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평가 시그널: PBR 0.3]‘소비침체 여파’ 유통3사 일제히 하락, 반등 모멘텀은작년 모두 0.3배 미만, 롯데쇼핑 0.1배까지…올 들어 주가반등세 '뚜렷'
김현정 기자공개 2025-05-21 08:14:03
[편집자주]
주가는 단기적으론 인기 투표지만 길게 보면 계량기라는 말이 있다. 왜 헐값에도 투자자가 발길을 돌릴까. 시간이 지나면 진짜 무게가 드러난다. 그 괴리를 찾는 과정에 사용되는 지표가 주가순자산비율(PBR)이다. 최근 유력 대선후보는 PBR이 0.3배도 안되면 시장에서 정리해야 한다며 강하게 압박하기도 했다. 가시방석에 앉은 종목들을 더벨 SR본부가 저울에 올렸다. 저평가인지, 벗어날 수 없는 밸류트랩인지, 시장평가와 본질가치 사이에 존재하는 간극을 재고 구조적 원인을 파헤쳐 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5월 16일 11시10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백화점, 신세계, 롯데쇼핑 등 국내 주요 유통기업들의 PBR(주가순자산비율)이 작년 일제히 0.3배를 밑돌며 시장에서 저조한 평가를 받았다. 고물가·고환율·고금리 등이 영향을 미친 데다 대내외 불안정한 상황이 소비침체로 이어지며 유통업체들의 실적이 고꾸라졌다는 평이다.다만 올 들어 이들의 주가가 오랜 저평가 국면에서 벗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올 1분기 실적 반등과 함께 주가도 빠르게 회복세를 타는 분위기다.
소비 부진은 여전하지만 그 가운데 일제히 1분기 실적이 선방했고 하반기에는 실적 개선 흐름이더 뚜렷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유통3사의 적극적인 밸류업 정책도 주가 반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롯데쇼핑 0.1배, 신세계 0.27배...두 곳 모두 3~4년간 0.3배 미만
더벨 SR(서치앤리서치)본부가 코스피 상장사 808곳과 코스닥 상장사 1675곳 등 합계 2483곳 상장사를 전수조사한 결과 지난해 말 연결 기준 PBR이 0.3배 미만인 곳은 총 225곳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유통3사로 꼽히는 현대백화점과 신세계, 롯데쇼핑 등의 PBR이 모두 0.3배 미만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중 가장 PBR이 낮은 곳은 롯데쇼핑이었다. 작년 말 기준 0.1배로 매우 낮은 수준이었다. 롯데쇼핑은 PBR 저평가가 4년 간 장기화됐다는 데서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2020년 0.3배에서 2021년 0.24배로 떨어진 뒤 계속 0.2배대를 유지하다 작년 말 결국 0.1배로 떨어졌다.
현대백화점도 PBR이 낮은 축에 속했다. 작년 말 기준 0.23배였다. 현대백화점 역시 최근 3년 연속 PBR이 0.2배대에 머물렀다.
신세계의 경우 작년 말 0.27배였다. 다만 나머지 두 유통사와는 달리 작년 처음 0.3배 미만으로 떨어졌다. 그럼에도 하락세라는 점에서 신세계 역시 장기적인 저평가 흐름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작년 고물가·고환율·고금리 '3중고'...유통 3사 모두 '실적부진'
2021년 이후 주요 유통업체들의 실적 감소세가 뚜렷하다. 소비침체 장기화로 현대백화점, 신세계, 롯데쇼핑의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이 대체로 지속 감소했다. 특히 작년의 경우 고물가·고환율·고금리 등이 영향을 미친 데다 대내외 불안정한 상황이 유통업체들의 발목을 잡았다는 평이다.




롯데쇼핑의 경우 작년 순이익 감소가 두드러졌다. 15년 만에 진행한 부동산 자산재평가로 부채비율 등 재무건전성 수치는 대폭 개선됐지만 동시에 손상인식과 영업권 손상 등으로 회계상 순이익이 적자전환했다. 작년 순이익은 -9843억원으로 전년(1692억원)과 비교해 1조1535억원 규모나 감소했다.
신세계도 순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2020년 이래로 4년간 2000억원대를 유지해왔는데 작년 923억원으로 전년 대비 56% 줄어들었다. 백화점·면세점·패션 등 주력 사업 부진이 발목을 잡았고 이에 더해 통상 임금 대법원 판결에 따른 일회성 비용까지 맞물렸다. 다만 작년 매출은 3.3% 증가하며 외형성장은 유지했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유일하게 순이익이 증가하며 적자폭이 축소했다. 작년 현대백화점 순이익은 -8억원으로 전년 동기(-398억원) 대비 390억원가량 증가했다. 다만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감소했다. 작년 말 기준 현대백화점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조1876억원, 2842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0.5%, 6.4% 감소했다. 커넥트현대 부산 리뉴얼 공사로 인한 영업 중단과 통상임금 추정 부담금 반영으로 인한 비용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
이렇듯 기업가치의 기본인 수익성이 꺾이면서 유통3사의 기업가치도 저평가됐다. 고물가에 따른 소비침체와 더불어 작년 말엔 국내 정치적 이슈까지 겹치며 시장이 얼어붙었고 이들의 주가도 작년 내내 부진했다. 현대백화점 주가는 2024년 1월 2일 종가기준 5만1500원에서 작년 12월 30일 기준 4만7250원으로 8% 하락했다. 롯데쇼핑의 경우 같은 기간 7만4200원에서 5만4100원으로, 신세계는 17만4100원에서 13만3000원으로 각각 27%, 24% 하락했다.
◇올 들어 주가 27~41% 상승...유통3사 모두 밸류업 '적극'
하지만 올 들어서는 다른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현대백화점과 신세계, 롯데쇼핑의 유통3사 주가가 하반기 실적개선 기대감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현대백화점과 롯데쇼핑 주가는 올(5월 15일 종가 기준) 들어 둘 다 모두 41% 상승했다. 신세계 주가는 같은 기간 27% 높아졌다. 소비 부진 속에서 일제히 1분기 호실적을 발표한 데다 하반기로 갈수록 실적이 더 좋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3사 모두가 주주환원 정책 강화를 통해 기업가치 제고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유통업계 최초로 밸류업 계획을 공시한 롯데쇼핑은 주주환원율을 30% 수준에서 35%로 확대하고 상장 이후 처음으로 주당 3500원의 최소 배당금 정책을 시행키로 했다.
신세계는 유통 3사 중 가장 늦은 지난해 12월 27일 밸류업 정책을 공시했다. 2027년까지 매년 20만주의 자사주를 소각하는 한편, 주당배당금을 최소 4000원으로 설정하고 2027년까지 5200원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신세계는 2024년도에 대한 배당금을 주당 4500원으로 책정하고 올 3월 말 지급했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그룹 차원에서 밸류업 정책을 공시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작년 11월 현대지에프홀딩스와 현대백화점, 현대그린푸드, 한섬 등 4개 상장사 이사회를 열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한 바 있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자기자본이익률(ROE) 및 PBR 목표치를 구체적으로 제시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3년 내 자기자본이익률(ROE)을 6% 수준으로 높이고 PBR도 3년 안에 국내 백화점 업계 평균을 상회하는 0.4배 이상, 장기적으로 0.8 배까지 끌어 올릴 계획이다. 현대백화점은 올해부터 기존 결산 배당과 별도로 100억원 이상의 반기 배당을 하고 연간 배당지급 총액도 단계적으로 늘려 오는 2027년 500억원까지 확대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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