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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건설, 커져가는 '송도' 리스크 돌파구 삼은 해외사업 '고전'..포스코 지원의지는 강해

이승우 기자공개 2011-11-22 14:55:14

이 기사는 2011년 11월 22일 14시5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플랜트 비중이 50%에 육박하고 건축과 토목이 균형을 이뤄 잘 짜여진 사업포트폴리오, 풍부한 계열 물량을 바탕으로 한 안정적인 수주환경, 거기에 국내 기업 중 최고의 신용을 자랑하는 모기업의 지원가능성까지. 포스코건설은 국내 어느 건설사도 부럽지 않은 채무상환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재무정책도 건설업계에서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보수적이다. 타 건설사 대비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낮고 주택사업과 관련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는 1조3786억원(5월말 기준)으로 자기자본의 0.5배 정도여서 부담스러운 수준이라고 보기 어렵다.

그런 포스코건설에도 아킬레스 건이 있다. 본사까지 옮기며 주택사업의 사활을 건 '송도 올인(all-in)' 정책과 수익성이 안좋은 해외사업이다. 송도 리스크의 경우 S&P와 무디스 등 국제신용평가사들이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한 대표적인 명분으로 작용했다. 국내 업체 중 최고라는 철강 플랜트의 경쟁력에도 불구하고 해외사업에서는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 잘 짜여진 포트폴리오 Vs 송도 익스포져 과다

NICE신용평가에 따르면 올 3월말 현재 포스코건설의 매출액 중 계열사 물량 비중은 29.7%다. 20%대에 머물던 계열 물량 비중이 금융위기 이후인 2009년 45.1%, 2010년 49.2%로 급상승했지만 올 들어 줄었다. 하지만 여전히 계열 비중은 높은 수준으로 위기시 계열사들의 지원 의지가 확실하다는 뜻으로 해석 가능하다.

포스코건설 매출비중
포스코건설 매출비중, 출처: NICE신용평가, 단위, %

계열사 의존도를 조금씩 줄이고 있는 대신 해외 비중을 크게 늘리고 있다. 지난 3년간 10%대에 머물던 해외 매출 비중은 올해 들어 27.3%로 급상승했다. 철강 플랜트에서의 강점으로 해외 사업에 적극 뛰어든 결과다. 민간 비중은 31.6%. 전체적으로 보면 탄탄한 계열 물량을 기반으로 민간과 공공, 해외 등 공종 다변화를 잘 이뤘다는 평가다.

한국기업평가는 "계열공사 기반의 안정적인 매출구조 하에 민간부문 확대로 외형성장을 하고 있다"며 "사업영역 다각화로 영업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력이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부실 가능성이 가장 높은 국내 민간 주택사업만을 따져보면 송도(청라 포함)라는 한 지역에 너무 과도하게 집중돼 있는 문제가 있다. 해당 지역의 상황이 좋지 않아 리스크가 크다는 게 대부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현재 진행 사업장의 도급금액 기준 3조4000억원중 1조9000억원, 예정 사업장 2조9000억원중 1조5000억원이 송도와 그 인근인 청라 지역 사업이라고 NICE신용평가는 분석하고 있다.

2007년 이후 최근까지의 사업 성과는 좋다. 송도 그린애비뉴와 하버뷰 1·2차, 센트럴파크 1·2차 등 분양률이 거의 100%에 육박했다.

포스코 주요 예정사업
포스코건설 주요 예정사업, 출처: NICE신용평가

하지만 최근 송도 지역 부동산 경기가 고꾸라지면서 입주 거부와 소송 등으로 분양 여건이 상당히 악화된 게 사실이다. 앞으로가 문제인 것이다.

아직 분양과 착공을 하지 않고 대기하고 있는 송도 지역 사업장이 1조5000억원(도급액 기준) 규모로 전체 예정 사업장의 절반을 넘는다. 예정 사업장은 송도 D11블럭과 D16~18블럭, 송도 F21~23블럭, 청라 A1·A2 블럭 등이다.

한기평은 "국내 주택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송도 관련 예정 주택 사업 물량이 1조원 이상이어서 현금흐름에 영향력이 크다"며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최근 국제 신용등급을 내린 S&P도 송도 사업장을 직접 언급했다.

S&P는 "국내 주택사업은 송도국제업무단지의 신규 주택 수요 감소와 미분양 주택 처분 등으로 단기적으로 수익성이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 여전한 주택사업 PF 부담..채무인수 현실화

포스코건설이 밝힌 지난 5월말 현재 PF 잔액은 1조3786억원. 모두 시행사 채무인수 약정이 체결된 것으로 착공된 사업장 PF가 7606억원이고 미착공이 6180억원이다.

이중 송도 오피스 사업의 PF 잔액이 3566억원으로 가장 크다. 지하 5층~39층 2개동을 짓는 사업으로 완공이 된 이후 한 동은 포스코건설 본사로 사용 중이고 한 동은 미분양이 남아 있다. 이외에도 송도에는 브리지론 형태의 PF가 일으켜진 사업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미착공 사업장중 규모가 가장 큰 대한전선 안양부지 개발 사업은 인허가가 아직 나지 않았다. PF 잔액이 3018억원으로 대한전선의 증자와 더불어 부지 매각을 통해 PF를 해소할 계획이라고 회사측은 밝혔다.

전체 사업장중 미착공 PF 사업장이 절반 수준인 상황에서 향후 1년내 착공과 분양을 예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 기간이 길어질수록 금융비용은 증가한다. 최악의 경우 시행사 채무를 대신 떠안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시행사 채무 인수 사례는 이미 현실화됐다. 광주 오포 사업장의 경우 시행사 정우건설의 채무 3460억원을 인수, 자체 사업으로 변경했다. S&P 이전 무디스가 국제 신용등급을 내린 표면적인 이유였다.

도급금액 6876억원에 달하는 부산 서면 센트럴스타 주상복합 사업장의 경우도 분양률이 서서히 오르고는 있으나 금융비용 증가 등 채무 인수 가능성이 잠재해 있는 사업장으로 분류된다. 익스포져가 큰 송도 사업장 역시 이같은 리스크를 잠재하고 있는 셈이다.

S&P는 "시행사의 차입 환경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되며 예상보다 더딘 송도국제업무단지 개발 진행으로 시행사 PF 차입금에 대한 채무인수가 현실화 될 가능성도 다소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송도를 포함, 이미 진행되고 있는 사업장에서의 재무적 부담이 녹록지 않다. 서면 주상복합의 경우 공사 미수금에 해당하는 매출채권이 3872억원에 달한다. 이 뿐 아니라 기존 송도 하버뷰 1차와 2차, 센트털파크 2차, 아시아트레이드타워공사에서 총 2450억원 규모의 매출채권(5월말 기준)이 남아 있다. 지난 2010년 12월 5000억원의 유상증자가 채무인수와 매출채권 증대로 인한 운전자본 부담 해소를 위해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포스코건설 매출채권
포스코건설 매출채권·금융비용 추이(단위:억원)

증자에도 불구하고 금융위기 이후 훼손된 재무지표가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 2007년 사실상 무차입이었지만 올해 총차입금이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돈을 아직 못받은 매출채권이 2조원을 넘어서고 시행사 채무를 인수하면서 현금 융통이 잘 안 됐기 때문이다. 매출채권 회전 기간은 2개월을 넘기고 있다.

그러나 금융권에서는 포스코건설의 차입금 규모나 PF 잔액이 비슷한 규모의 건설사 대비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모기업의 지원 의지 역시 확실해 추가 지원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포스코건설 차입현황

지난해(60%대)를 제외한 포스코건설의 유동성 차입금(단기차입금+유동성 장기부채) 비중이 전체 차입금의 절반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높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대신 만기가 상대적으로 긴 회사채 비중을 순차적으로 높이면서 차입금 만기를 분산시키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기업 공개(IPO)를 꾸준히 추진하고 있어 차입금 문제와 이로 인한 모기업의 부담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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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관계자는 "보유 유가증권과 모기업의 지원, IPO 가능성 등으로 포스코건설의 재무 융통성은 다른 건설사 대비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 급팽창 해외 매출..수익성은 글쎄

계열사 물량을 줄이고 리스크가 잠재한 주택사업의 돌파구로 삼은 것이 해외. 철강 플랜트를 강점으로 모기업 포스코를 등에 업고 해외 비중을 극도로 높이고 있다. 하지만 경험 부족과 과도한 경쟁으로 인해 수익성이 기대에 못미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원가율이 100%를 넘어섰다.

포스코건설 매출 원가율
포스코건설 매출원가율(단위:%)

해외 사업 매출원가율은 2006년과 2007년 그리고 2010년 100%를 넘어섰다. 2008년과 2009년에도 각각 93.6%와 95.8%로 높은 수준이다.

S&P는 "해외시장 확대 노력으로 인해 동 부문의 수익성도 향후 몇 년간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신용평가사 관계자도 "포스코건설이 해외 부문에서의 경험 부족으로 수익성이 상당히 좋지 않다"며 "한 프로젝트당 실행원가율 역시 100%에 근접한 사업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부분 건설사들이 국내 부진한 주택 사업의 부족한 현금 흐름을 해외 사업에서 충당하는데 포스코건설은 그렇지 못한 경우"라며 "그동안 괜찮았던 주택사업, 특히 송도 사업이 망가질 경우 유동성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모기업 포스코의 건설 지원의지가 강해 최악의 상황은 없을 것이라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언제든 증자 등과 같은 유동성 지원이 있을 수 있다는 것.

금융권 관계자는 "포스코가 지분을 90% 이상 보유하고 있는데다 그룹내 유일한 종합건설회사여서 입지가 상당히 강하다"며 "향후에도 직간접적인 지원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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