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4월 17일 07시5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원산업이 자회사 동원F&B을 자진 상장폐지하고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기로 했다. 공시를 통한 깜짝 발표였다. 회사 측은 "식품 계열사의 재편을 통해 글로벌 사업 성장에 박차를 가하는 동시에 중복 상장 구조를 해소하기 위해 포괄적 주식 교환을 추진했다"는 입장을 발표했다.공시나 자료를 통해 발표가 이뤄지면 기자들은 속사정을 듣기 위해 주요 의사결정권자에 다각도로 접촉을 시도한다. 대부분 연락을 피하거나 통화가 이뤄지더라도 보도된 멘트를 그대로 인용하거나 아니면 코멘트하는 것 자체를 부담스러워 한다.
하지만 동원그룹은 달랐다. 동원산업 자금 및 경영 전반을 지휘하고 있는 CFO는 "동원 F&B가 자금 조달이나 M&A에서 한계가 있어 완전 자회사 편입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장 폐지 후 합병까지는 아직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부연 설명까지 덧붙였다.
M&A시장에서 동원그룹은 입장 명확하고 깔끔한 플레이어로 통한다. 이는 동원그룹을 지휘하고 있는 김남정 회장의 결단으로 얻은 평판이다.
2년전 맥도날드 인수전에서 김 회장의 과감한 결단력이 재확인되기도 했다. 동원그룹은 한국맥도날드 매각 예비입찰에서 단독으로 참여하며 인수전에서 우위를 점했다. 회계법인과 자문사를 고용해 기업실사까지 진행하는 등 비용과 시간이 대거 투입됐지만 당시 동원그룹 부회장으로 딜을 진행했던 김 회장은 인수 중단을 결정했다.
맥도날드 본사의 과도한 개입 조건으로 동원그룹 계열사간 시너지가 제한적이었고, 결정적으로 동원그룹이 설정해 놓은 가격 가이던스를 크게 벗어났기 때문이다.
후보자간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M&A딜을 평가한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지만 여전히 맥도날드가 국내시장에서 고전하고 있고 이렇다 할 인수 후보자도 나타나지 않는 것을 보면 김 회장의 결단은 맞았던 것 같다.
투자 자문사 관계자는 동원그룹은 인수 협상에서 투자 조건이 타이트하지만 확실한 기업으로 정평이 나 있는 기업이라고 평가했다. 무리하지 않지만 딜을 진행하는데 있어서 진정성 있는 거래 상대방이라는 믿음이 있다고 했다.
얼마전 기업간 인수합병(M&A)을 다룬 '협상의 기술'이라는 드라마에서 M&A는 협상의 기술이 최고로 고도화된 작업이라고 표현했다. 주인공인 산인그룹 M&A 팀장 윤주노는 협상 테이블에 앉을 땐 감정을 버리라며 "감정적으로 원하는 걸 얻게 되더라도 신뢰까지 얻진 못합니다"라고 말한다.
동원산업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지 무려 25년이나 된 회사의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글로벌 M&A와 사업 다각화를 위한 결단이었고 이 냉정하고 과감한 결정은 적극적인 인수 합병을 단행하겠다는 동원산업 의지에 신뢰를 더한다.
이에 화답하듯 국내외 자본시장에서 동원산업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다. 작년 김 회장은 부회장 선임 10년만에 회장으로 승진했다. 김 회장의 결단으로 쌓은 신뢰가 앞으로 동원그룹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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