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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이노텍, '4무' FC-BGA 공장 '일본 추격 원천' 자동화 시스템 구축 '수율·품질' 고도화, 후발주자 한계 상쇄 기대

구미(경북)=김도현 기자공개 2025-04-22 08:24:02

이 기사는 2025년 04월 21일 07시4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재 국내 경쟁사나 일본 선진사에 뒤지지 않는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2~3년 안에 (질적 측면에서)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다."

강민석 LG이노텍 기판소재사업부장(부사장)은 17일 경북 구미사업장에서 자사 플립칩(FC)-볼그리드어레이(BGA) 사업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FC-BGA 후발주자인 LG이노텍의 자신감은 '4무(無) 공장'에서 비롯된다. △사람 △불량 △설비 고장 △사고 등이 없는 생산라인을 꾸려 수율(완성품 중 양품 비율)과 품질을 최적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LG 기술 집약된 '드림팩토리', 조단위 사업 기반

LG이노텍은 2022년 FC-BGA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FC-BGA는 반도체 기판 중 프리미엄 제품으로 꼽힌다. 첨단 반도체인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인공지능(AI) 칩 등과 짝을 이뤄서다.

FC-BGA 분야에서는 일본 이비덴과 신코덴키, 대만 유니마이크론이 선두주자다. 국내에서는 삼성전기가 이들을 맹추격하고 있다. LG이노텍은 발을 들인지 3년밖에 안 된 FC-BGA '신인'이지만 반도체 기판 업력은 이들 못지않다. 타제품에서 쌓아온 노하우를 활용해 속도감 있게 전개 중이다.

이번에 LG이노텍이 외부에 처음 공개한 '드림팩토리'가 그 증거다. 해당 팹은 LG이노텍이 2022년 LG전자로부터 구미 4공장을 인수해 새단장한 곳이다.


이날 방문한 드림팩토리는 축구장 3개 이상의 규모를 자랑했다. 단순 크기를 넘어 LG이노텍을 비롯한 그룹 차원의 AI, 딥러닝, 로봇, 디지털 트윈 등 최신 정보기술(IT) 기술이 총집결하기도 했다. LG AI연구원이 개발한 초거대언어모델(LLM) '엑사원'도 적용됐다.

드림팩토리의 가장 큰 특징은 '자동화'다. 라인 사이사이를 자동로봇(AMR) 수십새가 오가면서 자재를 운반하고 다양한 협동로봇이 FC-BGA를 제조한다.

더불어 라인 모니터링 시스템(LMS)을 통해 공장 전체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한다. 가동 중인 생산라인과 제품 이동, 재고 상황, 설비 이상 유무, 품질 현황 등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강 부사장은 "사람이 모든 이물과 수율 저하의 원인이다. 사람이 만들면 실수를 하게 되고 (사람이) 지나가기만 해도 호흡만 해도 이물이 나온다"면서 "사람이 없는 것만으로 훨씬 더 높은 수율이 나올 수 있다. 자동화가 중요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제품의 양품 여부를 결정짓는 중요 단계인 AOI(Automated Optical Inspection)도 무인화했다. AI 딥러닝 비전 검사 시스템을 기반으로 육안으로 잡아내기 어려웠던 미세 불량영역을 30초 내 센싱하는 것이 골자다.

LG이노텍에 따르면 AI 비전검사를 통해 리드타임(주문부터 납기까지의 시간)을 최대 90% 단축하고 샘플링 검사에 투입되는 인원도 90% 줄었다.

이에 더해 LG이노텍은 내년까지 생산 과정 중 발생하는 품질 이상을 실시간 감지 및 분석해 자동으로 보정하는 공정 지능화 시스템(i-QMS)을 도입할 방침이다.

일련의 과정으로 LG이노텍은 램프업(양산 초기 수율 향상을 통한 생산능력 확대) 기간을 기존 대비 절반으로 단축했다는 후문이다. 이러한 빠른 속도로 LG이노텍은 빅테크 2곳의 승인을 받을 수 있다. 올해 PC용 CPU, 내년부터 AI와 서버 고객을 유치하는 것이 목표다.


◇'무인라인→인건비 절감' 관세이슈 최소화

지금까지 LG이노텍은 FC-BGA 사업에 40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다만 대량생산 체제를 갖추기에는 부족한 수준이다.

강 부사장은 "현재 투자 규모는 (스마트팩토리) 콘셉트를 완성하기 위한 것"이라며 "고객들과 차례로 이야기하면서 수요에 맞춰 추가 투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근 트럼프발 관세정책이 FC-BGA 수주 및 증설 등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 강 부사장은 "반도체 기판을 직접 미국 쪽에 수출하는 건 없다. 대부분 중국, 대만 등 아시아 고객 공장으로 투입된다"면서도 "관세 전쟁 속에서 수요가 줄어든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는 잘 대응해야 할 측면이 있다"고 언급했다.

LG이노텍은 당분간 FC-BGA 관련 해외 투자 계획은 없는 상태다. 무인화 기조인 만큼 인건비 등을 고려해 외국으로 급하게 나갈 이유가 없어서다.

대외 불확실성과 별개로 LG이노텍은 2030년까지 FC-BGA 사업 매출을 조단위로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FC-BGA 시장은 올해 11조3000억원에서 2030년 24조원 규모로 연평균 10.3% 성장이 예상된다.

강 부사장은 "최첨단 드림팩토리를 기반으로 차별적 고객가치를 제공하는 FC-BGA 생산을 지속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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