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캐시플로 모니터]삼성전자, 디스플레이 22조 차입 '만기 연장' 택할까[상환]CAPEX·배당 등 고려시 부족, 회사채 활용도 여의치 않아

최은수 기자공개 2025-05-13 08:11:31

[편집자주]

기업의 안정성을 보는 잣대 중 가장 중요한 것 하나는 ‘현금’이다. 현금창출능력이 뛰어나고 현금흐름이 양호한 기업은 우량기업의 보증수표다. 더벨은 현금이란 키워드로 기업의 재무상황을 되짚어보는 코너를 마련했다.

이 기사는 2025년 05월 07일 08시56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의 삼성디스플레이에 대한 22조원 규모의 차입 만기가 10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차입 규모나 유동성 상황, 더불어 여러 상징성을 고려할 때 지금부턴 삼성전자도 구체적인 액션플랜을 마련해야 할 때가 왔다.

삼성전자는 올해도 리파이낸싱이나 사채 발행이 아니라 지금처럼 자회사 유동성을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차입이 단순히 조달 개념에 그치지 않고 삼성그룹 경영 및 재무철학, 시장 위상, 기업의 입지 등이 복합적으로 얽힌 이슈이기 때문이다.

◇투자·밸류업 계획과 겹친 22조 차입 상환 이슈

삼성전자가 자회사로부터 유동성을 확보하는 전략은 2023년 처음 시작했다. 그간 막대한 영업현금흐름으로 창출했던 만큼 삼성전자가 자회사를 통해 자금을 끌어온 경우는 찾아보기가 어렵다. 삼성전자의 기존 업력을 모두 살펴봐도 2023년 사례를 제외하곤 자회사로부터 자금을 융통한 사례 자체가 없다.

2020년 정규 배당 외 약 10조7000억원 규모의 특별배당을 단행한 이후 파운드리 등 비메모리 사업 부진이 겹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삼성전자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2023년 8월 삼성디스플레이를 통해 약 22조원을 빌렸다. 이듬해엔 우리은행으로부터 5조원 규모의 매출채권담보대출도 받았다.


2025년을 시작하는 기점에서 삼성전자의 별도 기준 곳간에는 현금이 약 12조원가량 있다. 반도체 시황이 살아나면서 영업활동에서 현금흐름이 발생하는 중이다. 그러나 별도 유동성과 관련한 대안이 없으면 삼성전자가 밝힌 여러 계획들, 요컨대 자본적지출(CAPEX)이나 주주환원을 함께 감당할 체력을 갖췄다 보긴 어렵다.

삼성전자의 2025년 CAPEX는 40조~50조원으로 전망된다. 더불어 올해와 2026년 각각 9조8000억원의 정규 배당액, 즉 20조원에 육박하는 배당금지출 추이를 동일하게 유지할 계획이다. 여기에 10조원의 자기주식 매입 계획까지 예고했다.

삼성전자의 별도 기준 12조원의 유동성을 적다고 말할 순 없으나 삼성전자의 계획에 빗대보면 넉넉하지도 않다. 이 상황에서 올해 8월 22조원 규모의 차입 상환 이슈도 다가왔다. 과거처럼 무차입 재무전략을 고수하는 것도 이제부턴 실익을 따져 검토할 문제가 됐다.

◇리파이낸싱 자체 난맥…여전한 디스플레이 등 내부 구심점 활용 가능성

현재 상황을 요약하면 삼성전자가 과거와 같이 무차입을 고수하는 경영을 지속할 수는 없어보인다. 더불어 당장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에 대응하기 위한 대안도 있어야 한다. 그렇다고 삼성전자가 국내 채권시장에서 대규모 사채를 발행하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보인다.

삼성전자가 채권시장 문턱을 넘기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단순한 금리 부담이나 신용등급 문제는 아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2022년부터 2024년까지 Moody's로부터 Aa2, S&P로부터 AA- 등 투자적격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국내 채권시장의 수용 능력이다. 2024년 기준 국내 채권시장 으뜸 이슈어 SK그룹조차 연간 8조원 수준을 발행하는 데 그쳤다. 이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리파이낸싱을 명목으로 수십 조원 규모의 사채를 발행하면 채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히 클 것이다. 애초에 물량을 소화할 수 있을지도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고 삼성전자가 외화채 시장에 나설 가능성은 더욱 낮아보인다. 이는 단순히 국내 1등 기업으로서의 위상 등의 문제로 볼 일이 아니다. 앞서 삼성전자가 22조원의 차입과 매담대를 초저리로 해낸 것과도 관련이 있다. 아무리 우량 등급을 앞세워 국내외 채권시장을 샅샅이 살펴도 '리파이낸싱'을 해내기란 쉽지 않다.

IB업계 관계자는 "이와 함께 국내 1위 기업이 해외 채권시장 문을 두드리는 것만으로 시장에서 여러 뒷말을 낳을 수 있는 점을 고려하면 삼성전자는 과거와 같이 자회사 유동성을 활용한 내부 조달 방식으로 시장 안정성과 기업의 신뢰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속 가능한 성장 키워드 '내부 유동성 활용'

삼성전자는 2025년에도 자회사 유동성을 활용한 내부 조달 전략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더불어 상황을 종합하면 자회사를 활용하는 작업이 그룹의 재무 철학과 시장 내 위상, 1등 기업의 입지나 시장 환경 등을 두루 반영한 전략적 선택이다.


2024년 말 기준 삼성디스플레이는 연결 29조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한 현금및현금성자산은 15조원이다. 투자현금흐름이 음수를 나타내며 2024년 초 대비 2024년 말 현금성자산이 줄었지만 여전히 안정적인 추이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로선 삼성디스플레이가 자체 상황을 이유로 삼성전자에 상환을 요구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만에 하나 삼성디스플레이에서 올해 당장 상환을 요구한다 하더라도 삼성전자 계열사를 활용한 대안은 충분히 마련할 수 있다. 삼성전자 외 다른 주력 계열사들이 순현금 체제를 이어가는 것도 들여다 볼 지점이다.

더불어 삼성전자는 해외 자회사 등을 통해 90조원이 넘는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이를 본사로 들여올지, 다른 계열사를 통해 융통할 지의 기로에 서 있을 뿐이다. 실제 유동성 이슈와는 거리가 먼 만큼 지속가능성장을 위해 자회사를 통한 차입을 이어갈지는 삼성전자의 의지에 달렸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4층,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김용관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황철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