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F&B 상장폐지]동원그룹, '글로벌 식품'에서 성장정체 돌파구 찾는다①국내외 식품 계열사 통합 관리, 글로벌 식품 매출액 10조 목표
서지민 기자공개 2025-04-16 07:57:18
[편집자주]
동원그룹이 글로벌 식품 사업 강화를 위한 사업구조 재편에 나섰다. 지주사 동원산업이 동원F&B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고 국내외 식품 4개사를 사업군(Division)으로 묶어 관리하기로 했다. 상장 25년 만에 자진 상장폐지를 추진하는 동원F&B의 현주소와 향후 그룹 성장 청사진에 대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15일 13시4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원F&B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지 25년 만에 상장폐지된다. 동원그룹은 2022년 이후 성장이 정체된 주요 원인이 식품 부문의 글로벌 성장동력 발굴 부진에 있다고 판단하고 국내외 식품사업 통합이라는 결단을 내렸다.지주사 동원산업에 국내외 식품 계열사를 지휘하는 컨트롤 타워 '글로벌 식품 디비전'을 구축한다. 글로벌 M&A와 사업 다각화에 집중해 2030년 그룹 매출 16조원, 글로벌 식품 매출 1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동원F&B 상장폐지 '강수'…내수 편중 사업구조 및 성장동력 부재 해결책
동원산업은 14일 이사회를 열고 포괄적 주식 교환을 통해 동원F&B를 완전자회사로 전환하기로 결의했다. 동원산업 신주와 동원F&B 주주들의 주식을 교환해 현행 74.38%의 지분율을 100%로 확대한 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동원F&B를 자진 상장폐지한다.
동원F&B는 2000년 11월 모태인 동원산업 식품사업본부를 분할해 설립됐다. M&A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참치캔, 육가공제품, 유제품, 배합사료 등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동원그룹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책임지는 핵심 계열사로 꼽힌다.
주력제품은 참치캔으로 국내 참치캔시장에서 절대적인 시장점유율을 보유하며 1위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계열사 동원산업과 동원시스템즈에서 각각 참치원어와 포장재를 조달하는 수직계열화로 안정적 영업기반을 갖췄다는 평가다.
우수한 영업실적과 재무안정성에도 불구하고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 미만에 머무르며 시장에서 저평가받는 상황이 지속됐다. 시장은 동원F&B 저평가의 원인으로 내수 산업에 편중된 사업 구조를 지목했다.
동원F&B의 연결기준 2024년 매출액은 4조4836억원이다. 내수 시장에서 올린 매출액이 4조3586억원으로 사실상 대부분을 차지했고 수출액은 1250억원에 그쳤다. 전체 매출에서 글로벌 매출 비중이 2.8%에 불과한 셈이다.

동원F&B가 'K-푸드' 열풍에 편승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와중에 동원그룹의 최대 고민은 '신성장동력 부재'였다. 동원그룹의 총매출액은 2022년 9조263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후 2023년 8조9486억원, 2024년 8조9442억원을 기록하며 뒷걸음질했다.
동원그룹이 2022년부터 한국맥도날드, 보령바이오파마, HMM 등의 인수를 검토하거나 우선협상자 선정에 참여하며 적극적으로 M&A를 모색한 이유이기도 하다. 동원그룹은 고민 끝에 성장 정체의 주요 원인이 식품부문 글로벌 성장동력 발굴 부진에 있다고 판단했다.

◇동원F&B·스타키스트 '디비전' 체제 운영, 글로벌 M&A 향방 눈길
결국 동원그룹이 동원F&B를 동원산업의 완전 자회사로 편입시키는 것은 글로벌 식품 사업 확대를 위한 결단으로 풀이된다. 동원그룹은 이를 계기로 각 자회사 단위로 사업을 영위하던 구조를 사업 영역별 디비전(Division) 체제로 전환할 방침이다.
동원F&B와 동원홈푸드, 스타키스트, 스카사 등 식품 계열사를 ‘글로벌 식품 디비전'으로 묶어 통합 관리한다. 간결해지는 의사결정 구조를 바탕으로 주요 현안들을 빠르게 처리하고 회사의 자원을 주주환원이 아닌 회사경영에 집중해 효율적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동원F&B와 동원홈푸드 콘텐츠에 스타키스트의 해외 네트워크를 더해 시너지를 극대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스타키스트는 미국 참치 시장에서 45.7% 지분율을 차지하며 180여개 거래처를 두고 있다.
동원F&B가 단독으로 추진하기에는 한계가 있던 글로벌 M&A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동원F&B는 글로벌 확장을 위해 2023년부터 미국을 중심으로 총 26건의 M&A를 검토했으나 자금 조달 등 어려움으로 인해 추진이 쉽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된다.
에스닉 푸드, 신소재 대체식품 등 제품 다각화와 미국, 동남아 등 신규 시장 진출을 목적으로 한 M&A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최근 트럼프 정부의 관세정책으로 현지 생산력 확보가 중요해지고 있는 가운데 공장 인수 등으로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관측이다.

동원그룹은 2030년까지 연평균 성장률 10%를 기록해 그룹 매출액을 2024년 8조9000억원에서 2030년 16조원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글로벌 식품 디비전 매출액은 2024년 5조7000억원에서 2030년 10조원으로 성장시켜 글로벌 매출 비중을 40%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
백관영 동원산업 CFO는 "동원F&B는 자금 조달이나 M&A 쪽에 한계가 있어 완전 자회사 편입을 결정했다"며 "해외 네트워크를 키우고 몸집을 불려서 글로벌 매출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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