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유통 포트폴리오 점검]한샘, 업황 둔화에 불가피한 '자산 매각'③인수금융 대주단 EOD 방지 목적, 자산 효율화 별개로 비용 절감 'ING'
김혜중 기자공개 2025-04-15 07:57:23
[편집자주]
홈플러스가 회생절차에 돌입하면서 사모펀드의 방만 경영에 대한 경각심이 깊어지고 있다. 부실 기업의 내실을 다지고 사업 효율성을 높여 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지만 기업의 펀더멘탈이 약화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반대로 사모펀드의 경영 아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고 경영이 정상화된 사례도 존재한다. 더벨은 사모펀드의 유통 기업 인수 과정부터 이후의 경영 환경 변화를 하나씩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10일 07시5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토종 가구 기업인 한샘이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로 손바뀜을 거친 건 2022년이다. 코로나19 기간 집꾸미기 열풍이 불었던 한샘의 주가는 고점을 찍던 상태였고, 이에 IMM PE는 ‘통 큰’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주며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다만 인수 직후 리오프닝으로 가구 수요가 감소, 전방산업인 부동산 경기 침체까지 겹치면서 경영 상황이 악화됐다. 여기에 인수금융 대주단의 재무약정 테스트 등이 겹치면서 EOD를 방지하기 위해 사옥 매각 카드를 꺼내들 수밖에 없었다. 여전히 중국 사업 효율화와 매장 구조조정 지속 등 수익성 개선을 위한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가구업계 1위' 명성에 '조단위' 인수, 효율화 필요성 '직면'
한샘이 IMM PE 품에 안긴 건 2022년 1월이다. IMM PE는 한샘 창업주인 조창걸 명예회장 외 7명이 보유하고 있던 한샘 주식 652만1509주(지분율 27.71%)를 1조4413억원에 매입하며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IMM PE의 블라인드펀드 ‘로즈골드 4호’를 통해 4000억원을 충당했고,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한 롯데쇼핑이 3000억원을 투입했다. 나머지 금액은 인수금융을 활용했다.
거래종결합의서를 체결한 2021년 12월 29일 종가 기준 한샘의 주가는 9만6000원으로, 시가총액은 2조2593억원이다. IMM PE는 주당 22만1000원에 인수를 결정했고, 해당 금액을 기초로 산정한 기업가치는 5조2010억원에 달한다.
다만 증시 침체 및 실적 부진으로 2022년 말 한샘의 주가는 주당 인수가 22만1000원 대비 4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로 인해 인수금융의 담보설정비율(LTV)이 설정 기준치(75%~85%)를 초과하면서 IMM PE는 SI 롯데쇼핑과 함께 지분을 추가 확보해 담보를 보강했다. 2023년 3월 주당 5만5000원에 한샘 보통주 181만8182주(7.7%)를 추가 투자했다. 모두 1000억원 규모다. 추가 투자가 확정되면서 인수금융 대주단도 재무약정 테스트를 2024년 상반기까지 면제하기로 했다.

이같은 대규모 투자가 단행됐지만 IMM PE가 한샘을 인수한 직후 가구업계를 둘러싼 업황은 악화되기 시작했다. 코로나19 시기 가구 수요가 급증했지만 리오프닝으로 인해 해당 수요가 감소하기 시작했다.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수익성에도 큰 타격이 가기 시작했다. 여기에 전방산업인 부동산 경기 침체가 시작되며 인테리어 및 리모델링을 찾는 고객도 감소했다.
한샘의 실적에도 이같은 분위기는 고스란히 반영됐다. 2022년 연결 기준 매출액은 2조9억원으로 2021년 대비 10.3% 감소했고 영업손실 217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인수금융 대주단과의 재무약정 테스트 통과, 주가 부양을 통한 투자금 회수 등을 위해서는 경영을 효율화해 수익성을 개선할 필요성에 직면한 것이다.
◇통 큰 경영권 프리미엄에 '발목', 사옥 매각 불가피
본격적으로 경영 효율화가 진행된 건 김유진 대표집행임원이 선임된 2023년부터다. IMM PE는 인수 직후 김진태 전 대표집행임원을 선임해 경영을 총괄토록 했고 네 명의 IMM PE 측 인사를 기타비상무이사로 배치했다. 이해준 당시 IMM PE 투자부문 대표, 송인준 IMM PE 대표이사, 김정균 IMM PE 전무, 박진우 IMM PE 이사가 한샘 기타비상무이사로 포함됐다. 김 대표는 2023년 8월부터 대표집행임원으로 선임돼 한샘의 효율화를 이끌고 있다.
우선 한샘은 수익성 개선을 위해 비용 절감부터 나섰다.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해외 자회사를 정리했다. 2022년 4분기 중국 내 ‘한샘장식법인’을 청산했다. 현지 시공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자회사로서 리모델링 사업 등을 담당하고 있었다.
2024년 말부터는 중국 내 현지 생산법인 ‘Hanssem (China) Interior Co., Ltd.’과 관련된 매각 양해각서(MOU)를 체결 후 관련 절차를 밟고 있다. 본격적으로 중국 시장에 진출한 2017년부터 줄곧 적자를 기록해 왔고, 이미 2021년 중국 B2C사업은 철수를 완료한 상태다.

2021년 말 기준 15개에 달하던 종속회사는 2024년 말 총 11개로 감소했다. 농업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던 농업회사법인 향촌개발㈜을 2022년 청산했고, 사회복지 관련 법인 ㈜한마음은 2023년 청산했다. 수입 인테리어를 담당하는 한샘도무스와 온라인 인테리어 중개 사업을 영위하는 인스테리어는 2023년 흡수합병시켰다. 이외에도 중복 상권에 대한 매장 구조조정, 수도권 내 물류센터 기능 재배치, 라이브커머스 사업 중단 등으로 비용 구조를 효율화시켰다.
비용 절감 작업과는 별개로 자산 매각도 진행했다. 대표적인 사례는 상암동 사옥 매각이다. IMM PE가 인수 당시 조달한 인수금융에 대한 기한이익상실(EOD)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2023년 초 1000억원 규모의 담보 보강 당시 인수금융 대주단은 재무약정 테스트에 대해 2024년 6월까지 웨이버(일시적 적용 유예)를 부여했다. 당시 대주단은 테스트 기준이 되는 EIBTDA에 부동산 매각 대금도 포함할 수 있도록 조건을 마련했다.
다만 한샘의 EIBTDA는 2024년 6월 기준 572억원에 불과했다. 이는 재무약정테스트 연간 EBITDA 기준액 1350억원에 미달하는 수치다. 수익성 개선 작업을 이어가고는 있지만 아직 역부족인 상태였다.
이에 한샘은 그래비티자산운용에 상암 사옥을 3200억원에 매각했다. 2024년 말 기준 한샘의 EBITDA는 1059억원으로, 여기에 매각을 통한 이익금을 추가로 대입할 경우 재무약정 테스트 EBITDA 기준액 1350억원을 쉽게 넘어선다. 뿐만 아니라 한샘은 방배동에 위치한 전시관 매각 가능성도 열어두면서 자산 효율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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