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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 체급 키우는 한화그룹]몸값 높아진 오스탈, 한화그룹 주판 어떻게 튕겼나인수 지분 줄여 리스크 축소…글로벌 방산시장 진출 '속도' 노려

허인혜 기자공개 2025-04-01 07:31:29

[편집자주]

지상방산·항공·시스템에 강했던 한화그룹은 한화오션을 품에 안으며 육·해·공 종합방산 기업으로 도약했다. 적극적인 인수합병(M&A)으로 외형을 키워온 한화그룹은 핵심 사업인 방산 분야에서도 좋은 기업을 적기에 사들이는 전략을 펴며 영역을 확장하는 중이다. 한화그룹의 눈은 국내와 글로벌 기업을 모두 주시하고 있다. 더벨이 종합방산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는 한화그룹의 현황과 방산사업 확대 전략을 들여다 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27일 16시1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그룹은 더 비싸진 호주 오스탈(Austal)을 더 적은 지분만 확보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지난해 경영권 인수 추진이 무산되자 전략을 재정비했다. 전략적 지분 투자를 통해 투자 속도를 크게 높인다는 복안이다.

오스탈 경영권 인수 없이도 글로벌 방산시장 진입 기회를 확보했다. 리스크를 줄이면서도 더 빠른 성장을 꾀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시보다 오스탈의 기업 가치는 상승했지만 총투자액은 절반 이하로 줄었다.

◇'9000억원·경영권' 패키지, 19.9%·3400억원으로 선회

지난해 무산된 오스탈 인수와 올해 진행한 지분 매수는 금액과 방법, 협업의 깊이 등 여러 방면에서 차이가 있다. 한화그룹은 오스탈 인수를 추진했다 지난해 포기한 바 있다. 지난해 4월 제시한 금액은 10억2000만달러, 당시 약 9000억원 규모였다. 직전 거래일 종가에 28.4%의 프리미엄을 붙인 가격이다.

금액으로보면 투자는 더 불리해졌다. 트럼프 효과로 그 사이 오스탈의 주가가 크게 올라서다. 지난해 4월 2일 오스탈의 주가는 주당 2.43 호주달러였다. 올해 3월 주가는 주당 4 호주달러를 넘어섰다.


주가가 올랐어도 한화그룹은 오스탈을 다시 선택했다. 19.9% 지분을 취득하는 데 약 34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지분 9.9%를 직접 매수하는 동시에 추가적인 9.9%에 대해 현지 증권사와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을 체결했다.

현지 당국의 승인 없이 가장 빠르게 가장 많은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이다. 호주 회사법상 외국인 투자자가 지분 10% 이상을 확보하려면 호주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FIRB)의 승인을 받아야 했는데, 이런 방식으로 승인없이 직접투자와 간접투자 각각 9.9%씩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호주 현지 언론과 조건서 등을 참고하면 한화그룹은 현재는 회사에 대한 경영권 제안(control proposal)이나 인수 제안(takeover bid)을 제출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19.9% 지분 만으로도 협업을 하기에는 충분한 비중으로 판단했다고 답했다.

차후 당국의 승인을 받아 TRS 계약분 9.9%를 주식으로 전환하면 한화그룹의 지분은 오스탈의 1대 주주인 타타랑벤처스를 넘어서게 된다. 만약 추후 경영권 인수까지 추진하더라도 이 지분이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왜 오스탈 다시 선택했나…미 해군 MRO 확실한 교두보

한화그룹은 2021년부터 오스탈에 눈독을 들였다. 그만큼 오랜 기간 오스탈을 지켜봐 왔다는 의미다. 인수를 추진할 만큼 잘 아는 기업으로 투자의 속도 면에서 재선택이 타당했던 것으로 보인다.

한화그룹은 한화오션을 통해 2023년부터 본격적인 인수 검토 작업에 들어갔다. 사전 검토를 마친 후 2023년 연말 투자은행 유비에스(UBS)를 자문사로 선정해 오스탈에 최초 인수 제안서를 제출했다.

이후 쌍방의 수정 요청이 오간 것으로 전해진다. 사업 실사를 진행하는 한편 현장 실사도 꾸준히 요청했다. 글로벌 로펌을 통해 미국과 호주 정부의 승인 가능성도 검토했다. 구체적인 투자자금과 프리미엄도 제시했다. 그만큼 꼼꼼한 분석이 이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오스탈은 글로벌 방산시장 진출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한화그룹에게는 가장 매력적인 매물이다. 오스탈은 미 해군의 4대 공급업체로 꼽힌다. 미국 내 소형 수상함이나 군수 지원함 점유율이 과반 수준이다.

서호주 헨더슨과 미국 앨러바마주 모빌·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필리핀, 베트남 조선소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오스탈USA는 미 해군 인디펜더슨급 연안전투함(LCS), 미 해안경비대 원정고속수송선(EPF) MRO 사업을 진행했었다. 미국의 자국우선주의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고, 미국 내 생산기지인 만큼 정부 지원까지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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