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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한국 주식부자 판도 바꿨다…조정호 메리츠 회장은 누구?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제쳤다…지배구조 개편·선제적 주주환원 단행하며 주가 상승

김영은 기자/ 최필우 기자공개 2025-03-24 12:51:37

이 기사는 2025년 03월 20일 08시0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주식부자라고 하면 누가 떠오르시나요? 집안 대대로 부자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있을테고요. 자수성가형 부자인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김범수 카카오 의장, 방시혁 하이브 의장도 생각이 납니다.

그런데 얼마 전 대중에겐 조금 생소한 인물이 주식부자 판도를 흔들었다고 합니다.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이 그 주인공인데요, 단 하루 뿐이었지만 이재용 회장을 제치고 1위에 올랐습니다. 오늘은 조정호 회장은 어떤 사람인지, 메리츠금융은 또 어떤 회사인지 알아보겠습니다.

Q. 조정호 메리츠금융 회장이 주식 부호 1위에 올랐다는데

조정호 회장이 주목받는 건 대한민국 부자의 상징인 삼성의 이재용 회장을 넘어섰기 때문입니다. 선대인 이병철 회장, 이건희 회장 때는 물론이고 이재용 회장도 좀처럼 2등을 해본 적이 없습니다. 2021년 코로나로 플랫폼 기업 열풍이 불면서 김범수 카카오 의장에게 1위 자리를 내준 적이 있는데요, 그것도 잠시였을 뿐 최근 4년 동안 최고 주식부자 타이틀을 지켰습니다.

그런데 작년하고 올해 삼성전자 주가가 하락하면서 심상치 않은 조짐이 있었죠. 이재용 회장은 삼성전자, 물산, 생명, SDS 지분을 가지고 있는데요 이중 삼성전자 지분 가치가 가장 큽니다. 지난 6일 기준으로 삼성전자 보통주 주가가 5만4300원을 기록해 지분 가치가 5조2896억원이 됐어요. 다른 종목까지 합치면 총 12조931억원입니다. 같은날 메리츠금융지주 한 종목을 가진 조 회장의 지분 가치는 12조5139억원이었습니다. 주가가 12만7200원까지 오르면서 이재용 회장을 따라 잡은거죠.

Q. 조정호 회장은 누구

조정호 회장은 대한항공으로 알려진 옛 한진그룹 오너 일가입니다. 우선 한진그룹과 삼성의 체급 차이도 상당하고요 옛 한진그룹 안에서도 조 회장은 승계 후순위였습니다. 아버지인 조중훈 초대 회장은 첫째 조양호 회장에게 대한항공을, 둘째 조남호 회장에게 한진중공업을, 셋째 조수호에게 한진해운을 물려줬고요, 넷째인 조정호 회장에게는 존재감이 가장 없는 한진투자증권을 맡겼습니다. 말 그대로 재벌집 막내아들이었던거죠. 조정호 회장도 한 인터뷰에서 형들이 물려받고 남는 곳을 자신이 받았다고 밝힌 적이 있다고 합니다.

조정호 회장의 약력을 간단히 소개해드리면요, 1958년생이고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에서 경제학 학사, 국제경영개발대학원 경영학 석사 과정을 마쳤습니다. 이후 대한항공에서 실잠시 일한 적이 있는데 주로 본인이 물려받은 금융 계열사에서 일했어요. 훗날 메리츠증권이 되는 한진투자증권, 메리츠화재가 되는 동양화재에서 임원으로 재직했습니다.

Q. 메리츠금융은 어떻게 컸나

메리츠금융 주가가 비약적으로 오르게 된 계기는 2022년 11월 21일에 발표한 지배구조 개편입니다. 발표일만 해도 2만6750원이었던 주가는 이튿날 상한가를 쳤고요, 이후에도 꾸준히 올라서 2년여가 지난 2025년 3월 12만대에 올랐습니다. 3월 6일엔 12만7000원까지 올랐었는데요. 이날 조정호 회장은 주식부호 1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후 주가가 조정되면서 10일 기준 11만9700원이 됐고요, 조정호 회장은 2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메리츠금융은 지배구조 개편 전만 해도 메리츠금융지주, 증권, 화재 3곳의 상장사를 두고 있었어요. 계열사끼리 중요한 의사결정을 할 때 따로 주주총회를 열어야하고 규제도 각각 적용돼서 효율적이지 못했습니다. 또 메리츠금융에 대한 투자도 3곳으로 분산돼서 주가가 탄력을 받기 어려웠습니다. 이런 비효율을 해소하겠다고 나서면서 주가 저평가가 해소된 거죠.

Q. 메리츠금융의 지배구조 개편과정은

조정호 회장은 내부 논의 끝에 메리츠금융지주만 상장사로 남기고 메리츠증권, 메리츠화재는 완전 자회사로 편입한 뒤 상장 폐지하기로 했습니다. 개편 직전이던 2022년 3분기 보고서를 보면요. 메리츠금융이 화재 지분 59.46%, 증권 지분 51.33%를 소유하는 구조였는데요, 지금은 지분 100%를 모두 메리츠금융지주가 가지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조 회장의 지분율은 72.17%에서 51.25%로 20%포인트 넘게 낮아졌습니다.

투자자들은 대주주가 지분율 하락을 감수하고 합리적인 지배구조를 만든 사례로 평가하고 있어요. 또 조정호 회장이 투자자 호응을 얻을 수 있었던 건 당시 상장 트렌드와 반대되는 선택을 했기 때문인데요, ‘쪼개기 상장’ 이라고 하잖아요. 상장사가 알짜 사업을 물적 분할해 또 상장하면서 자금을 조달할 때, 기존 상장사 소액주주가 피해를 보는 일이 심심찮게 있었는데, 조 회장은 완전히 반대되는 선택을 하면서 주주친화적인 면모를 보여줬습니다.

Q. 지배구조 개편으로 상속을 노린 것은 아닌가

갑작스럽기도 하고 파격적인 개편에 의심의 눈초리도 있었습니다. 조정호 회장이 자녀에게 기업을 승계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 아니냐는 건데요, 메리츠금융은 조 회장의 지분과 경영권 승계는 없을 것이란 입장입니다. 대주주의 1주와 소액주주의 1주를 동등하게 대하겠다는 원칙을 세웠다고 하는데요. 약속을 지킨다면 조 회장이 자녀에게 지분을 넘기지 않을 것이고 매각 후 현금을 물려줘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라도 밸류업에 적극적일 수밖에 없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실제로 메리츠금융은 지배구조 개편안을 발표하면서 선제적인 주주환원 방침을 세웠습니다. 최근 정부 주도로 밸류업 프로그램을 시행했던 시점 보다 2년이나 앞서 주주환원 강화에 나선 건데요. 주주환원율을 50% 이상으로 유지하겠다는 원칙을 세웠고 2023년과 2024년, 약속을 지켰습니다.

특히 주가 부양에 직접적 효과를 가진 자사주 매입 소각을 중점으로 주주환원율을 늘렸습니다. 메리츠금융은 2022년 1500억을 시작으로 그 다음 해 3000억, 또 그 다음 해 6400억원을 자사주로 매입한 뒤 소각했는데요. 기업이 주식의 일정 부분을 직접 매입한 뒤 소각하면 유통 주식수가 줄어들고 1주당 가치는 높아지게 됩니다.

Q 전문경영인 역할은 어땠나

단순히 기업의 지배구조를 바꾼 것 만으로 주주환원율을 높일 순 없겠죠. 기업이 돈을 잘 벌어야 주주들한테 환원할 수 있는 재원도 늘어나는 건데요. 조정호 회장은 본인이 전면에 나서기보다 전문 경영인 체제를 도입해 효과를 봤습니다.

오너 경영을 추구하는 다른 재벌들과 달리 일찌감치 전문 경영인 체제를 도입했습니다. 지분이 많다고 해서 경영권을 갖는 게 아니라 일을 잘하는 사람이 경영을 해야 한다고 믿은 건데요. 그래서 선택한 두 인물이 바로 최희문 부회장과 김용범 부회장입니다. 이미 메리츠에 들어오기 전부터 금융권의 브레인으로 알려진 둘은 앞서 언급한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주도했을 뿐 아니라 각각 증권사와 보험사 대표를 맡아 계열사를 빠르게 성장시켜 나갔습니다. 2014년 1259억원이던 메리츠증권 순익은 지난해 6960억원이 됐고요. 같은 기간 메리츠화재는 1127억원에서 1조7105억원이 됐습니다.

두 경영인이 만들어낸 메리츠금융 만의 경쟁력이 바로 '프라이싱'인데요. 회사의 손익분기점과 시장가를 비교해 이익이 나는 시장은 진입하고, 그렇지 않으면 진입하지 않는 게 원칙입니다. 철저한 데이터 분석과 정확한 프라이싱으로 시장에 접근해 메리츠금융은 독보적인 수익성 지표를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자기자본이익률은 23.4%를 기록했어요, 10%대 ROE만 달성해도 잘한 것으로 평가받는 다른 금융지주보다 2배 넘게 높습니다.

Q 메리츠의 영업 스타일에 대한 우려

누군가는 메리츠를 두고 참 얄밉게 비즈니스를 한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언제나 메리츠에 이익이 날 수 있는 유리한 구조를 짜 투자한다는 건데요. 과거 레고랜드 사태 때 롯데건설에 12%의 고금리로 9000억 규모의 유동성을 지원한 게 대표적 사례죠. 지주사 체제의 강점을 발휘해 증권, 화재, 캐피탈 등 각 계열사에서 빠르게 돈을 끌어모았습니다.

그런데 이런 공격적인 투자는 양날의 검이 되기도 해요. 지난 7일 메리츠금융 주가가 하루 동안 6% 넘게 떨어졌는데요, 시장에서는 자금난으로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한 홈플러스에 메리츠금융이 가장 많은 돈을 빌려준 금융사라는 사실이 부각되면서 주가가 떨어졌다고 보고 있어요.

이후에도 주가는 전고점을 넘지 못하고 있고요. 계열사가 한 몸처럼 움직여 고수익을 추구할 수 있지만 그만큼 리스크도 크다는 점이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Q. 홈플러스 사태로 손실을 보는건 아닌가

메리츠금융은 홈플러스에 총 1조2000억원을 빌려줬습니다. 금융권 전체 익스포저 1조 4000억원 중 86%를 책임 진 거에요. 금리도 시장 컨센서스 보다 높은 8% 대출을 내줬습니다. 하이 리스크 하이 러턴인 거죠. 메리츠금융은 돈을 빌려주며 전국 홈플러스 매장의 절반인 60여곳을 담보로 확보해 자금 회수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시장에서는 메리츠금융이 담보를 회수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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