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업 리포트]한화의 방산 10년 진화, 어떻게 이루어졌나④삼성 빅딜부터 수차례 사업부 M&A, 한화오션 인수까지…자산 4조→43조
박기수 기자공개 2025-02-26 08:29:52
[편집자주]
'K-방산'이 전성기를 맞고 있다. 수출 호조를 발판으로 실적을 끌어올리면서 주가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방산업은 선수금 유입과 자본적지출(CAPEX) 소요, 이에 따른 조달 등 재무 전략에서도 눈여겨볼 부분이 많다. THE CFO가 각 방산기업의 영업 현황과 재무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24일 13시48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는 한화가 삼성으로부터 방산 '빅딜'을 단행한 지 10년이 되는 해다. 삼성으로부터 인수 후 한화그룹은 M&A와 사업부 이합집산을 통해 현재의 대형 방산 중간지주사 격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탄생시켰다. 한화 방산 성장에는 오너 경영인인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의 역할도 컸다. THE CFO가 한화그룹 방산 10년 성장의 역사를 짧게 돌아봤다.◇삼성테크윈 인수, 방산 선두 주자 첫 걸음
2014년 11월 한화는 삼성전자·삼성물산·삼성SDI·삼성생명·삼성증권이 보유한 '삼성테크윈' 지분 32.4%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인수 완료 시점은 2015년 6월 말, 인수 금액은 8232억원이었다. 한화는 인수 후 간판을 '한화테크윈'으로 고쳐 달았다.
당시 한화테크윈의 사업 부문은 크게 세 곳이었다. 항공기 엔진과 부품, 산업용 에너지장비를 생산하는 PS사업본부와 자주포, 탄약운반차 등을 생산하는 DS사업본부가 있었다. 이외 CCTV, DVR, 실물화상기, 칩마운터 등을 생산하는 보안·정밀제어부문도 있었다. 이 사업 부문들은 훗날 모두 각각 하나의 법인들로 쪼개진다.
한화가 한화테크윈을 인수할 당시 한화테크윈 밑에는 한화탈레스라는 회사가 있었다. 보유 지분은 50%였다. 그러다 2016년 7월 나머지 50% 지분을 보유했던 탈레스인터내셔널이 풋옵션을 행사해 한화테크윈은 한화탈레스의 100% 경영권을 확보하게 됐다. 이 거래로 2880억원이 들었다. 이 한화탈레스는 현재의 한화시스템이다.
탈레스가 풋옵션을 행사하기 전인 2016년 5월 말에는 한화테크윈이 두산인프라코어(현 HD현대인프라코어)가 물적 분할했던 지상방산 법인인 두산DST 지분 100%를 6950억원에 인수한다. 이 두산DST는 피인수 후 사명을 한화디펜스로 바꿨다.
◇사업 부문의 연쇄 물적 분할, 에어로스페이스의 탄생
2017년은 한화테크윈 내에 있던 사업 부문들이 별도 법인화에 나섰던 해다. 2017년 4월 이사회 결의를 통해 자주포와 전투용 차량 사업은 '한화지상방산'으로 분할됐다. 두산DST(한화디펜스)는 한화지상방산이 자회사로 품었다.
이외 압축기와 발전기 등 제조 사업 부문은 '한화파워시스템'으로, 칩마운터 제조 사업 부문 등은 '한화정밀기계'로 물적 분할이 단행됐다. 한화테크윈에는 항공기 엔진과 엔진 부품 사업, 감시카메라, 산업용로봇 제조 사업만 남았다.
자회사 세포 분열을 마친 한화테크윈은 2018년 초 시큐리티 사업 부문을 한 번 더 분할해 '한화테크윈'을 탄생시켰다. 기존의 한화테크윈은 사명을 현재의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바꿨다.
비슷한 시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자회사였던 한화시스템은 김동관 부회장 등 한화 3세 3형제가 보유하고 있던 '에이치솔루션(현 한화에너지)'의 자회사인 한화S&C를 흡수 합병한다. 당시는 문재인 정권 출범과 함께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 관련 단속에 한창이었을 때였다. 한화그룹은 그룹내 시스템 통합(SI) 업무를 담당하는 한화S&C를 한화시스템으로 합병시키면서 일감 몰아주기 논란 해소에 나섰다. 이 합병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한화시스템 지분율이 100%에서 50%대로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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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합병으로 한화시스템은 그룹의 ICT 사업을 담당하는 기업으로 거듭난다. 기존 방산 사업만 하던 한화시스템에 갑자기 IT 사업이 곁들여진 셈이다. 이후 2019년 11월 한화시스템은 기업공개(IPO)까지 단행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됐다.
2019년에는 한화지상방산이 자회사 한화디펜스를 흡수 합병하고 사명을 '한화디펜스'로 바꿨다. 2019년 말 당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사업 구조는 △항공엔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시큐리티(한화테크윈 등) △방산(한화디펜스·시스템 등) △파워시스템(한화파워시스템) △산업용장비(한화정밀기계) △ICT(한화시스템) 사업 부문으로 구성됐다. 2015년 삼성으로부터 인수 당시와 비교하면 사업이 확대되고 세분화한 것을 알 수 있다.
◇김동관 부회장 합류, 사업부 흡수합병…대우조선 인수
김동관 부회장(사진)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기임원으로 부임한 2021년 이후에는 '분할'이 아닌 '합병'의 시간이 왔다.
추가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상방산 자회사였던 한화디펜스마저 흡수합병했다. 지상방산 사업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본사에서 하기로 한 셈이다.
동시에 자회사였던 한화정밀기계를 한화에 팔기로 했다. 5250억원에 팔기로 했는데, 이 딜은 2023년 9월 취소됐다. 한화 측에서 시너지가 불확실하다고 판단하면서다. 이후 한화정밀기계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자회사로 남아있다가, 작년 인적분할을 통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 벗어났다.
또 2022년에는 파워시스템 사업을 중단 사업으로 분류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2년 8월 한화파워시스템의 지분 100%를 그룹 해외 계열사인 Hanwha Power Systems Holdings Corp.에 2100억원에 매각했다.
사업부 합병과 매각을 통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사업 구조는 이전과 사뭇 달라진다. 2023년 말 기준 사업 부문은 △항공(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항공 부문) △방산(한화에어로스페이스 방산 부문, 한화시스템 방산 부문) △시큐리티(한화비전(한화테크윈이 사명 변경)) △산업용장비(한화로 미처 팔지 못했던 한화정밀기계) △IT서비스(한화시스템 ICT부문)으로 구성된다. 여기에 항공 우주 산업 진출로 인수한 쎄트렉아이도 새로운 먹거리로 추가됐다.
여기에 빼 놓을 수 없는 이벤트가 2022년 9월 이사회 결의를 거쳐 결정된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 인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1조원, 한화시스템이 5000억원을 들이고 나머지 기타 한화그룹 계열사들이 모두 달라붙어 한화오션의 지분을 2조원에 인수했다.
◇인적분할로 방산 전문화, 한화오션 종속기업으로
작년에는 한화정밀기계와 한화비전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 떼어내는 작업이 있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9대 1 인적분할을 통해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를 출범시키고, 이 회사 밑에 한화비전과 한화정밀기계를 이관했다. 그리고 올 초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가 한화비전을 흡수 합병해 현재 사명은 '한화비전'이다. 한화정밀기계는 사명을 '한화세미텍'으로 변경했다.
그리고 이달 10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오션 인수 당시 함께 지분을 매입해줬던 한화그룹 계열사들로부터 한화오션 지분을 취득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김동관 부회장의 한화에너지와 한화에너지 해외 자회사인 한화에너지싱가포르, 한화에너지의 증손회사인 한화임팩트파트너스로부터 한화오션 지분을 1조3000억원에 매입하기로 했다.
이 딜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오션을 종속 기업으로 편입시키면서 육·해·공 방산 포트폴리오를 갖춘 전문 방산기업으로 거듭나게 됐다. 사업 부문을 정리하면 △항공(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항공부문) △방산(한화에어로스페이스 방산, 한화시스템 방산, 한화오션 방산) △IT서비스(한화시스템 ICT) △항공우주(쎄트렉아이) 부문으로 분류된다.
한화오션의 재무상태가 '연결'되기 시작한 작년 말 기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자산총계는 약 43조원이다. 삼성 빅딜이 있었던 10년 전(2015년 말 기준) 자산총계는 4조원을 조금 웃도는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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