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양금속 편입나선 KH그룹]5개월만에 열리는 임시주총, 사실상 분쟁 승부처그룹사 사정 속 분쟁 동력 한계 명확
양귀남 기자공개 2025-03-12 12:18:04
[편집자주]
KH그룹이 시장에 돌아왔다. 그룹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자본시장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전체 계열사가 거래 정지인 상태에서 신규 상장사에 대한 관심이 커진 분위기다. 더벨이 KH그룹의 최근 인수합병 발자취를 들여다보고 구체적인 배경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0일 16시1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양금속에서 5개월 만에 임시주주총회가 열린다. KH그룹이 수개월간 분쟁을 이어오면서 동력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이번 임시주주총회가 실질적으로 분쟁의 승부처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양금속은 오는 20일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 말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려 했지만 안건이 철회돼 순연된 이력이 있다.
이번에 임시주주총회가 개최되면 지난 10월 이후 처음이다. KH그룹이 대양금속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나선 이래 두 번째 주주총회인 셈이다.

KH그룹은 지난해 7월부터 대양금속 편입에 나섰다. 우선 지분을 매입했다. 비비원조합을 통해 최근까지 확보한 지분만 1012만2000주에 달한다.
공식적으로 대양금속에 모습을 드러낸 이후 첫 임시주주총회는 지난해 10월 개최됐다. 당시 기존 경영진을 해임하고 신규 이사진 선임을 비롯 정관 변경 등 다양한 안건에 대해 대양금속과 KH그룹 측이 맞붙을 예정이었다.
계획과 달리 임시주주총회는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10시간 지연 끝에 15분만에 임시주주총회가 종료됐다. 이에 반발한 KH그룹 측은 자체적으로 임시주주총회를 따로 진행하면서 양측 모두 각자 입맛에 맞게 임시주주총회를 마무리했다.
주주총회 이후 양측은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각종 방법을 동원했다. 특히 KH그룹은 등기를 선점하면서 임시주주총회에서 정식으로 선임되지 않았지만, 대양금속의 이사진이 KH그룹 측 인사로 전부 변경되기도 했다.
이후 양 측은 법정 공방을 주고 받으며 소모전을 이어왔다. 이 와중에 KH그룹은 지속적으로 대양금속 지분도 일부분 매입했다.
다만 분쟁이 길어지면서 KH그룹의 동력에도 힘이 부칠 수 있는 상황이다. 지분 매입을 위해 지속적으로 자금을 투자하고 있지만, 그룹사 차원에서 언제까지 현금을 무제한으로 투입할 수는 없다.
비비원조합이 대양금속 지분 매입을 위해 투자한 자금만 200억원에 넘는다. 비비원조합은 지난달을 마지막으로 추가 자금을 투입하지 않고 있다.
대양금속 기존 경영진들이 버티고 있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대양금속을 인수하기 위해서는 추가 지분이 필요하다. 가장 최근 공시를 기준으로 18.37%를 확보한 비비원조합이 특별결의를 통해 경영진을 해임하기는 어렵다. 최근 KH필룩스가 비비원조합 최대주주인 제이브이씨조합의 최대주주 에프에스플래닝에 441억원을 출자전환 하면서 자금 여력을 확보했지만 인수가 확정되지 않은 시점에서 무작정 지분 매입만 이어갈 수 없다.
KH그룹사 내에서 자금 유출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추가 동력 확보에 제한적인 배경이다. 지난해 그랜드하얏트호텔을 매각하면서 유동성을 확보하기는 했지만, 계열사로 지속적으로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KH필룩스는 지난 6일에도 케이에이치강원개발의 지분 556만4021주를 613억원에 인수했다. 부채의 출자전환 구조를 짜면서 계열회사로 자금을 내리는 등 KH그룹사 전체적으로 자금이 필요한 곳이 다수인 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시장에서는 이번 임시주주총회가 사실상 승부처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번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주도권을 확실하게 쥐지 못한다면 이후 분쟁에서 힘을 받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대양금속 관계자는 "주주총회를 잘 준비하고 있다"며 "이번에는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KH그룹 입장에서도 분쟁을 평생 진행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이번 임시주주총회가 중요한 이정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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