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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licy Radar]회사채 캡티브 영업, 금리 왜곡 입증 가능할까미래에셋·삼성 첫 타자, 현황 파악후 검사 확대 예상

김슬기 기자공개 2025-04-14 08:14:48

이 기사는 2025년 04월 10일 15시0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감독원이 공모 회사채 수요예측 관행에 대해 본격적으로 들여다 볼 예정이다. 수년간 증권사들의 주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캡티브 영업 관행이 지속됐고 이번에는 금감원도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인 것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캡티브 영업이 금리를 왜곡하고 있는 것인지 실제 입증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첫 번째 검사 대상을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으로 정했지만 이들은 업계에서 캡티브 영업을 적극적으로 하지는 않는 곳들로 분류된 만큼 이들의 현황을 보고 추후에 다른 증권사들로 검사 대상을 확대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조만간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을 대상으로 회사채 캡티브 영업과 관련된 현장검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양사 모두 이와 관련해서 금감원 검사 통보를 받았고 이에 대해 자료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그간 회사채 캡티브 영업과 관련해서는 여러 의견이 혼재돼 있는 상황이라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며 "검사를 통해 제재가 아니더라도 현 상황을 점검하고, 어떤 부분들이 필요한지를 들여다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는 검사 대상 선정 등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다.

회사채 수요예측 제도는 2012년 도입됐고 최근 문제가 되는 캡티브 영업은 증권사들이 주관 계약을 따내기 위해 보험사, 자산운용사, 캐피탈사 등 계열사 참여를 약속하며 수임을 따내는 방식의 관행을 통칭한다. 최근 2~3년간 증권사들이 주관 경쟁을 치열하게 하면서 캡티브 영업이 공공연해졌고 이를 통해 시장금리가 왜곡됐다는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

하지만 검사 대상 첫 번째 타자로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을 선정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일반 회사채(SB) 시장 내에서 캡티브 영업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는 증권사이기 때문이다. 이들 모두 자본 규모 4조원 이상의 종합투자금융사업자, 즉 초대형 IB지만 회사채 시장 내에서 존재감이 크지는 않다.

미래에셋증권은 발행어음 사업을 하고 있고 실제 7조4000억원 규모로 운영하고 있지만 회사채 영업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지 않다. 삼성증권의 경우 초대형 IB지만 발행어음 인가를 받지는 못했고 계열사인 삼성생명·화재·자산운용 등의 운용 규모도 크지만 증권사 내 IB 파트의 입김이 세지 않다.

더벨플러스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의 SB 주관 순위는 1조6259억원, 1조7567억원으로 각각 8위와 7위에 올라있다. 시장점유율은 각각 4.91%, 5.3%로 집계된다. 시장에서 캡티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하우스라고 볼 수는 없다. NH투자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상위 3개사의 시장점유율은 56%로 과반을 넘어간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오히려 이들이 캡티브 영업에 소극적이기 때문에 여타 증권사로 검사를 확대할 때 특이점을 찾아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이나 삼성증권 등의 현황을 보고 다른 증권사를 검사하는 포인트를 짚어낼 수 있다는 논리다. 다만 금감원이 실제 들여다보더라도 캡티브 영업을 입증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종투사 개편안이 발표되면서 종합금융투자계좌(IMA) 사업 지정이나 단기금융업(발행어음) 인가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고, 해당 자금을 운용하려면 기업금융을 절반 담아야 하는 상황인데 증권사들의 영업행위에 대해 제재하는 것이 쉽지는 않아 보인다"고 밝혔다.

즉, 검사를 통해 제재까지 가려면 실제 증권사가 회사채를 인수하면서 회사에 손실을 끼쳤는지, 시장을 실제 교란한 행위가 있었는지를 들여다 봐야 마땅하지만 이를 입증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종투사 관련해서 금융당국의 인가가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에 이와 관련해서 제재가 있을 경우 향후 증권사들의 사업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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