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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note]코오롱 '인보사'의 반포지효

한태희 기자공개 2025-03-19 09:08:34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8일 07시0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에겐 슬하 1남 2녀 외에도 넷째 자식이 있다. 1999년생으로 올해 26살이 된 골관절염 치료제 '인보사'가 주인공이다. 이 회장은 인생의 3분의 1을 투자한 신약 '인보사(TG-C)'를 자식이라 표현할 정도로 깊은 애정을 보여왔다.

코오롱그룹은 1999년 미국 메릴랜드주에 티슈진(현 코오롱티슈진)을 세우며 신약 개발을 본격화했다. 2006년에는 인보사의 한국과 미국 임상 1상을 승인받았다. 긴 시간 임상 끝에 2017년 국내 허가를 받았고 같은 해 IPO(기업공개)까지 완수했다.

그룹의 기대를 한 몸에 받던 인보사는 2년 만에 '금쪽이'로 전락했다. 식약처 허가 당시 제출한 2액 세포 성분인 '연골세포'가 실제 검사 결과 '신장유래세포'로 밝혀지면서다. 당시 경영진의 고의 은폐 의혹이 제기되면서 사법이슈로까지 번졌다.

식약처는 2019년 결국 인보사 허가 취소를 결정했다. 코오롱티슈진은 미국에서 진행하던 임상 3상을 전면 중단했다. 이 회장은 성분 조작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코오롱티슈진은 장기간의 거래정지와 함께 시장 퇴출까지 논의됐다.

아픈 손가락을 잘라낼 법도 했다. 그러나 코오롱그룹과 이 회장은 인보사 임상 재개와 경영 정상화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2018년 은퇴한 이 회장은 2021년과 2022년 코오롱티슈진의 두 차례 유상증자에 100억원 규모의 사재를 출연하기도 했다.

부모의 보살핌 속 넷째 자식은 다시 힘을 냈다. 코오롱티슈진은 소명 절차를 통해 2020년 4월 FDA로부터 투약 절차를 재개해도 된다는 문서를 받았다. 2021년 12월 임상 3상 투여를 다시 시작했다. 2022년 10월에는 3년 반 만에 주식 거래가 재개됐다.

코오롱티슈진은 작년 7월 1000여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3상 투약을 완료했다. 2년간 추적관찰을 진행하고 데이터 분석기간을 거쳐 품목허가 신청에 나설 계획이다. 11월에는 이 회장이 4년간 이어진 재판 끝에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달라진 시장 분위기가 감지된다. 최근 발행한 565억원 규모의 CB(전환사채)에 투심이 몰렸다. 코오롱티슈진의 주가도 상승세다. 14일 기준 종가는 5만1700원으로 4개월 만에 3배 가까이 상승했다. 시총은 4조원을 넘어섰다.

코오롱그룹의 신약 개발 뚝심과 진심, 부모에 보답할 준비를 마친 인보사. FDA 허가에 대한 기대감 속 이 회장의 넷째 자식 농사가 결실을 맺는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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