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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 텐센트, 카카오의 잠재력에 베팅? 메신저로 시작해 게임·포털로 사업영역 확장..자체 메신저 '웨이신' 위한 선투자 가능성

이상균 기자공개 2012-05-07 07:59:02

이 기사는 2012년 05월 07일 07: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카카오에 투자한 곳은 총 6개사다. 이중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를 제외하고는 모두가 카카오의 투자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것이 목표인 전문 투자사다. 반면 텐센트는 중국의 1위 게임사로 다른 업체와는 성격 자체가 다르다. 전략적투자자(SI)로 봐야 한다는 얘기다. 텐센트는 무슨 이유로 카카오에 720억원이라는 거액을 투자했을까.

◇텐센트, 한국산 서비스에 대한 신뢰도 높아

답은 텐센트의 태생에 숨겨져 있다. 국내에 게임사로 널리 알려진 것과는 달리 텐센트는 1998년 QQ메신저로 사업을 시작했다. 카카오와 사업모델이 흡사하다. NHN이 국내 선배라면 해외 선배는 텐센트인 셈이다. QQ메신저는 가입자 수가 7억명, 최대 동시접속자 수가 750만명이 넘는다. 페이스북을 능가하는 수치다. 중국 시장 점유율은 80%에 육박한다.

텐센트는 2003년 텐센트게임즈를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게임사업에 진출했다. 플랫폼 역할을 하는 QQ메신저의 회원이 유입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노출 전략을 폈다. 결과적으로 1년 반이 채 지나지 않아 동시 접속자 수 100만 명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운다.

하지만 2007년까지만 해도 텐센트의 중국 온라인 게임 시장 점유율은 고작 6%에 머물렀다. 샨다게임즈와 넷이즈라는 기라성 같은 회사들에 비해 순위도 한참 처져 있었다.

이때 텐센트가 꺼내든 카드는 한국 게임의 중국 퍼블리싱 전략이었다. 네오플이 개발한 던전앤파이터, 스마일게이트가 개발한 크로스파이어 등의 퍼블리싱을 맡았고 공전의 히트를 쳤다. 크로스파이어와 던전앤파이터는 올해 4월초 기준 중국 온라인 게임 시장에서 각각 1위와 2위를 달리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텐센트는 한국 콘텐츠에 대한 믿음과 신뢰가 상당히 높다"며 "이 때문에 중국 게임사로는 최초로 국내 벤처조합에 출자하고 한국 업체들과 공고한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텐센트는 캡스톤파트너스가 운용하는 벤처조합에 그동안 300억원을 출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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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방의 천재' 텐센트, 모바일 메신저 '웨이신' 위한 선행투자?

텐센트는 한국 게임의 덕을 톡톡히 보면서 2009년 샨다게임즈를 추월해 1위를 차지했다. 현재 중국 온라인 게임 10위권 내에 6개를 퍼블리싱 할 정도로 기세가 등등하다. 시장 점유율이 30%를 넘는다. 지난해 텐센트의 전체 매출액은 5조800억원, 영업이익은 2조1800억원에 달했다. 게임 사업 매출은 급격히 늘어 비중이 50%를 넘고 있다. 사업 영역은 포털, 메일, 전자상거래, 검색 등 거의 모든 인터넷 분야를 망라하고 있다.

믿고 쓰는 한국산 서비스에 대한 믿음이 강한 텐센트는 카카오 역시 같은 관점에서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메신저의 파급력을 잘 알기 때문에 카카오의 잠재력에도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해석된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텐센트가 2011년 1월 카카오톡과 매우 흡사한 모바일 메신저 ‘웨이신'을 내놓았다는 점이다. 이미 사용자가 5000만명을 돌파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텐센트가 카카오톡의 서비스를 모방해 웨이신에 탑재하려 하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텐센트는 중국에서 모방에 도가 텄다는 평가를 받는다. 선발 주자들의 비즈니스 모델을 확실히 파악한 뒤 추가 기능을 집어넣어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곤 했다. 이후 경쟁력이 충분히 갖춰진 시점을 기다렸다가 대대적인 공세를 펼친다. 기존에 우위를 점하고 있는 인터넷, 게임, 메신저 사업 등과 절묘하게 결합시키는 작업도 병행한다. 텐센트의 QQ현무와 QQ스피드 등의 게임은 국내 게임과 상당히 비슷하다. 약간의 추가 기능만 덧붙인 형태다.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텐센트는 결국 카카오의 주요 기능을 웨이신에 심는 작업을 할 것"이라며 "국내 투자자들이 카카오의 수익성에 의구심을 품고 있을 때 텐센트는 과감할 결정을 내려 기회를 잡은 셈"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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