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에도 잔액인수 확산되나 [수요예측편]<17>동양證, 무림·한국캐피탈채 잔액인수…미매각만 인수해 총액인수 의미 퇴색
황철 기자공개 2012-05-29 12:07:33
[편집자주]
2012년, 회사채 발행시장에 큰 변화가 예고됐다. 사실상 무늬에 그쳤던 대표주관사의 수요예측과 기업실사가 의무화된다. 이로 인해 관행으로 굳어졌던 수수료녹이기나 바터(barter) 등도 사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새로 도입되는 발행절차의 내용은 무엇이고 그로 인해 어떤 변화가 생길 것인지 머니투데이 더벨이 기획시리즈를 마련했다.
이 기사는 2012년 05월 29일 12: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회사채 발행시장에 그동안 사례가 없다시피한 잔액인수 방식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수요예측이 본격 도입되고 투자자의 투자책임이 강화되면서 발행을 주관한 증권사의 인수책임이 더 이상 총액인수보다는 잔액인수에 가까워졌기 때문이다.그동안 기업공개나 유상증자 등 주식발행시장에서는 잔액인수 방식이 일반화됐지만 회사채 발행은 대부분 총액인수이거나 일부 신용이 낮은 회사채와 주식관련사채의 경우 모집주선 방식이 있었을 뿐이다. 그러나 수요예측이 의무화되고 나서는 대표주관사와 인수단이 인수해야 하는 책임이 사실상 미매각 물량으로 제한된다.
◇ 수요예측 도입, 미매각 물량만 인수 부담 "잔액인수 타당"
2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무림캐피탈과 한국캐피탈은 수요예측 의무화 후 처음으로 잔액인수 방식으로 회사채를 발행하기로 했다. 잔액인수는 주관사와 인수단에 발행을 위탁하지만 모집총액 미달 때만 중개인이 부담을 떠안는 방식이다. IB가 공모채 전부를 자기 책임 하에 인수하고 발행위험과 사무를 모두 책임지는 총액인수와 차이가 난다.
두 발행 모두 동양증권이 대표주관사로 참여했다. 동양증권은 수요예측 도입 이후 영업구조가 바뀐 만큼 인수제도의 실질을 반영할 수 있는 방식을 적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발행제도 개선으로 전체 물량이 아니라 미매각분에 대해서만 위험부담을 지고 있어 총액인수보다는 잔액인수가 법리적으로 타당하다는 해석을 내린 것
동양증권 관계자는 "과거에는 불성실수요예측 지정처럼 투자자를 강제할 방법이 없었다"라며 "사전확약 이후 시장 변화에 따라 언제든 납입을 포기할 수도 있어 인수단이 위험을 떠안는 총액인수 방식이 어느정도 유효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수요예측 도입으로 배정·청약 이후 미매각 물량에 대해서만 인수 부담을 지고 있어 총액인수보다는 잔액인수라는 개념이 맞다는 판단을 내렸다"며 "법무팀을 중심으로 이에 대한 고민을 계속해 왔다"고 밝혔다.
용어의 변화는 있었지만 실질적 영업의 변화는 없는 만큼 수수료 체계 등이 크게 바뀌지는 않을 전망이다. 일반적으로 인수수수료는 위험에 대응해 지급하기 때문에 잔액인수보다 총액인수에 더 많은 비용을 준다.
하지만 한국캐피탈은 지난 5월11일 첫 수요예측 때와 마찬가지로 1년6개월물, 2년물 회사채에 각각 15bp, 20bp의 인수수수료를 지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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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림캐피탈(동양·KB투자증권 공동대표)의 경우 1.5년물 20bp, 2년물 30bp의 인수수수료를 낸다. 지난 2월7일 발행 때 1년물 20bp,1.5년물 30bp를 줬던 것과 비교하면 만기 대비 다소 싸졌다. 하지만 직전 발행 때와 달리 5000만원의 대표주관수수료를 별도로 챙겨줘 전체 비용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인수 방식 변경으로 수수료 등에 의미 있는 변화가 나타날 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총액인수, 잔액인수 기준 명확해야
동양증권의 인수 방식 변경이 업계 전체로 확산될 가능성도 커졌다. 일단 동양증권은 내부적으로 타당성을 검토해 해석을 내린 만큼 인수단의 동의가 있다면 앞으로 대표주관하는 딜에 대해 잔액인수를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주식자본시장(ECM)에서는 금융감독당국이 나서 총액인수와 잔액인수의 개념을 세우고 명확히 기재하게 하는 등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 자본시장법 도입 이후 IPO 시장에서 잔액인수 방식 영업이 크게 늘어난 이유다.
시장 관계자는 "수요예측 의무화 이전에는 사전매출이 퍼져 있긴 했지만 표면적으로 청약과 납입 전까지 물량을 정확히 예측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라며 "북-빌딩이 어느정도 투명하게 진행되면서 미매각 리스크를 거의 정확히 예상할 수 있어 총액인수보다는 잔액인수의 개념이 더 부합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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