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리포트]신성장사업 투자 속도내는 HD한국조선해양②소형원자로·연료전지 신성장회사 지분투자…넉넉한 현금에 자기자본 여력 굳건
이민호 기자공개 2025-04-25 08:15:35
[편집자주]
'K-조선'에 글로벌 시장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수주잔고가 늘어나면서 매출이 성장하고 있는 데다 고가 수주 비중이 커지면서 수익성도 높아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조선업에 대한 견제를 본격화하면서 국내 조선업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조선업은 수주에 따른 선수금 유입과 자본적지출(CAPEX) 소요, 이에 따른 차입 변화 등 재무 전략이 중요하다. THE CFO가 각 조선기업의 영업 현황과 재무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21일 14시28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신성장사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선박용 미래 에너지원 확보를 위해 소형원자로와 연료전지 등 기술을 보유한 신성장회사 지분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이외에 기존 주력 사업인 조선과 관련이 적은 신약 개발회사 설립에도 현금을 소요하기도 했다.여기에는 넉넉한 현금 여력이 바탕이 됐다. 기존 자회사 지분을 처분하면서 현금을 마련하고 자회사 출자 여력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자회사 지분 매각·배당 미실시…현금 축적
HD한국조선해양은 HD현대그룹의 조선 계열 중간지주사이지만 영업활동현금흐름의 근간이 되는 별도 기준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2022년 13억원, 2023년 133억원에 이어 지난해 453억원으로 큰 편은 아니다. 하지만 지난해말 현금성자산이 1조7432억원으로 여유가 있다.

차입 부담을 거의 지지 않으면서도 현금 여력이 충분한 이유는 기본적으로 2019년 6월 HD현대중공업 물적분할 때 1조5328억원(2018년 9월말 기준)을 떼주고도 1조원에 가까운 9649억원을 남겨둔 것이 바탕이 됐다. 여기에 중국 자회사(Hyundai Heavy Industries (China) Investment·1464억원) 등 자회사 지분을 HD현대그룹 다른 계열사에 매각했고 HD현대중공업 지분 일부는 시장에서 매도하면서 현금을 쌓았다.
HD현대그룹은 그룹 차원에서 HD한국조선해양 현금의 외부 유출을 되도록 자제하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이 지난달 2024년 결산배당으로 합산 3606억원의 배당을 결정하기는 했지만 이전까지만 해도 모회사이자 HD현대그룹 지주사인 HD현대에 옛 현대중공업 시절이었던 2014년(지급일 기준) 이후 한 번도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HD현대의 주요 배당수익원은 HD한국조선해양이 아닌 HD현대오일뱅크다. 지난해 별도 기준 특수관계자로부터의 합산 배당금수익이 3249억원으로 HD현대오일뱅크 2360억원, HD현대마린솔루션 608억원, HD현대일렉트릭 282억원이었다.
◇소형원자로·연료전지 신성장회사 지분투자…이중레버리지비율 안정적

HD한국조선해양은 지분 투자에 적극적이다. 지난해 820억원을 들여 지분 35.05%를 확보한 HD현대마린엔진(옛 STX중공업)의 경우 선박용 엔진 제조사로 HD한국조선해양의 연결 기준 주력 사업인 조선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애초 자회사인 HD현대중공업이 '힘센(HiMSEN)엔진' 등 선박용 엔진을 생산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HD한국조선해양이 축적한 현금을 이용하는 곳은 신성장사업 투자다. 특히 선박용 미래 에너지원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이런 기조는 2022년부터 본격화됐다. 소형모듈원자로(SMR)와 연료전지 분야가 대표적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2022년 미국에 완전자회사 형태의 투자회사 폰토스인베스트먼트(Pontos Investment)를 217억원에 설립한 데 이어 2023년 195억원을 추가 출자했다. SMR를 생산하는 미국 테라파워(TerraPower)에 3000만달러(약 425억원)를 투자하기 위해서였다.
2023년에는 에스토니아 연료전지 회사 엘코젠(Elcogen AS)과의 투자계약에 따라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 핵심 부품인 셀과 스택을 생산하는 영국 엘코젠그룹(Elcogen Group) 지분 17.36%를 641억원에 취득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1400억원을 들여 완전자회사 형태의 HD하이드로젠을 설립했다. HD하이드로젠은 이 돈으로 핀란드 컨비온(Convion) 지분 97.46%를 7200만유로(약 1222억원)에 인수했다. 컨비온은 SOFC와 고체산화물수전해전지(SOEC) 제조회사다. HD하이드로젠이 연료전지 사업을 총괄하면서 국내 발전용과 선박용 사업을 담당하고 컨비온이 연료전지 핵심 기술을 개발하면서 유럽 사업을 추진하는 방식이다.
선박용 미래 에너지원과 무관한 신성장사업에도 현금을 지출하고 있다. 지난해 270억원(지분율 84.38%)을 들여 설립한 AMC사이언스가 대표적이다. 서울아산병원의 기초의학연구에 기반을 둔 신약 개발회사다. 그룹 차원의 신성장사업인 신약 개발회사 설립에 그룹 지주사인 HD현대가 아닌 조선 계열 중간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이 나선 것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신성장사업에 대한 지분투자를 이어오고 있지만 기존 투자지분 일부를 꾸준히 매각하면서 자산총계에서의 종속·관계·공동기업 투자지분 비중을 75% 안팎으로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말 별도 기준 종속·관계·공동기업 투자지분은 9조122억원으로 자산총계(12조573억원)에서의 비중은 74.7%였다.
지주사의 자회사 출자 여력을 보여주는 이중레버리지비율에도 여유가 있다. 2022년말 75.1%, 2023년말 77.1%에 이어 지난해말 77.2%로 100%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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