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앞둔 SK엔무브, 공모채로 차입 장기화 트랜치에 10년물 포함, 견조한 현금흐름 '자신감'
김위수 기자공개 2025-02-19 07:50:08
이 기사는 2025년 02월 17일 15시3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공개(IPO)를 앞둔 SK엔무브가 공모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 최대 10년 만기 회사채를 이번 공모채 발행 트랜치(tranche·만기구조)에 포함시켰다. IPO를 통한 자본조달이 예정돼 있음에도 차입구조 장기화에 나서는 모습이다.SK엔무브는 오는 21일 1500억원 규모의 공모채 발행을 추진 중이다. 채무상환 및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서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3000억원까지 증액발행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트랜치는 3년물과 5년물, 10년물로 구성했다. 올들어 10년 만기 공모채를 발행하는 것은 SK엔무브가 두 번째다.
올초 공모채 시장에서 장기물보다는 단기물을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하지만 신용등급 AA급 이상 우량기업이 발행하는 10년물에 대한 수요는 시장상황과는 무관하게 꾸준히 존재한다. 만기(듀레이션) 관리가 중요한 보험사들을 중심으로 장기채에 대한 수요가 큰 편이다. 올해 첫 10년물을 발행한 AAA급 이슈어 SK텔레콤을 통해 수요를 확인하기도 했다. 지난 14일 실시된 SK텔레콤 수요예측에서는 10년물의 경쟁률이 가장 높았다. 10년물 400억원 모집에 3200억원의 주문이 몰린 바 있다. 현재 SK엔무브의 신용등급은 AA(안정적)로 우량한 편이다.
10년물이 시장에 자주 등장하지 않는 것은 발행사 입장에서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회사채의 금리는 만기가 길수록 높은 편이다. KIS자산평가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AA급 공모 회사채의 10년물 민평금리는 4.099%로 시장에서 가장 인기가 좋은 3년물(3.161%)보다 94bp 높다. 더 많은 이자를 더 장기적으로 지급해야 하는 만큼 발행 비용이 뛰게 되는 구조다.
그럼에도 SK엔무브가 10년물 발행에 나선 것은 차입구조를 만기화해 유동성 부담을 낮추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매년 견조한 현금흐름이 발생하고 있다는 자신감 역시 10년물 발행의 배경이다. 실제 SK엔무브는 금리가 높았던 2023년 공모채 발행 당시에는 10년물을 트랜치에 포함하지 않았지만 이전에는 종종 10년물 공모채를 발행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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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엔무브는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 연속 1조원 이상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을 기록했다. 지난해의 경우 1~3분기 누적 EBITDA가 6675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9041억원) 대비 26% 줄어들기는 했지만 현금흐름은 여전히 견조하다. 기업의 채무상환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이자보상배율(EBITDA/총금융비용)은 지난해 3분기 기준 16.5배로 두 자릿수를 유지했다.
눈길이 가는 점은 SK엔무브가 IPO를 앞두고 있음에도 차입구조 장기화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IB업계에 따르면 SK엔무브는 이르면 올 상반기 중 IPO 심사를 청구, 연내 증시에 상장할 것으로 보인다. 네 번째 IPO 도전으로 재무적 투자자(FI)와 약정한 상장 시점이 2026년인 만큼 이번 IPO 시도에는 상장을 완주해야 할 유인이 크다.
다만 SK엔무브의 경우 IPO의 목적이 자본 조달 자체에 있지 않다. 그보다는 FI의 엑시트에 초점이 맞춰져있다. 공모구조가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구주매출 비중이 높은 수준으로 설정될 전망이다. SK엔무브가 IPO를 완주해도 회사에 유입되는 현금이 차입금을 다 갚고도 남을 정도로 막대한 규모는 아닐 가능성이 큰 셈이다. 그렇다보니 IPO와는 관계없이 장기물 중심 공모채 조달 전략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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