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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갈된 외국계IB, 난감한 교보생명 버지브라켓 위주로 '입도선매'...유럽계 및 국내 증권사 일부 남아

민경문 기자공개 2012-04-03 15:04:25

이 기사는 2012년 04월 03일 15: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ING생명의 아시아·태평양 법인 인수전에 국내외 우량 보험사들이 대거 몰리면서 이들의 자문사 확보 경쟁이 여느 때보다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미국계 대형 투자은행(IB)들은 ‘입도선매'식으로 선점이 끝난 상황. 남은 IB로는 유럽계 및 국내 일부 증권사 정도다. 아직까지 자문사를 확보하지 못한 원매자 입장에선 난감할 수밖에 없다.

자문사 선점 경쟁에 불을 지핀 건 외국계 보험사들이다. 미국계 대형 보험그룹인 푸르덴셜은 Bofa메릴린치와 일본계 다이와증권을 매수 자문사로 뽑았다. AIA는 모간스탠리 및 도이치뱅크와 짝을 이뤘다. 메트라이프(Metlife)는 크레디트스위스(CS)를, 캐나다의 매뉴라이프(Manulife)는 씨티그룹을 각각 자문사로 내정했다.

자문사 확보를 서두른 건 국내 인수 후보들도 마찬가지였다. KB금융지주는 영국계 IB인 HSBC와 바클레이즈 두 곳을 자문사로 데려왔다. 동양생명 입찰에 참여하며 도이치뱅크를 자문사로 채용했던 대한생명은 UBS와 함께 ING생명 인수를 별도로 준비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삼성증권과 로스차일드를 공동 자문사로 내정한 것으로 알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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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IB관계자는 "ING생명 인수전이 전형적인 셀러스마켓(seller's market: 매도자 우위 시장)인 만큼 처음부터 인수 후보들이 자문사 확보에 열을 올렸던 것 같다"며 "IB로서는 몸값을 올릴 수 있는 기회"라고 했다.

아직 티저레터(투자 안내문)조차 발송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이왕이면 명망 있는 IB를 사전에 확보하려는 전략인 것으로 보인다.

국내 인수 후보 가운데 아직 자문사를 선정하지 않은 곳은 교보생명 정도다. 지금 상황으로는 선정을 '못 하고 있다'는 쪽에 가깝다는 평가다. 막상 뽑을 만한 티어원(Tier-1)급 IB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예상 인수 가격이 60억 달러에 이르는 만큼 자문사 없이 진행하기도 쉽지 않다.

골드만삭스와 JP모간이 매각 자문 역할을 맡고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버지 브라켓(Bulge bracket, 일류 투자은행)으로 불리는 대형사 모두가 이번 딜에 발을 담고 있다. 이해 상충 이슈를 고려할 때 중복 자문도 불가능하다.

이 밖에 일본계 노무라증권과 유럽계인 스탠다드차타드증권, 라자드 정도가 남아있지만 미국계에 비하면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맥쿼리의 경우 최근 아시아 지역에서 IB인력 구조조정까지 있었다.

국내 IB가운데는 우리투자증권, 대우증권 정도가 거론되고 있지만 선정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매각 주관사를 필두로 경쟁 후보들이 전부 외국계 자문사를 포섭한 만큼 국내 증권사만으로 승부를 걸기가 쉽지 않다. 크로스보더(국경간 거래) 역량이 떨어진다는 점도 매력도를 낮춘다.

업계에서는 교보생명이 자문사를 선정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한국 법인만 분할 매각이 이뤄진다 해도 4조원의 인수가는 부담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것. 단순히 실사 목적에서 입찰에 참여하거나 혹은 경쟁률을 높여 다른 인수후보들의 가격 부담을 높이기 위한 차원일 수도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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