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유통 포트폴리오 점검]맘스터치, 계획된 사업 구조조정 속 '경쟁력 확보'⑤인수 직후 해외사업 전면 수정·비효율 자회사 정리, 업황과 관계 없던 ‘경영 효율화’
김혜중 기자공개 2025-04-16 07:58:29
[편집자주]
홈플러스가 회생절차에 돌입하면서 사모펀드의 방만 경영에 대한 경각심이 깊어지고 있다. 부실 기업의 내실을 다지고 사업 효율성을 높여 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지만 기업의 펀더멘탈이 약화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반대로 사모펀드의 경영 아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고 경영이 정상화된 사례도 존재한다. 더벨은 사모펀드의 유통 기업 인수 과정부터 이후의 경영 환경 변화를 하나씩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11일 15시4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를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기업 맘스터치가 케이엘앤파트너스의 품에 안긴 지 5년이 넘었다. 인수 당시부터 노조와의 갈등 등으로 진통을 겪었지만 현재 맘스터치는 사모펀드 인수 후 기업가치 제고의 성공적 사례로 손꼽힌다.케이엘앤파트너스 체제 아래 맘스터치는 해외 사업 진출 구조부터 전면 수정했다. 사업과 연관성이 없는 자회사는 모두 정리하며 사업 구조도 단순화했다. 메뉴 축소부터 시작해 상장폐지까지 기업을 둘러싼 대내외적 환경을 모두 관리하면서 ‘1조’ 기업가치를 위한 밸류업을 지속하고 있는 모습이다.
◇안정적 펀더멘탈 보유, 사모펀드 인수 소식에 ‘의구심’도 제기
맘스터치앤컴퍼니(옛 해마로푸드서비스)는 2020년 2월 케이엘앤파트너스로 피인수됐다. 창업주인 정현식 전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보통주 5378만2134주(56.8%)와 전환사채를 포함해 총 1938억원에 지분 거래가 이루어졌다. 국민연금을 비롯해 MG새마을금고, 하림그룹 등이 재무적 투자자로 구성됐다. 여기에 인수금융 500억원, 정 전 회장이 후순위 투자자로 참여하는 구조였다.
이듬해 2월에는 YG인베스트먼트와 IBK캐피탈이 보유하던 해마로푸드서비스 지분(554만3822주)까지 장외에서 사들였다. 해당 내역까지 합산한 거래총액은 2093억원에 달한다. 비슷한 시기 자회사 슈가버블 지분 100%를 정 회장 등에게 250억원에 매각했다.

인수 절차가 진행되던 2019년 기준 맘스터치는 전국 매장 수 1243개로 프랜차이즈 업계 내 유의미한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었다. 상위 4개 사업자(롯데리아, 버거킹, KFC, 맘스터치) 중 39.3%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했다. 2019년 매출액은 2889억원, 영업이익은 190억원으로 안정적인 수익성도 기록했다. 총차입금 226억원, 부채비율 73% 수준으로 재무구조도 안정화된 편이었다.
당시는 프랜차이즈 업계의 성장성도 예측되던 시기였다. 특히 'QSR(Quick Service Restaurant)'의 외식 프랜차이즈 업종의 경우 국내외적으로 서구화된 식습관과 1인 외식이 보편화되면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관측됐다. 글로벌 PEF의 외식업 투자 비중도 꾸준히 확대되고 있던 시기였다.
다만 노조와의 갈등은 원활한 인수 작업 및 PMI에 걸림돌로 작용했다. 물론 사모펀드 운용사로 피인수된 기업 임직원이 반대 의견을 낸 사례는 많았지만, 프랜차이즈의 경우 기업 이미지의 중요성이 타 업종보다 큰 편이다. 인수계약 마무리 전부터 맘스터치 노조는 수차례 단체교섭을 신청하고 고용승계 및 위로금 등에 대한 요구를 보내 왔다. 실제로 최대주주 변경 이후 2년여간 교섭 시도와 결렬이 이어지기도 했다.
◇인수 마무리 전부터 시작된 체질개선, 전방위 사업에 적용
케이엘앤파트너스는 맘스터치 기업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효율화 구상을 미리 해놓은 것으로 보인다. 당시 맘스터치는 가맹점의 수도권 구성비가 35.2%에 불과해 수도권 핵심상권을 대상으로 한 확장이 용이한 상태였다. 프랜차이즈 사업에 직결되는 식자재 유통 외에도 시너지가 떨어지는 자회사들도 다수 포진된 상태였다.
인수 이전부터 케이엘앤파트너스는 박성묵 당시 케이엘앤파트너스 전무를 총괄부사장으로 파견시켰고 BPR TF도 신설했다. BPR이란 기업의 구조와 경영방식을 근본적으로 재설계하는 경영혁신기법 중 하나로, 맘스터치는 특히 해외사업 전략의 전면 재진단을 시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인수 절차가 모두 마무리된 이후에는 케이엘앤파트너스 측 임원 세 명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추가 배치했다.

실제로 맘스터치는 곧바로 해외 확장 전략에 수정을 가했다. 기존 맘스터치는 직접진출 방식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했다. 베트남과 대만, 미국에 법인을 세우고 직접 매장을 관리하며 초기 정착 과정에 공을 들였다. 다만 손바뀜 후에는 해당 법인들을 모두 청산하고 마스터프랜차이즈(MF) 방식으로 전환했다.
현지 기업에 가맹 사업 운영권을 판매할 자격을 부여하고 로열티를 받는 계약으로 초기 투자 비용을 줄이고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 국내 편의점 업계 등도 MF방식을 통한 해외 진출에 열을 올리고 있는 배경이기도 하다.
해외 뿐만 아니라 국내 사업에 대한 조정도 함께 진행됐다. 매장 내 제품 메뉴를 총 13종으로 축소시키면서 비인기 메뉴를 정리하는 등 매장 운영 효율성을 제고했다. 뿐만 아니라 본업과 무관한 자회사를 과감하게 정리했다.
세제전문기업 슈가버블, 스마트 기저귀 제조업체 크레이더스 등 본업과 시너지를 기대하기 어려운 자회사의 보유지분을 처분했다. 적자가 이어진 아이스크림 회사 카펨도 청산을 완료했다. 2024년 말 기준 맘스터치의 종속회사는 총 네 곳으로 인수 이전 6곳 대비 단순화됐다.
2022년에는 상장 폐지를 결정하기도 했다. 당시 케이엘앤파트너스는 “맘스터치는 상장사다 보니 부정적인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점포의 수익성이 영향을 받아왔다"며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고 사업 역량에 집중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공개매수 가격은 이사회 결의일 1개월 전 평균 종가 대비 16% 할증된 가격이자 최근 10년간 최고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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