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IB 풍향계]중소형 증권사 기업금융 헤드 '구인 난항'정통 IB 강화 차질…우투·메리츠 대이동 속 인력 공백

권순철 기자공개 2025-04-14 08:15:02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10일 15시3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소형 증권사들이 기업금융 수장을 물색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영입할 만한 재목이 없어 오랫동안 공석으로 비워져 있거나 총괄 임원이 마지못해 겸임하는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다. 구인에 실패해 신설 부서를 폐지하는 곳까지 관측됐다.

대부분 정통 IB 저변을 넓히려는 플랜을 갖고 있었지만 진두지휘할 인물이 부재하자 차질을 빚는 모양새다. 우리투자증권과 메리츠증권 등 새로운 비전을 천명한 하우스들로 대거 이동하면서 기존의 중소형사들엔 인력 공백이 생겼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기업금융본부장을 찾습니다"…구인 난항 속 조직 폐지까지

신영증권은 지난 2월 기존의 커버리지본부를 기업금융본부로 개칭했지만 본부장급은 공석으로 남아 있다. 본래 본부장을 지내던 임원이 사의를 표명하자 외부 인사를 영입해 채울 계획이었지만 구인이 녹록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장기간 공백은 피하고자 지금은 IB 사업부를 총괄하는 전무급 임원이 기업금융본부장까지 겸임하고 있다.

중소형 증권사들 사이에서 특히 외부에서 기업금융 수장을 영입하는 일은 갈수록 어려워지는 분위기다. BNK투자증권도 연초 IB 총괄 부문을 신설한 뒤 3~4월 내로 총괄 전무급 및 기업금융본부장을 영입하려 했다. 그러나 레이더망에 잡히는 인물이 없자 최근 IB 총괄 부문 자체를 폐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물론 인력 부재는 대형 하우스들도 똑같이 겪는 상황이라 중소형사에 국한된 문제라고 보긴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인력 이탈이 심화되는 하우스에는 특히 민감하게 받아들일 것으로 관측된다. BNK증권의 경우 인수금융 사업을 위해 만들었던 IB금융부 임원 대다수가 이탈하면서 부서가 폐지되기까지 했다.

사업을 진두지휘할 인물의 충원까지 지연되면서 기존 임원들이 짊어져야 할 부담도 누적되는 모양새다. 신영증권의 경우 컨트롤타워부터 IB 총괄까지 새로운 얼굴들로 채워졌지만 홈플러스 사태를 타개하는 동시에 기업금융본부까지 지휘해야 한다는 부담에 놓였다. BNK증권도 기업금융 경력이 없는 인사가 기업금융본부를 겸임하는 구조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허리급 실무자들이 이탈하는 것과 더불어 본부장급 임원 충원도 어려워지면서 수뇌부가 겸임을 맡는 구조로 자리 잡았다"면서 "기업금융에 몸담은 이력이 부재한 탓에 이해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져 정통 IB를 강화한다고 해도 속도를 내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밝혔다.

◇우투·메리츠 대거 이동…인력 공백 '심화'

중소형사들이 인력 유치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마침 IB 인력들이 대이동하는 시기와 겹쳐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말 우투증권이 출범하면서 미래에셋증권 등 대형사 출신들이 대거 자리를 옮겼다. 옛 우리투자증권의 부활이라는 기치 아래 우리금융이란 뒷배를 갖춘 하우스는 여느 IB에게나 매력적인 선택지로 꼽혔다.

메리츠증권으로도 대규모 인력이 이동했다. 이 하우스 역시 정통 IB 강화를 선언하며 화려한 이력을 가진 인사들을 대거 흡수하고 있다. 최근 메리츠증권으로 둥지를 옮긴 한 증권사 임원은 "성장하는 조직에서 기회를 찾기 위해 왔다"며 "갖춰진 제반은 대형사 대비 부족할지 몰라도 잃을 것도 없기에 기회 비용이 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로 미루어봤을 때 성장 잠재력과 기대감 측면에서 기존의 중소형사들이 상대적으로 등한시된 것으로 분석된다. 업력만 따지면 신영증권이나 BNK증권이 훨씬 우세하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5년 내 톱 10을 선언한 우투증권과 업계 최고 하우스로의 도약을 약속한 메리츠증권과 비교하면 사업 확장의 속도는 뒤처질 것이란 예측이 가능하다.

중소형 증권사에서 우투증권이나 메리츠증권으로 빠져나가는 인력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보여진다. 다른 IB 업계 관계자는 "성과급 차원에서나 커리어 측면에서 도전적인 스탠스를 지닌 하우스로 이동하려는 경향이 짙다"며 "타사 대비 금전적 인센티브로 유인할 수 있는 여력도 많지 않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4층,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김용관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황철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