대됐다는 분석이 나온다.롯데정밀화학의 올 1분기 ECH 수출 비중은 약 40%를 기록했다. ECH가 그간 내수 중심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눈에 띄는 숫자다. 지난해 롯데정밀화학의 ECH 수출 비중은 20% 미만이었다.
근간에는 미국의 에폭시 수지 반덤핑·상계 관세 부과가 있다. 에폭시 수지는 선박과 자동차, 컨테이너, 건축, 토목 등의 분야에서 페인트 원료로 사용되는 합성수지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달 중국 에폭시 수지 기업 3곳에 반덤핑 관세 354.99%, 상계 관세 547.76%를 부과하는 안을 최종 확정했다.
에폭시 수지 시장점유율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한국 기업(국도화학, 금호피앤비화학 등)엔 6.69~9.44%, 인도 기업에 23.35~119.4%, 대만 기업에 30%의 관세율(반덤핑·상계 관세율 합산)이 적용됐다.

반덤핑 관세는 정상적인 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수입돼 자국 산업에 피해가 발생할 때 부과하는 추가 관세를 말한다. 상계 관세는 보조금 등 각종 특혜를 통해 수출을 확대하려는 국가의 제품에 그 특혜만큼 부과하는 관세다.
중국, 인도 기업 등에 대한 고관세는 미 상무부가 작년 9월 반덤핑·상계 관세에 대한 예비판정 결과를 발표하면서 사실상 확정된 사안이다. 이는 미 국제무역위원회가 작년 초 미 에폭시 수지 제조사 연합(에폭시 수지 생산자협의회)으로부터 한국과 중국, 인도, 대만, 태국 등 5개국 에폭시 수지 제조사들이 공정가격 이하로 제품을 판매해 자국 산업에 피해를 줬다는 주장을 받아들여 반덤핑 관세 관련 조사와 그에 대한 판정을 내린 데 따른 것이다.
미국의 반덤핑·상계 관세 예비판정 이후 미국 에폭시 수지 업체들의 설비 가동률이 올랐고, 롯데정밀화학의 ECH 미국 수출 물량도 덩달아 늘어나기 시작했다. ECH는 에폭시 수지의 원재료다. 미국이 고관세를 확정하기 전부터 관세 효과가 현실화해 롯데정밀화학이 반사이익을 누리게 된 셈이다. 롯데정밀화학 전체 매출에서 ECH가 차지하는 비중은 13%로, 암모니아(24%) 다음으로 크다.
롯데정밀화학은 올 2분기에 ECH 수출 비중이 50%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도 지난 2월 아시아 주요국의 에폭시 수지 기업에 대한 반덤핑 관세 조사를 한 결과 중국 기업에 24.2~40.8%, 대만 기업에 10.8~11%, 태국 기업에 32.1%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는 안을 잠정 확정했기 때문이다. 미국과 달리 EU는 한국 기업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지 않았다. 집행위는 EU에 수출된 한국산 에폭시 수지의 가격과 내수 판매 가격 등을 종합적으로 비교한 결과 한국산 제품에 전반적인 덤핑 차액이 없다고 판단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상호관세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에 따라 바뀌는 것과 달리 주요국의 반덤핑 관세, 상계 관세는 1년 이상의 조사를 통해 확정되는 만큼 앞으로 크게 달라질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
미국과 유럽의 반덤핑 관세는 롯데정밀화학의 ECH 판매 확대뿐 아니라 판가 상승을 야기해 올해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롯데정밀화학은 올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74.1%나 늘었는데, 주요 요인 중 하나가 ECH 국제 가격 인상에 따른 판가 상승이었다.
iM증권은 미국과 유럽의 에폭시 수지 반덤핑 관세 발효로 롯데정밀화학의 올 하반기 영업이익이 60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상반기 영업이익 추정치(349억원) 대비 74% 증가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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