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평가 시그널: PBR 0.3]OCI그룹, 저평가 극복전략은 '본업경쟁력' 회복2022년 M&A 부광약품·신설법인까지 주가하락… 주력계열사 수익성 반등 시동
최은수 기자공개 2025-05-20 08:20:04
[편집자주]
주가는 단기적으론 인기 투표지만 길게 보면 계량기라는 말이 있다. 왜 헐값에도 투자자가 발길을 돌릴까. 시간이 지나면 진짜 무게가 드러난다. 그 괴리를 찾는 과정에 사용되는 지표가 주가순자산비율(PBR)이다. 최근 유력 대선후보는 PBR이 0.3배도 안되면 시장에서 정리해야 한다며 강하게 압박하기도 했다. 가시방석에 앉은 종목들을 더벨 SR본부가 저울에 올렸다. 저평가인지, 벗어날 수 없는 밸류트랩인지, 시장평가와 본질가치 사이에 존재하는 간극을 재고 구조적 원인을 파헤쳐 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5월 15일 16시00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로 지주사 출범 2주년을 맞은 OCI그룹은 수 년 전부터 계열사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2022년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인수한 부광약품을 비롯해 인적분할로 새롭게 출범시킨 사업회사 OCI도 이 행렬에 동참했다. 7개의 상장사 중 3곳의 PBR은 0.3배를 밑도는 저평가 추세를 보인다.오너 3세인 이우현 회장 스스로 그룹 색채를 보수적이라 정의하는만큼 그룹 차원에서 조만간 주가 내림세를 깨기 위한 묘안을 시장에 내놓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당분간 이 회장이 주도했던 바이오 신사업 진출이나 태양광 등 새 키워드를 내놓기보다 현재 주력하는 사업에서 성과를 창출하는 것으로 타개책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OCI그룹, 7개 상장계열사 중 3개 BPR<0.3
더벨 SR(서치앤리서치)본부가 코스피 상장사 808곳과 코스닥 상장사 1675곳 등 합계 2483곳 상장사를 전수조사한 결과, 지난해 말 연결 기준 PBR이 0.3배 미만인 곳은 총 225곳으로 집계됐다. 시장에서 상당한 저평가를 받는 기업군엔 OCI그룹 상장 계열사 7곳 중 3곳(OCI홀딩스·유니드비티플러스·SGC E&C)이 속했다.

세부적으로 지주사 출범 3년차를 맞은 OCI홀딩스는 0.28배, 2022년 유니드에서 인적분할해 MDF·마루 등을 생산 및 판매하는 목재사업 전문회사로 자리잡은 유니드비티플러스는 0.19배, 건설업을 영위하는 SGC E&C는 0.15배를 가리켰다.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국내 증시 부진의 원인으로 저평가 기업들을 꼽으며 "PBR이 0.3배 미만인 회사는 적대적 인수합병(M&A) 등으로 청산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국내 실정상 당장 대규모 M&A가 일어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저평가 기업에게 선택압을 주기에 충분한 워딩으로 해석된다.
나머지 4개 사(OCI·유니드·SGC에너지·부광약품)의 경우 2024년 말 기준 이 대선 후보가 제시한 마지노선인 0.3배를 상회한다. 각각 2023년 5월 지주사 체제를 완성하는 과정에서 인적분할을 거쳐 출범한 화학 중심 사업회사 OCI는 0.43배, 역시 같은 화학업으로 묶이는 유니드는 0.47배, SGC에너지는 0.47배, 부광약품은 1.29배 순이었다.
국내 자본시장에서 저평가를 받는 게 일상이 된 지주사를 제외하면 2024년 기준 OCI그룹 상장사들의 PBR은 대체로 낮기는 하나 심각한 수준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PBR 추이를 시계열로 살펴보면 그룹이 수 년 간 상당한 주가 침체를 겪고 있으며 반등을 위한 타개책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란 걸 확인할 수 있다.
일례로 2020년 초 PBR 1배를 웃돌던 SGC에너지, 2021년 PBR이 1배에 근접했던 유니드는 2022년을 기점으로 상승흐름이 꺾였고 예년 추이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역시 그룹 합류 전 한때 PBR이 7배를 가리키던 부광약품도 2024년엔 1배까지 낮아졌다. 제약바이오업이 국내 자본시장에서 상대적으로 고평가를 받고 PBR이 높은 추세도 거스른다.

◇5년 간 찾아온 그룹 대세하락기…묘책 대신 본업 경쟁력 강화로 승부수
상황을 종합하면 OCI그룹은 2020년 이후 자본시장에서 상당한 저평가를 받고 있다. 2023년 OCI그룹이 이 회장을 중심으로 한미약품그룹과의 이종산업 결합을 통한 통합그룹 출범을 노렸던 것도 부정적인 주가 흐름을 일소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전례없는 오너가 공동 경영을 선언하고 양사 통합을 노리던이 회장의 승부수는 결과적으로 한미약품그룹 주주 측과 전방위적인 공감대를 만들지 못했다. 약 석 달만에 이 회장의 도전은 무위로 돌아갔다.
더불어 이 회장은 통합그룹 출범이 무산된 후 "안 그래도 보수적인 기업에서 예상치 못한 혼란을 겪어 당분간 더 보수적으로 변할 것 같다"는 소회를 직접 밝히기도 했다. 이를 종합하면 내부에서 이 그룹에 찾아온 대세하락기를 뒤집을 무언가를 단기일에 만들어 갑자기 시장에 꺼낼 가능성은 낮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OCI그룹은 현재로선 기존에 주력하던 사업인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사업이 해외에서 자리잡는 것에서 반등의 기미를 찾아낼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그룹 상장사에서 밸류 최저점을 기록 중인 SGC E&C도 해외 플랜트 중심으로 수익성을 끌어올리고 있는 점도 장기화하는 저평가구간을 벗어나기 위한 단초가 될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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