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석기업도 유상소각, 조양호 직계 체제로 한진해운 보유 2.22% 지분 66억원에 매입해 소각
문병선 기자공개 2011-12-27 16:26:56
이 기사는 2011년 12월 27일 16시2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관광과 함께 한진그룹 지배구도 정점에서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정석기업도 유상소각을 단행했다. 이번 소각으로 지주회사격인 정석기업의 지분구도는 조양호 현 한진그룹 회장 가계로 단일화됐다는 분석이다.27일 한진그룹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부동산 입대 사업자인 정석기업은 지난 20일 기준 한진해운이 보유한 주식 4만4180주(2.22%)를 주당 14만9132원, 총 66억여원에 매입해 소각했다고 밝혔다.
소각의 이유는 한진관광의 유상소각 이유와 동일하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한진해운이 올해 말까지 공정거래법 위반 상태를 해소해야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진해운홀딩스는 2010년 지주회사로 전환했고 올해말까지 "지주회사(한진해운홀딩스)의 자회사(한진해운)는 손자회사를 제외하고 다른 계열사 주식을 소유해서는 안된다"는 공정거래법 조항에 따라 정석기업과 한진관광의 지분을 매각해야 했다.
이런 표면적인 소각 이유에도 불구하고 정석기업은 한진관광과 함께 한진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는 최상위 지배회사라는 점에서 이번 소각의 의미에 눈길이 간다.
먼저 조양호 회장 가계로의 정석기업 지분구도가 단일화됐다는 분석이다. 2005년까지만해도 고(故) 조중훈 전 한진그룹 회장의 차남인 조남호 현 한진중공업 회장 등이 정석기업의 지분을 함께 소유하고 있었다. 고 조중훈 회장의 동생인 조중건 대한항공 고문과 김성배 전 한진관광 고문 등 한진그룹 1세대 경영진도 지분을 나눠갖고 있었다. 한진해운도 마찬가지로 최은영 회장 등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렇게 형제간 분할 형태를 보였던 정석기업 지분 구도는 이후 형제간 법적 분쟁이라는 우여곡절을 거쳤고 이번에 소각 과정을 거치면서 온전히 조양호 회장 직계가족 중심으로 정리됐다. 한진해운의 경우 정석기업에 영향력을 행사할만한 지분율을 갖고 있던 것은 아니었으나 형제간 그리고 계열간 지분 관계를 털었다는 의미를 부여해 볼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석기업과 한진관광의 변화는 곧 한진그룹 지배구조의 변화"라며 "조양호 회장 등의 정석기업 지분율이 이번 유상소각으로 더 높아진 점이 변화라면 변화라고 볼 수 있다"고 했다.
실제 한진해운의 지분율(2.22%)에 대한 유상소각은 다른 주요주주의 지분율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냈다. 조양호 회장의 지분율은 25.66%에서 27.21%로, 자녀인 조현아 대한항공 전무와 조원태 대한항공 전무의 지분율은 모두 1.20%에서 1.28%로 상승했다. 2.22%의 지분을 소각했으나 총자본이 줄면서 다른 주주들의 지분율은 3.48%만큼 늘어나는 효과를 거뒀다는 것이다.
업계 같은 관계자는 "한진해운이 갖고 있던 지분을 매입해 보유하지 않고 소각을 함으로써 다른 주주에게는 배당의 효과를 줄 수 있었다"며 "한진그룹 승계구도에서 정석기업과 한진관광이 어떤 역할을 할 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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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번 정석기업 유상소각은 주당 14만9132원에 단행됐다. 이 가격은 한진해운이 장부상 평가하고 있던 금액(주당 16만1833원)보다 7.85% 할인한 수준이다. 대한항공과 한진관광은 정석기업 주식을 각각 주당 15만4167원, 15만5503원으로 평가해 왔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회계법인의 평가와 실사를 거쳐 평가한 금액"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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