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단위 PF 개발사업 돋보기]이지스운용, 힐튼호텔 개발 4.5조 조달 해법은본PF 1·2차 나눠 조달 추진...신한금융지주 계열 빠져
박새롬 기자공개 2025-04-07 07:38:20
[편집자주]
올해 서울에서 굵직한 개발사업들이 본PF 전환을 앞두고 있다. 사업이 본 궤도에 오르기 위해선 조 단위 자금 조달과 인허가, 여러 사업참여자들 간의 협상 등 난관을 넘어서야 한다. 더벨은 서울의 지형도를 바꿀 주요 프로젝트들이 각종 과제를 해결하고 무사히 첫 삽을 뜰 수 있을지 가늠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04일 07시1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지스자산운용의 남산 밀레니엄 힐튼호텔 부지 개발사업이 4조5000억원 규모의 본 프로젝트파이낸싱(PF) 조달 작업에 돌입했다. 최근 관리처분인가를 받으면서 인허가 절차가 대부분 완료돼 본격적으로 자금 모집에 나섰다.이제 착공 전 대규모 PF 자금을 조달하는 일만 남았다. 신한투자증권이 최근 본PF 주관사에서 빠지면서 신한금융지주 계열사들도 이번 딜에 참여하지 않을 전망이다. 신한 컨소시엄이 빠진 채 대규모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지스자산운용은 본PF를 1, 2차로 나눠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이지스·현대, 본PF 주관사 태핑 나서…신한 빠진 자리 NH증권이 채우나
이지스자산운용과 현대건설은 최근 서울 힐튼호텔 부지 개발사업을 위한 본PF 구조를 짜고 주관사 태핑에 나섰다. 1차 PF로 총 2조2000억원을 조달하기로 하고 트랜치별 주관사를 정하려는 것이다. 총 4조원이 넘는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만큼 시차를 두고 조달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사업을 진행하는 시행자사는 와이디427PFV다. 이지스자산운용이 61.95% 지분율로 최대주주다. 현대건설은 보통주 30.0%을 보유해 두번째로 지분율이 높다. 이밖에 주주 구성은 △신한은행 △신한투자증권 △신한캐피탈 등이다.
시행사가 1차 PF로 조달한 자금은 사업부지 철거와 착공 컨디션 확보를 위한 작업을 하는 데 투입된다. 1차 PF 만기 도래 시점에 맞춰 2차 PF를 조달하고 본 공사에 들어가는 구조다. 현재 1차 PF 대출약정은 오는 5월 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출 만기는 약정일로부터 25개월 뒤인 2027년 6월이 될 전망이다.
당초 올해 상반기 착공해 2029년 10월 준공을 목표로 했다. 이번 본PF 1차 모집을 시작하면서 준공 시점이 2032년으로 밀렸다. 1차와 2차 본PF 조달 시점이 2년 이상 벌어지게 된 영향이다. 기존 호텔 건물 등을 철거하는 작업에 상당한 기간이 소요되는 데다 조 단위 자금 추가 조달에 충분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사업기간을 늘린 것으로 분석된다.
와이디427PFV는 1차 본PF 조달 구조를 트랜치A~C로 나눠서 모집할 예정이다. 트랜치별로 주관사와 참여사 태핑을 진행하고, 대주들로부터 투자확약서(LOC)를 받아 사업시행자에 제출하면 시행자가 주관사를 확정하게 된다.
현재 이지스자산운용은 대주 모집을 위해 각 트랜치별 금융 주관사와 접촉하고 있다. 트랜치A는 NH투자증권이, 트랜치B는 한국투자증권이 주관하는 구도를 확정하기 위해 협의를 진행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트랜치A로는 1조300억원 △트랜치B는 7000억원 △트랜치C는 2000억원을 조달해야 한다.
NH증권의 선순위 대주단 주관사 참여가 이번 1차 PF 조달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투자증권은 중후순위 참여를 검토 중이지만 아직 확정된 바는 없다. 시행사 측은 NH증권이 선순위 주관사를 맡고 한국투자증권이 중순위 주관 및 후순위 전액 참여를 희망하고 있는 상황이다.
원래 이 사업 본PF 모집에는 신한투자증권이 금융 주관을 맡을 예정이었다. 신한투자증권 주도로 신한은행과 신한캐피탈 등이 본PF 모집에 동원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신한금융지주 계열사의 모집이 어려워지면서 신한투자증권은 사실상 확정됐던 본PF 주관사 지위도 내려놓게 됐다.
조달해야 하는 금액이 큰 만큼 한 금융사의 단독 주관이 아닌 2개 주관사가 필요할 전망이다. 이 가운데 신한투자증권이 빠지면서 신한금융 계열사가 주관을 맡을 가능성도 사실상 사라졌다. 아직까지 사전 태핑 단계에서 참여를 확실시한 대주도 없는 상황으로 관측된다.

◇연내 본PF 전환·착공 앞둔 사업장 다수…현대건설, 신용보강 규모 확대
시공사인 현대건설 입장에서도 신속한 본PF 전환이 시급하다. 앞서 현대건설은 지난 1월 힐튼호텔 브릿지론 만기연장을 위해 이자 지급보증을 제공했다. 당초 이지스자산운용은 금액을 늘려 만기연장을 추진하려고 했으나 대주단이 동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신 현대건설에 브릿지론 이자 지급을 보증해달라는 조건으로 만기 연장에 합의했다. 이 사업 브릿지론의 가중평균 금리는 7%를 웃돌아 와이디427PFV는 매달 100억원 가까운 이자를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현대건설은 원활한 대주 모집을 위해 본PF에서도 신용보강 범위를 확대했다. 이번 1차 본PF 대주가 확정되면 후순위 채권(2000억원)에 대해 연대보증을 제공하기로 했다. 또 중순위(트랜치B) 채권 7000억원에 대해서는 23개월 내 '책임 착공 미이행시 채무인수' 약정을 맺기로 했다. 대주 사전동의를 조건으로 본PF 대출이 실행되면 현대건설이 반드시 착공계를 제출하고 공사를 시작하겠다는 의미다. 앞서 브릿지론에서도 후순위 채권에 대해 연대보증을 제공한 바 있다.
현대건설은 올해에만 서울역 힐튼호텔과 이마트 가양점 부지, 크라운호텔 부지, 강남 르메르디앙 호텔 부지 개발사업 등 대규모 자금조달이 필요한 여러 개발사업의 착공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에 후순위 연대보증과 중순위 채무인수 부담을 지게 되면서 앞으로 남은 개발사업에서도 비슷한 구도로 참여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대건설은 현재 진행 중인 개발사업들을 적기에 본PF 전환함으로써 재무건전성을 개선하려는 계획이다. 연내 해당 사업들이 모두 착공에 들어가면 내년 이후부터 높은 이익 달성도 가능할 전망이다. 다만 연내 예정돼있는 개발사업 본PF 전환이 지연될수록 재무구조 우려가 커질 수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현대건설의 개발사업에 대한 PF 우발채무는 6조5381억원이다.
앞서 와이디427PFV는 2022년 2월 24일 힐튼호텔 개발사업을 위한 브릿지론으로 1조4400억원을 일으켰다. 트랜치A~D 각각 8400억원·2500억원·1500억원·2000억원으로 참여했다. 올해 1월 대출약정 변경을 통해 대출채권 만기를 오는 8월 25일까지로 연장했다. 자금 조달 및 인허가 절차 지연을 고려했다.
힐튼호텔 사업부지는 서울시 중구 양동 도시정비형 재개발구역 제4-2·7지구에 해당한다. 지난해 12월 말 해당 구역에 대한 사업시행인가가 나고, 지난달 19일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았다. 사실상 본PF 모집만 완료되면 착공에 들어갈 수 있는 상태다.
힐튼호텔 부지는 서울시 중구 남대문로 5가 395번지 외 10개 필지 일원을 지하 10층~지상 39층, 연면적 33만8982㎡ 규모 업무시설, 호텔, 판매시설 등이 들어선다. 새로 들어설 건물 2개 동 중 한 건물은 지하 10층~지상 34·39층, 높이 141.8m, 연면적 33만8982.69㎡ 규모 업무시설이다. 다른 건물은 지하 4층~지상 8층, 높이 35.27m, 연면적 1만172.12㎡ 공공청사다. 추후 서울시에 귀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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