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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에너지, 이달 1.5조 유동화 조달…실질 차입부담 ‘누적’ 분기 말 빠듯해진 현금흐름…내달 ABS 만기 몰려

백승룡 기자공개 2025-03-31 08:01:32

이 기사는 2025년 03월 27일 14시3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이노베이션의 정유사업 자회사인 SK에너지가 이달에만 자산유동화 방식으로 1조5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들은 기초자산이 매입채무인 탓에 차입금으로 분류되지 않는 부채다. 자산유동화 물량을 차입금으로 간주할 경우 SK에너지의 차입금의존도는 30%대로 높아지게 된다.

◇현금흐름 빠듯, 올들어 2.5조 유동화…부국·리딩 등 소형 증권사 주관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에너지는 이달 들어 특수목적법인(SPC) ‘비케이프로제구차’, ‘디알제팔차’, ‘위드문블루’ 등을 통해 총 1조5566억원 규모의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했다. 카드구매대금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유동화 물량이 1327억원, 해외구매대금 당좌수표를 기초로 하는 수익증권 유동화 물량이 1조4239억원에 달했다.

SK에너지의 ABS 발행이 한 달 사이 1조5000억원을 넘어선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직전 달인 2월(7799억원)에 비해서는 2배 가까이 늘었고, 지난해 같은 달(2665억원) 대비로는 6배 가까이 불어났다. 최근 5년으로 기간을 넓혀도 SK에너지의 월간 ABS 발행 규모는 이달이 최대다. 대부분 부국증권, 리딩투자증권 등 소형 증권사를 통해 유동화가 이뤄졌다.

이 같은 유동화는 SK에너지가 지급해야 하는 기업간거래(B2B)구매대금, 제세금, 전기료 등을 카드회사가 미리 결제하고 SK에너지가 추후 정산하는 구조다. 이를 통해 현금지출 부담을 낮추고 운전자본투자 지출을 줄이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바꿔 말하면 SK에너지의 현금지출 부담이 커질수록 SPC를 통해 ABS를 발행하는 유인이 커지는 셈이다.

올해 1~3월 누적 발행 규모는 2조4949억원에 달한다. SK에너지는 지난해 2분기 2조6000억원에 달하는 유동화 조달에 나선 이후 △2024년 3분기 2조2905억원 △2024년 4분기 1조9149억원 등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그러나 올해 들어 1분기 발행물량이 2조5000억원에 육박하면서 다시 급증하는 모습이다. 올해 정제마진 하락 등으로 업황이 부진하자 현금흐름 부담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금융회사와의 약정계약이 이례적인 것은 아니다”라며 “지난해에도 국세납부 대행 결제 계약 등을 통해 현금지급 시기를 유동적으로 조율했다”고 말했다.

◇사실상 차입 성격…ABS 차입금 반영 시 차입금의존도 30% 육박

유동화 방식으로 조달한 부채는 재무제표상에서 미지급금 등에 해당돼 차입금으로 분류되지 않는다. 다만 ‘카드 빚’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실질적으로 차입금과 유사한 성격을 지닌다.

이는 SK에너지의 차입금의존도가 표면적인 수치보다 훨씬 높을 수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지난해 말 기준 SK에너지의 연결기준 차입금의존도는 15.7%로 △GS칼텍스 22.3% △S-OIL 32.7% △HD현대오일뱅크 45.2% 등에 비해 압도적으로 우수한 수준을 나타냈다. 그러나 SK에너지의 ABS 물량을 차입금으로 간주할 경우 자산총액 대비 차입금 비중은 30% 안팎으로 높아진다.

ABS 만기도 점차 짧아지는 추세다. SK에너지의 ABS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3개월 만기로 발행이 이뤄졌는데, 지난달에는 2개월 만기로 줄었다. 이달에는 1조5566억원 규모 ABS가 전부 1개월 만기로 발행이 이뤄졌다. 결과적으로 현재 ABS 발행잔액 2조5000억원 규모의 만기가 전부 4월로 집중되는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자율도 통상적인 회사채에 비해 높다. 지난해 말 기준 SK에너지의 1개월물 ABS 금리는 A1등급 CP 1개월물 금리 대비 24~50bp(1bp=0.01%포인트)를 가산한 조건이었다. 이달 A1등급 CP 1개월물 금리가 2.95~3.0% 수준에서 형성된 점을 고려하면, SK에너지는 이달 최소 3.2%, 최대 3.5% 수준의 금리로 1조5000억원을 조달한 셈이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SK에너지가 결제해야 할 대금을 카드회사와 은행에서 결제를 하고 이를 리테일 시장에서 유동화한 것”이라며 “SK에너지는 신용등급이나 펀더멘털이 매우 우량한 기업이지만, 동종업종인 정유업계 중에서도 유동화 물량이 과중한 구조”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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