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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력받은' 오비맥주 vs '쫓기는' 하이트진로 오비-공격 앞으로, 하이트진로-'합병시너지+재무개선' 숙제

정준화 기자공개 2012-05-30 16:01:34

이 기사는 2012년 05월 30일 16: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상고온 현상으로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더위가 올 여름 맥주시장의 뜨거운 전쟁을 벌써부터 예고하고 있다.

이에 대비해 지난 해 15년 만에 맥주시장 점유율 1위를 탈환한 OB맥주가 생산라인을 증설하는 등 '점유율 확대'를 위한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반면 지난 해 하이트맥주와 진로를 합병한 하이트진로는 나빠진 재무구조 개선과 합병통합 작업에 여념이 없어 점유율 경쟁에서 뒤쳐지는 양상이다.

합병 시너지를 내는 데 시간이 걸리는데다 한 번 추월한 오비맥주가 격차를 점점 벌이고 있어 '만년 1위' 하이트진로의 아성이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맥주전쟁에 뛰어든 롯데주류도 대규모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어서 갈 길 바쁜 하이트진로의 발목을 잡을 잠재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탄력받은 OB맥주, '투자 또 투자'

OB맥주는 최근 250억원을 투자해 이천공장에 '카스' 캔맥주 전용 생산라인 1개를 증설했다. 이로 인해 오비맥주는 연간 캔맥주 1500만 상자를 추가로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지난 해 이천, 광주, 청원 등 3개 공장에서 생산한 캔맥주가 1억1000만 상자였음을 감안하면 총 생산량이 1억2500만 상자 수준으로 늘어난 셈이다.

OB맥주는 캔맥주 생산라인 확대와 함께 3개 공장의 낙후된 설비 업그레이드를 위해 350억원을 추가로 투자할 예정이다. OB맥주 측은 이번 설비 업그레이드를 통해 공장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OB맥주 관계자는 "2009년 KKR이 (오비맥주를) 인수한 이후 장기적인 성장을 고려해 매년 1000억원 가량의 투자를 단행했다"며 "주력제품의 매출 신장률이 높아 올해 역시 생산라인을 늘리고 노후화된 설비를 업그레이드하는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오비맥주는 주력제품인 '카스'의 매출 신장에 힘입어 지난 해 10월 하이트진로를 간발의 차이로 제치고 맥주시장 1위를 15년만에 재탈환했다. 이후 하이트진로와의 격차는 눈에 띄게 벌어지고 있다.

한국주류산업협회에 따르면 올 1~2월 오비맥주의 전체 제품 출고량은 1328만9500 상자로 전체시장의 53.47%를 차지했고, 하이트진로 출고량은 1156만2900 상자로 점유율 46.53%를 기록했다.

'쫓기는' 하이트진로, "합병 시너지 내랴..재무개선 하랴"

탄력받은 오비맥주와 달리 하이트진로는 지난 해 합병으로 인한 시너지 효과가 아직까지 나타나지는 않고 있다는 평가다.

하이트맥주와 진로의 합병을 통해 양사가 가진 영업망을 효율적으로 관리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계획이었지만 점유율은 하락추세다. 20%를 웃돌던 영업이익률도 10%대 초반으로 떨어졌다. 하이트진로는 올해부터 부산과 서울 일부 지역에서 통합 영업을 실시하고 있으며 하반기께 본격적인 시너지가 가시화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합병으로 나빠진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병행해야 하는 부담도 가중된 상태다. 합병 전인 2010년 말 129%이던 부채비율은 지난 해 말 149%로 올랐다. 하이트맥주가 갖고 있던 부채를 하이트진로가 흡수합병하는 과정에서 떠안은 영향이다. 차입금의존도도 57%에서 65%로 커졌다.

여기에 하이트진로는 글로벌 맥주 영업 강화를 위해 최근 지주사인 하이트진로홀딩스로부터 맥주 상표권을 1800억원에 매입했다. 상표권을 직접 보유하게 돼 글로벌 브랜드 경쟁력 강화에는 긍정적이지만 매입 대금을 치르기 위해 보유중이던 현금을 소진했다.

지난 해 말 연결기준 하이트진로의 현금및현금성자산은 1417억원. 최근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해 1000억원은 회사채 상환에 사용했고, 1000억원이 남았음을 감안하면 상표권 매입 후 보유현금은 600억원 안팎일 것으로 추정된다.

당초 하이트진로는 서초동 본사 사옥을 미국 국적의 부동산 투자회사에 1700억원에 매각해 상표권 매입에 활용하려 했지만 조건이 맞지 않아 매각이 결렬됐다. 이에 따라 하이트진로는 엠플러스자산운용과 재매각을 추진중이다.

하이트진로는 또 재무개선을 위해 페르노리카코리아 보유 지분 30%도 매각을 진행중이다. 이 지분의 가치는 800억~900억원 수준에서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하이트진로는 서초동 사옥 외에도 1000억원 수준의 구 진로 건물 매각도 추진중이다. 하이트진로 측은 추진중인 자산 매각이 완료되면 부채비율이 140% 아래로 낮아질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합병 이후 재무구조 악화와 점유율 하락의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아야 하는 상황이라 합병 시너지가 나는데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한편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가 양분하던 맥주시장에 롯데그룹이 본격적으로 뛰어들며 3파전 양상이 전개될 전망이다. 롯데칠성음류 주류사업부문(롯데주류)은 충주시와 맥주공장 설립에 관한 투자협약을 맺고 오는 2015년부터 2017년까지 7000억원을 투자해 맥주제조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이르면 2017년 이 공장에서 연간 50만kL의 맥주가 생산될 전망이다.

하이트진로합병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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