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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프라 펀드 과세 리스크 '현실화' 국세청, 후순위채 고금리 일부 비용으로 인정 않고 과세

박홍경 기자공개 2012-04-03 15:26:04

이 기사는 2012년 04월 03일 15: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세청이 주요 민자 사업의 고금리 후순위채에 과세의 칼을 빼들었다. 민자 사업자들이 주주에 지급하는 후순위 대출의 이자가 과도하다는 판단 아래 이자의 일부를 비용으로 인정하지 않고 법인세를 부과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자비용을 인정받지 못할 경우 민자 사업에 투자하는 인프라 펀드의 수익률 악화가 예상된다. 특히 국내에서 선도적으로 인프라에 투자해온 맥쿼리한국인프라(MKIF) 등이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011회계연도 중 국세청은 우면산인프라웨이, 수정산투자, 천안논산고속도로, 광주순환도로 등에 대해 일제히 세무조사를 실시했다. 전년에 인천국제공항 고속도로를 운영하는 신공항하이웨이에 100억원 대의 추납액을 부과한 데 이어 다른 자산에도 동일한 근거로 세금을 부과한 것이다. 이에 따라 각 사업자의 유효세율은 40~50%대로 껑충 뛰었다.

우면산 터널을 운영하는 우면산인프라웨이는 2010회계연도의 법인세 비용이 2억1116억원에 불과했으나 2011년에는 24억원으로 증가했다. 법인세 비용이 일시적으로 증가한 데는 법인세 추납액 17억3200만원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우면산인프라웨이는 "2009회계연도부터 2010회계연도까지의 법인세 신고, 납부와 관련해 서초 세무서로부터 세무조사를 받았다"면서 "세무조사 결과에 대해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마찬가지로 천안논산고속도로는 2010년에 법인세가 발생하지 않았으나 2011년에는 160억4400만원의 법인세 비용이 발생했다. 법인세 비용을 차감하기 전 순이익이 2010년 78억6900만원에서 2011년에는 286억7150만원으로 증가한 점도 있지만 신공항하이웨이의 사례와 같이 법인세 추납액이15억원 포함된 영향도 있었다.

천안논산고속도로 측은 대전 지방국세청이 2009회계연도부터 2010회계연도까지의 법인세 신고와 관련해 세무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대해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제기했다. 광주 제2순환도로 1구간을 운영하는 광주순환도로투자도 광주 세무서의 세무조사 결과와 관련해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제기한 상황이다.

수정산 터널을 운영하는 수정산투자의 경우 2006회계연도부터 2010회계연도까지의 법인세 신고, 납부와 관련해 부산진 세무서의 정기 세무조사를 받았다. 회사 측은 세무조사로 부과된 법인세 추징액의 취소 및 환급을 위해 국세청이 과세전적부심사청구를 제출한 상태다. 국세청에서 부과한 22억5600만원은 미지급 법인세로 계상했다.

수정산
수정산투자 법인세 내역

이처럼 국세청이 일부 민자 사업에 세무조사를 실시한 배경에는 주요 주주에 대한 후순위채 금리가 지나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단적인 예가 신공항하이웨이다. 신공항하이웨이는 2004년 실시한 유상감자 금액을 조달하기 위해 교직원공제회 등 7개 금융기관과 2144억원의 후순위 대출약정을 맺었는데 이자가 연 13.9%다. 과세 당국은 해마다 발생하는 이자 비용에서 일부만 인정하고 나머지 차액은 비용이 아닌 순이익으로 셈해 세금을 부과했다. 2005년 이후의 누적 추납액이 109억6200만원에 달했다.

지난해 세무조사를 실시한 자산들은 신공항하이웨이보다도 더 높은 후순위 금리를 지급하고 있다. 광주순환도로와 수정산투자, 우면산인프라웨이에서 각각 20%, 천안논산고속도로에서 16%의 후순위 이자가 매년 발생하고 있다.

인프라 펀드 관계자는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는 민자 사업을 할 때 주식과 선순위 외에도 담보가 없는 후순위 차입을 일으키는 것이 일반적"이라면서 "주주가 아니라면 후순위 차입이 어려운데 세법상 특수관계인으로부터의 주주 대출로 해석해 과세 이슈가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사업자와 과세 당국이 후순위채의 이자비용 인정의 범위를 놓고 협의할 여지는 있으며, 이자가 전액 비용으로 인정받을 경우 납부한 추납액은 환급받을 수 있다. 하지만 국세청이 전액 비용으로 인정하지 않을 경우 인프라 펀드에 투자한 투자자들의 수익은 일정부분 줄어들 전망이라 업계에서는 과세 당국의 최종 판단을 주시하고 있다.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의 경우 광주순환도로, 수정산터널의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고 천안논산고속도로는 60%, 신공항하이웨이는 24% 소유하고 있다.

KDB인프라자산운용의 인프라 펀드들이 투자한 신분당선, 경수고속도로와 KB자산운용의 발해인프라가 투자한 용마터널, 부산-김해경전철 등은 손실이 나고 있어 해당 법인세 문제에서 비껴나 있지만 향후 동일한 이슈에 처할 가능성이 있다.

맥쿼리자산운용 관계자는 "해당 지방 국세청마다 판단을 달리하고 있고 추납액이 발생한 경우라도 민자 사업자들이 조세심판원에 심판 청구를 제기한 상태라 최종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지켜봐야 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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